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말러의 교향곡 3번중 아다지에토를 듣고 있습니다.
Gustav Mahler Adagietro from Symphony
No3(11'53")
베를린 필 하모닉-폰 카라얀의 지휘
같이 들으면 좋을텐데 아쉽네요.
지금 3번 교향곡-저는 마치 우주 한가운데를 유영하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요즘 말러 열풍이 일다시피 음악애호가들 사이에 많이들 이야기되기에 말러에 관해 몇가지 기사를 찾아 보았습니다.
2003년 11월 30일 부천 필 하모닉의 말러 교향곡에 관한 기사입니다.
[치밀하고 역동적인 짜임새…5년간 매달렸던 話頭를 접다]
라는 제목의 글 입니다.
‘오라, 벗들이여. 침묵이 우리 영혼을 감싼다. 산정(山頂)은 우리의 거소. 독수리와 눈과 태양은 우리의 이웃. 급작스런 바람처럼 행복은
찾아오고, 나는 자유를 얻노라.’(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10번’과 ‘교향곡 1번’ 연주(29일·예술의전당)는 산정의 노래다. 한 화두를 접는
구도자의 오도송, 법열의 시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1860~1911)가 남긴 10개의 교향곡을
5년에
걸쳐 완주한 시리즈의 마무리 무대답게 잊을 수 없는 악흥의 한순간을 선사했다.
부천필하모닉의 말러 장정을 이끈 지휘자 임헌정은 산정의 사제(司祭)다. 1999년 ‘제1번’으로 시작한 말러 전곡연주는 지금껏 국내 어느
교향악단도 넘보지 못한 대담한 시도였다. 성악(합창까지)과 관현악을 아우른 대편성, 1시간을 예사로 넘기는 대곡이 많기 때문이다.
임헌정은 말러 세계를 비추는 태초의 빛(原光·Urlicht)을 향한 구도적 열정, 앙상블의 극한을 끌어내는 승부사 기질로 황무지 레퍼토리를
대중적 음악으로 바꾸어놓았다.
말러의 교향곡 가운데 미완성 ‘백조의 노래’인 ‘제10번’을 말러 사후 음악학자 리하르트 스페히트와 말러 연구가 카펜터, 데릭 쿡 등이
5악장으로 완성하기도 했지만, 부천필하모닉은 말러가 순수히 작곡한 아다지오악장만 연주했다.
악장 양고운이 중심을 잡은 현악은 치밀하고 풍만했다. 청춘·희망·추억·행복·고뇌…. 다감한 청춘과 낭만적 환상의 자화상인 ‘교향곡 1번’도
무르익은 호연(好演)이다. 전원적 표정의 첫 악장과 함께 서정의 한 축을 이루는 3악장(장송 행진곡)에서 임헌정은 템포를 경쾌하게
잡았다.
더블베이스 독주에 이은 첼로, 튜바, 그리고 오보에의 표정적 대선율(對旋律)…. 금관은 야생마처럼 호방하게 갈기를 세웠고,
오보에·클라리넷·바순의 색채적 목관도 날렵하게 움직였다. 임헌정은 세부의 올을 낱낱이 풀어내고 가닥추려 관현악의 다이내믹한 짜임새를
연출했다.
부천필하모닉의 말러 장정은 우리나라 연주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켰다. 차이코프스키의 서곡·협주곡·교향곡 프로그램도 좋지만, 한결같은
‘꽃노래’ 한켠에선 말러나 브루크너, 심지어 모차르트나 하이든까지, 잘 연주되지 않는 곡들도 식탁에 올라야 하는 것이다.
임헌정은 29일 무대 위에서 “음악 애호가와 예술의전당, 부천필하모닉이 함께 무대를 꾸려와 뿌듯하다”고 했다. 말러 교향곡에는 자작시 외에
니체의 시도 몇 편 얽혀 있다.
차라투스트라 ‘밤의 노래’ 중 ‘오, 인간이여 조심할지어다’를 알토 독창으로 쓴 ‘교향곡 3번’의 4악장, 역시 차라투스트라에 촉수를 댄
‘교향곡 7번’ 4악장 ‘밤의 노래’가 그렇다. 말러가 이태백·맹호연 등의 시에 붙인 ‘대지의 노래’를 비롯해서, 교향적 칸타타 ‘탄식의
노래’까지 머잖아 부천필하모닉의 연주로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용운기자 proar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