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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한 낮에 듣는 요요마

| 조회수 : 1,148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5-07-19 16:37:10
어제 찬물소리님에게서 빌린 요요마,

낮에 크게 틀어놓고 마루에 누워서 돈키호테를 읽으면서 듣고 있으니

마치 비현실적인 공간에 있는 느낌이네요.

오늘은 원래 서울 나들이를 가는 날인데

동생 생일이라 점심 약속이 있어서  동생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들어왔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한 보람이는 이모들의 농담 (저랑은 달리 동생들은 농담이 심해?서

제가 잘 알아듣지 못할 지경이라 갑자기 사오정이 된 느낌이기도 했습니다.)에 즐거워 하면서

엄마랑 이모들은 참 다르다고 느끼는 모양이더군요.

집에 오니 더워서 씻고 한 삼십분 정도 잠을 잔 다음

e시대의 절대문학 시리즈에서 일번으로 출간된 돈키호테를 읽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살림출판사에서 인문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책인데요

그냥 책의 장정을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좋은 책으로 만들었더군요.

책을 만든 사람들의 손길이 느껴지는 귀한 책인데

마침 책을 쓴 저자도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스페인 문학으로 석,박사를 마친

젊은 학자입니다.

일부에서는 시대배경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하고

이부에서는 리라이팅을 시도해서 장마다 내용을 요약해놓았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대로 된 번역본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우리가 읽은 책은 주로  요약본에 불과해서 왜 이 책이 소설의 효시인가에 대한

이해를 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서요.

오래 전에 빌려본 돈키호테 영화도 다시 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의 책에 관한 이야기가 얼마전에 한겨레신문에 소개되어

everymonth에 올려 놓은 글이 있습니다.

왜 이 시대에 다시 돈키호테 읽기가 이야기되는가 궁금한 분들은 그 곳에

들어와서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오늘 음악을 들으면서 보게 된  그림은 유영국의 산입니다.










거의 추상의 단계로까지 간 유영국의 그림을 보면서

대상을 바라보는 화가의 시선은 어디까지 가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되네요.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의 세계란 결국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에게 공존할 수 있는 넓은 영역이 아닐까

그  안에서 우리는 가끔은 돈키호테처럼

거의 대부분은 산초 판사처럼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덮고 나면 마치 그 세계가 환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책속의 인물은 제 안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살아 남아서

자기 존재를 주장하는 것 같아요.

오늘 만난 그들이 저를 그 다음 어떤 길로 안내할 지 기대하면서

드디어 일어나서 나가야 할 시간입니다.

유영국님의 그림으로 눈을 적시고 즐겁게 ...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실비아
    '05.7.19 8:11 PM

    님.
    심히 부럽사옵니다.
    언제 그런 여유를 지니시는지
    하는 것 없이 매일 동동거리며
    책한권 펼쳐놓고 도무지 진도를 못나가는
    저를 보니
    음악에, 그림에
    그보다는 그 여유에 심히 부럽습니다.

    첼로, 요요마
    제 귀가 즐거워 했던 기억이나서
    평소의 부러웠던 마음을 피력합니다.

  • 2. 깽끼부다
    '05.7.19 11:52 PM

    요요마의 음악세계에 넘 빠져있는데...
    일본와서 가장 좋았던 점은 그의 콘서트에 갔었던 것...
    그때의 그 감동....
    햇살많은 낮...바람에 그 선율이 날려오는듯 하네요...
    아...행복하다

  • 3. intotheself
    '05.7.20 12:09 AM

    오늘 밤 집에 들어와서

    찬물소리님에게 빌린 두 장의 음반중에서 (한장은 불행하게도 안에 음반이 비어 있었네요)

    디브이디가 보너스로 있는 obrigado brazil live를 듣고 있습니다.

    디브이디를 볼 때는 다른 것에 신경쓸 틈이 없어서

    하던 일을 다 중단하고 세 번을 내리 보았습니다.

    사실 보너스라 보여주는 곡이 4곡밖에 되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요.

    그리고 나서 음반을 걸어 놓고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중인데

    박수소리가 비처럼 쏟아지는 시간

    아,라이브 음반이 이래서 더 현장감이 있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탱고 레슨의 화면에 혼자서 연주하며 웃는 요요마의 표정이 일품이네요.

    오랫만에 탱고레슨을 다시 볼까? 슬며시 그런 생각을 하는 밤입니다.

    리빙 하바나,그리고 비에나 ...클럽도 챙겨 주셔서

    이번주에는 음악이 있는 영화를 즐길 수 있겠네요.

  • 4. monica
    '05.7.26 12:03 AM

    무반주 첼로조곡 듣고 싶네요..
    결혼전에는 밥먹을때 무슨 음악이 어울릴까 고민하며 살았는데
    결혼 10년차인 지금은 먹고 사는문제로 고민이 심하네요..
    정말 옛날 생각이 나서..
    카잘스도 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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