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장을 정리하다가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란 책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그냥 넘어갔으려만 베니스라,그러면 다시 한 번 읽어볼까?
슬그머니 든 생각,왜냐하면 아직도 겨울에 로마만 갈 것인지,피렌체,베니스를 들러야 할 것인지
결정을 못 한 상태라서요.
읽다가 만약 지루하면 (다 읽은 내용이라서 ) 그냥 거기서 멈추지 하고 시작한 책읽기
어제 오늘 완전히 빠져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사학과 출신의 저자가 대학을 마치고 무역관계 일을 오래 한 모양입니다.
우연히 보게 된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 그림을 보고 도대체 그 시기에 어떻게 유럽에 한복 입은 남자가 있을 수 있나에
대한 의문에서 캐기 시작한 공부가 10년 이어지고 결국 베니스의 개성 상인이란 제목의 소설로 출간되었더군요.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인생을 보여주지만 그것으로 인해 16세기 말에서 17세기에 걸친 국제 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사책으로서의 기능도 충분히 하고 있군요.
르네상스 후기의 유럽정세를 이해하는데도 아주 도움이 되고요.
한자동맹과 베네치아로 양분되던 무역이 영국의 등장으로 파란을 겪게 되는 과정
거기에 스페인과 네덜란드,프랑스 ,시아파인 페르시아와 수니파인 오스만 투르크의 갈등
육로 실크로드와 해로 무역길의 분화
이런 여러가지 이야기들속에서 지금의 우리는 어떤 상황인가를 알 수 있는 실마리도 잡히는 그런 이야기라고 할까요?
베네치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역사를 떠나서도 마음이 당기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고요.
집에 와서 루벤스의 한복입은 남자를 찾아보는데 결국 못 찾고 말았습니다.
혹시 그 그림을 발견하게 되면 누구라도 올려 주실래요?
대신 아침에 보았던 조각가 오채현님의 다 못 본 조각을 보러 들어왔습니다.
1600년대의 유럽 그 중에서도 상업망을 넓히고 금융업의 융성을 보이고 있는 세계를 보고 있으려니
인조반정 이후의 조선에서는 그 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를 생각하게 되네요.
안토니오 꼬레아가 되기 전의 유 승업은 송상의 후예로 어렸을 때부터 장사를 하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습니다.
개성상인들은 자체적으로 부기법을 계발해서 사용한 상업감각이 아주 타고난 사람들이었고
장사에서 자신의 이익만이 아니라 거래 상대의 이익도 함께 도모한다는 정신이 뚜렷했다고 하더군요.
상인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던 나라에서 자란 주인공이 칠천량 전투에서 조선이 지는 바람에
일본에 끌려가게 되고 그 곳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명나라 상인과 동행한 이탈리아 상인에게 형식적으로 노예로
팔리게 됩니다.(형식적이라고 하는 것은 그를 눈여겨 본 조선출신의 승려가 기회를 주어서 탈출하게 돕는 와중에 노예라는
형식으로 일본인의 손에서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라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인데)
거기서 그를 산 사람들이 바로 이탈리아의 피렌체 그것도 메디치 가문의 일원인 사람입니다.
그가 귀족이면서 세계의 정세가 궁금하여 아시아로 왔다는 말을 듣고 유 승업은 깜짝 놀랍니다.
상인이 귀족 행세를 할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결국 우리가 교육받은 것의 총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생각할 거리가 아주 많은 책을 잡고 앉아 있으면서 유교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
곰곰히 씹어서 생각해 볼 거리가 많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다시 한 번 꼼꼼히 읽어보고 싶네요.
everymonth cafe와 줌인 줌아웃의 그림 올리는 방식이 달라서 두 번 일을 해야 하는 바람에
이왕이면 똑같은 그림을 올리느니 그림을 바꾸어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글은 같고 조각 사진은 다르게 넣었습니다.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안토니오 꼬레아를 아시나요?
intotheself |
조회수 : 1,532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5-07-17 00: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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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mariah
'05.7.17 12:47 AM이 그림 말씀하시는 거죠?
2. 김나형
'05.7.17 8:19 AM저도 겨울에 유럽 갈 예정인데^^ 저는 프랑스를 일주해볼까 하구요
3. 짱가
'05.7.17 12:25 PM저도 그책읽어봤어요...
제목보고..대충 읽다가 푹 빠져서 이틀동안 밤샜었어요...4. 뿌요
'05.7.17 4:53 PM저도 푹 빠졌던 생각이 나네요.
5. hippo
'05.7.17 6:41 PM무척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나라를 다른 시각으로 볼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워낙 요즘 기억력이 없어서리...
다시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의욕이...6. 작은애
'05.7.17 7:27 PM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때 책도 많이 읽었는데 요즘은 매월 나오는 잡지 보기도 힘드는군요7. toto
'05.7.18 10:30 AM그 책 절판 내지는 품절이네요.
알라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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