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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 번-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 조회수 : 1,556 | 추천수 : 27
작성일 : 2005-07-15 10:41:56
이 글은 어제 밤 everymonth cafe에 쓴 것인데요

시모네 마르티니의 그림 한 점을 장영희님의 글에서 인용한 것을 읽고

바로 그 그림 한 점을 올려놓았습니다.

금요일 아침 생각을 이어서 계속 보려고요,그리고 줌인줌아웃의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어서

복사해서 올려 놓습니다.




오늘 집에 와서 음반을 뒤적이다가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김영동님의 대금연주곡을 뽑아들었습니다..우선 자켓을 잘 닦은 다음 (사물도 사람처럼



손길이 가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구나,아니 거꾸로인가?) 음악을 들으면서



이 곳에 새로 올라온 글도 읽고 리플도 달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만들어진 순간부터 지켜본 카페라 그런가요?



아니면 제가 손님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공간이라 그런가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인사글이 참 살가운 느낌이 드네요.







어제 딸아이가  시험이 끝났으니 책을 보고 싶다고



도서관에서 책을 좀 골라서 가져다 달라는 전화를 했더군요.



그래서 다섯 권을 뽑아 들고 와서 마음에 드는 적품부터 읽으라고 했더니



소설 한 권을 집더군요.



그래서 그 나머지 중에서 제가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장영희님의



내 생애 단 한 번을 제가 골라서 읽었습니다.



중증 소아마비로 어려서부터 학교가는 길자체가 투쟁에 가깝게 보낸 세월



그녀의 절정의 경험은 박사과정 시험장에서였더군요.



우리 학교는 학부생도 소아마비 학생은 뽑지 않는다고 통고를 받은 날



그녀는 가능하면 늦게 낙방소식을 전하려고 동생과 함께 킹콩 영화를 보러 갔다고 합니다.



그녀가 바다를 보는 일,영화관에 가는 일



다 생애에 여러 번 못 한 경험이라고 하니  보행자체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상상이 가더군요.



그 영화를 보면서 자신이 이 사회에서는 킹콩 같은 존재라는 것을 절감하고



그 길로 토풀 준비를 해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서 미국 유학을 떠났고



지금은 서강대학교의 영문과 교수로  영어로 쓰는 칼럼니스트로 중고등학교의 교과서 저자로



아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학교에서의 그런 냉혹한 결정이 자신의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가 되었노라고



담담하게 썼지만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를



육체가 주는 제한에서 오는 답답함을 경험하면서 살아왔을까요?



글에서 넘치는 겸손과 유머가  글읽는 내내 어떤 때는 눈물짓게 어떤 때는 웃음짓게 만들어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중에서 마리아라는 자신의 세례명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영어책으로 읽는 마리아는 주체적이고 당당한 느낌인데 한국어로 읽는 마리아는 청순하고 조용한 느낌의



수동적인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썼더군요.



그러면서 마르티니의 이 그림에 대해서 썼더군요, 성전에서3일동안 소식을 모르던 예수를 찾고 나서의



마리아의 표정을 보라고요.










내일 아침 시간 여유를 갖고 성화에 나타난 마리아의 얼굴을 화가들이 어떻게 접근했는지



찬찬히 보고 싶네요.



여기서부터가 오늘 아침 이어서 쓰는 글입니다.

언젠가 제가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고

두산장이라고 말하는 바로 그 교과서의 저자가 장영희님이라고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기억하고 계신가요?

그녀의 이번 책에서 본 마르티니에 관한 글에서 마음이 촉발되어

마르티니의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름은 기억하지 못해도 그의 그림 한 점을 보면 아,이 사람 하고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바로 이 그림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제 각각 수태고지를 그려냈지요.

그런데 내 생애 단 한 번에서 카톨릭 신자인 저자는

만약 자신에게 그런 수태고지의 임무가 주어진다면 자기는 어떤 식으로 반응할 것인지에 대해서

쓴 글이 한 편 있는데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우리에게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임무가 주어졌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거기엔 그 인간의 총체가 다 들어가 있겠지요?




페트라르카의 버질이라고 제목이 되어 있습니다.

어라 반가운 마음에 그림을 더 자세히 보게 되는군요.

중고등학교 시절 르네상스 하면 보카치오 ,페트라르카, 초서 이름만 외웠던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보니 왜 페트라르카가 중요한가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이 있더군요.

그가 버질,혹은 베르길리우스(앞쪽은 영어로 뒤 쪽은 라틴어로 )의 작품을 번역하여

르네상스시대에 고전에 대한 관심을 촉발해서 마치 고대가 그들의 곁에 있는 것처럼

친근하게 이야기되도록 한 장본인이라고요.

마르티니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그림이 성화이지만

이런 그림을 그림으로써 시대의 변화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네요.




그림을 찾다보니 수태고지의 원 그림은 바로 이런 형태였나 보군요.

마르티니는 시에나파라는 그림유파에서 가장 알려진 화가라고 합니다.

시에나는 이탈리아의 도시국가중 비교적 빠른 시기에 번창하다가

나중에는 다른 지역으로  번성의 기운이 빠져나가면서 정체를 겪은 도시라고

그래서 그림에서도 어느 고딕양식에서 고정되어 변화가 없게 된 도시라고

반 룬은 예술사이야기에서 설명을 하고 있더군요.

한 도시의 운명,한 나라의 운명,한 개인의 운명

그런 것들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구절이었습니다.

내 생애 단 한 번을 쓴 저자는 영문학자이지요.

단지 그래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겪은 일들이 깊은 성찰이 되어

문학작품에 대해서 간단하게 글을 쓰는데도 한 꼭지 한 꼭지의 글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아름다운 독서가 가능한 책이었습니다.

특히 노인과 바다와 백경에 대한 해석은 깊이 새길만하다고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읽었지요.

무더운 여름 왜 나는 사는 일이 힘이 들까 고민이 되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이 여름의 책이기도 합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05.7.16 1:38 AM

    위에 확대된 수태고지 그림에서
    자세히 보면 천사와 마리아 사이에 알지못할 거부감같은 전율이
    파파박~(?)전기같은게 서로간에 일고 있습니다. ^^

    태아를 보호라도 하듯이 약간 몸을 비틀은 마리아,
    한쪽손으로 옷깃을 여미는 모습,
    다른 수태고지 그림과는 아주 다르게 전해져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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