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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 한 권의 책-황경신의 그림같은 세상

| 조회수 : 1,547 | 추천수 : 20
작성일 : 2005-04-06 07:53:13
어제 도서관 아이들과 함께 암사동 선사유적지

풍납토성,그리고 몽촌토성,석촌동 고분,그리고 방이동 고분군에 다녀왔습니다.

역사교실을 통해서 책으로 역사책을 만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현장을 함께 보면서 역사란 지금 우리에게 어떤 흔적으로 남아있는가를

느낌으로 알 수 있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지요.

한성백제의 무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사람이 사는 곳을 옮겨 온다 해도 그들이 원래 살았던 삶의 양식을 짊어지고 오게 마련이고

그것이 살러 온 곳의 삶의 양식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고

사는 곳의 양식을 변화시키기도 하며

동시에 뿌리를 내리고 살다보면 자신들의 삶의 양식도 변하기 마련이란 점입니다.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장이 바로 관혼상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기행을 다녀온 다음 조카의 생일이라고 저녁을 함께 먹었는데

고기를 먹고나서 포식한후의 깨름칙한 몸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거리를 한참 걸어서 돌아다녔습니다.

그런 경우가 처음이란 것이 특기할 날이고

(결국 한 시간쯤 걷다가 일산문고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우를 범하고 말았지만)

어제 처음으로 디카를 들고 나가서 산수유부터 시작하여 암사동의 유적을 찍어본 것도

처음 있는 날이었습니다.

돌아다니다 들어오니 몸이 조금 가벼운 기분이 들더군요.

앞으로는 가능하면 걷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려보아야지 마음 먹고 조금 누웠다가

일어나야지 했는데 벌써 아침입니다.

그래도 개운해진 몸으로 앉아서  오랫만에 음반을 듣습니다.

한동안 공연실황에 미쳐서 밀쳐 두었던 음반들을 그리운 마음으로 듣다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모네를 보다 만 듯한 기분이 들어서 다시 찾아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하모니님

베네치아에 관한 글 잘 읽었습니다.

마침 어제 저도  위치우위의 유럽문화기행 일권을 읽었는데요

그는 중국의 학자로 현대의 루쉰이라고 칭송받는 학자라고 합니다.

저는 그가 쓴 중국기행을 먼저 읽은 상태였는데

마침 아는 분이 유럽문화기행을 샀는데 먼저 읽어보라고 권해서

빌린 책입니다.

로마,베네치아,그리고 피렌체에 관한 글만 읽고

스페인과 다른 나라는 그 때 그 때 갈 수 있을 때 읽어야지 하고 마음먹고 시작한

글읽기였는데 웬걸요 글에 끌려서 한없이 보게 되네요.

다녀오신지 얼마 되지 않아서 추체험이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이렇게 그 곳에서 바라보았구나 하는 또 다른 여행이 될 것 같아서 소개합니다.




























앉으면 모란님

그림에 관한 책을 메모하면서 읽어보신다니 반가워서

오래 전에 그림에 관한 책소개를 겸해서 쓴 글들을 다시 찾아보게 되네요.

황경신의 그림같은 세상에 관한 소개글 한 번 읽어보시고

그 책을 보면 모르던 화가들을 몇 명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추석 연휴에 구한 여러 권의 책중에서
이상하게 그림에 관한 책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서점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 때 그 때의 관심사에 따라 책을 구하는 순서가 달라지더군요.
예를 들어 지금 저는 칼의 노래라는 소설을 읽고 있는 중인데
(이 순신이 소설속에서 일인칭으로 계속 이야기하는 일인칭 시점을 사용하고
있지요.과연 이 순신이 이렇게 섬세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
작가는 왜 이렇게까지 글을 써야 했을까?
감수성이 뛰어난 작가인 것은 알겠지만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독서에 몰입하기가 조금 어려운 면이 있더군요.
그러나 그 소설을 읽다보니
선조라는 임금에 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왜 이렇게 옹졸할까? 그는
그리고 당시에 명나라가 조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으며 실제로 구원병이 한 일의 내역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자료는 있을까?
일본에서 조선으로 온 사람들중에서 조선에 대한 인상을 기록한 사람들이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품고 있으면 다음 번 책방 나들이에서는 아마 선조당시나 그 후의 글이 눈에
들어오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이 덕일이 기술한 새로 나온 한국사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는 식이지요.

그림,제겐 너무나 낯설었고 도화지만 바라보아도 마음이 먹먹하던 사람인데
언제 어느결에 제 속으로 그림이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 시초를 알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어떤 경로이든간에 그림을 알고 싶은 욕구가 생겼고
무식하게 아무 책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읽고
그림에 대한 설명을 따라다니다 보니
어느새
저도 모르게 그림에 대한 강한 애정이 생겼고

처음에는 글쓰는 사람의 말이 무조건 맞다는 식으로 따라 다녔지만
이제는 제법 다르게 보는 힘도 생기는 것을 느낍니다.
감상에 관한 한 누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아,한 그림에 대해 이렇게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다니
경이로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글도 있습니다.

이번에 산 책중에서 오늘 소개하는 책은 paper란 잡지의 편집장인
황 경신의 그림 이야기입니다.
paper란 잡지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은 느낌으로는 기성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사고를 하는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표지에 노란 띠가 매어져 있고 그 한 장의 그림으로 인해 내 인생은 조금 달라졌다는
멘트가 있네요.
단 한 장의 그림으로 인생이 조금 달라진 그 그림이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이 결국 이 책을 사게 만든 동인이기도 하니
광고 카피로는 참 적당했다고 할까요?

책의 편집을 살펴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각 장의 앞에 잘 찍은 사진이 우리를 반깁니다.
그리고 각 장에서 몇 명의 화가를 택하여
간단히 화가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작가가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도 하고
그 그림에서 연상되는 시를 소개하기도 하고
그저 자신의 느낌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기존의 그림에 관한 책과는 상당히 다른 점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림이야기보다는 주변적인 글이 더 많고 오히려
그런 점이 그림과 그림을 이야기하는 작가 둘에게 다 포커스가 맞추어져
이중 렌즈로 들여다보는 그런 기분을 준다고나 할까요?

그림을 많이 보는 사람들에겐
한 작가의 그림에 대한 느낌을 들여다보면서 공감하거나
배척하면서 읽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글로
그림이 아직 생활속에 녹아들어가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겐
우선 누구부터 볼까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으로
읽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적인 현상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저자라서 그런지
그림이외의 문화현상에 대해
특히 시와 노래에 대해 생각을 해 볼 기회도 되는
그런 책읽기를 제공하는 책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고
그저 책장을 넘기다 마음에 드는 화가순으로 읽어도 되고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그저 그림만 먼저 뒤적여도 되고
그러다가 어느 구절에 마음이 움직이면 그 부분만 읽어보아도
좋을 그런 책읽기가 가능하다고 할까요?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그녀가 말한 그 한장의 그림이
이 중섭의 묶인 새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겐 생소한 그림이더군요.
고등학교 시절 어느 전시회에서 보게 된 그림이라고 하던데
아마 입시에 묶인 상황에서 예민한 정신으로 견디기 어려웠을 어린 시절의 저자를
자극하는 그림이었을까요?
아니면 우리들의  존재 자체가 어떤 점에서 그렇게 현실에 묶인 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비유로 와 닿은 것일까요?

그리고 나서
저자는 대학시절 우연히 동네 화실에 다니게 되었고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그림을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하더군요.
사실 우리가 학교 교육에서 배워야 할 것은 기능이 아니라
좋아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음악을 미술을 체육을 그리고 문학을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어른이 되어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동시에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로 크는 것이
중요한 교육의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제가 요즘 정성들여 읽고 있는 책중에서 저자가 하는 설명에 고개 끄덕여지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disinterested interest
실제적인 이익을 주지 않는 그런 일에 관심을 갖고 그 자체로 그런 일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표현하는 말인데
바로 이런 일에 에너지를 투여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빛나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네요.
바로 그런 분야중의 하나가 그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끊임없이 그 분야의 글을 읽는 지도 모르지요.

처음 펼치면 소개되는 클림트에서 마지막에 나오는 이 중섭까지
스물 두 명의 화가와 그에 관한 글쓴이의 스물 두개의 추억을 읽는 사이에
마음에 스며오는 좋은 그림들을 만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목초지의 햇살을 보고 있으려니  

저도 햇살을 만나러 나가고 싶은 기분이 드네요.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lue violet
    '05.4.6 8:18 AM

    아....
    덕분에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가 시작될 것 같네요.

  • 2. 목련
    '05.4.6 8:43 AM

    님 덕분에 하루를 매일 즐겁게 시작하는 직장 인입니다
    남들이 출근 하기전에 출근하는 스타일인데 두어달 전부터 님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마음이 풍요롭습니 다 그림에 문외한 제가 님의 그림이야기를 매일 보면서 서서히 그림을 보는 즐거움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댓글을 달지는 않지만 항상 기다리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이 많이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어 몇자 적습니다 기회가 되면 언제 꼭 만나서 차를 나누고 싶습니다. 사정이 허락 하는 한 좋은 글 부탁합니다

  • 3. 일지매
    '05.4.6 10:49 AM

    그림이 정말 멋지군요. 님 덕분에 눈이 호강합니다.

  • 4. 찬이
    '05.4.6 11:32 AM

    82에 들어와서 꼭 들르는 추가되었습니다.
    감상잘했습니다.

  • 5. 파니핑크
    '05.4.6 1:35 PM

    좋은 글과 그림 항상 감사히 감상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가고 있네요.

  • 6. hippo
    '05.4.6 3:43 PM

    저번에 소개해 주신 길위에서 듣는 그리스로마신화에 필이 꽂혀 있었는데 이 책도 보고 싶네요.

  • 7. hippo
    '05.4.6 3:56 PM

    이 글을 먼저 읽고 댓글을 달고 나니 뒤페이지에 님께서 올려 주신 글이 있네요.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효형출판사에서 나온 탐미의 시대 한번 읽어 보려구요.
    그리고 님의 아이디는 제겐 효형 출판사 라는 이름과 같습니다.

  • 8. 앉으면 모란
    '05.4.6 8:01 PM

    꽃에 둘러쌓인 여인들,그리고 꽃.
    눈을 뗄 수 없는 그림이네요.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림같은 세상 꼭 읽어볼께요.
    저는 를 좋아하는 데
    앨리스 피터스의 추리소설인데 12세기의 영국을 배경으로
    썼는데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무섭지 않은 추리소설이예요.

  • 9. 굴려라 왕자님
    '05.4.6 9:55 PM

    저 아이리스 혹은 붓꽃 그림에 군청색 너무 좋아요
    눈 내린듯 하늘색도...
    오월의 초록에 이어 제가 두번째 세번째로 좋아하는 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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