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일찍 잠이 깨고 몸 상태가 좋아서 새벽에 그림을 보면서 썼던 글이지요.
로댕 갤러리에서 전시중인 바이런 킴이 존경한다고 작품을 헌정하기도 한 화가
애드 라인하르트입니다.
일반인에게는 덜 알려진 화가이지만 그의 후기 작품이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에 영향을 주었다는
상당히 미술사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이지요.
새벽에 오늘따라 모닝콜이 울리기 훨씬 이전에
잠이 깨었습니다.
다른 날보다 빨리 몸이 깨어나는 느낌이라
마루에 나와서 조쉬 그로반을 걸어놓고
어제 바이런 킴의 전시장에서 이름으로 만난
Ad reinhardt의 그림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에도 본 적이 있는 화가인데도
너무나 새롭고 다른 눈으로 그를 보고 있다는 것인데요
At first glance, this painting by Ad Reinhardt looks like a field of solid black. On closer inspection, you can see that there are subtle variations of tone. After 1953, Reinhardt made only black canvases. His simple, meditative works are the antithesis of the "action paintings" of the Abstract Expressionists like Jackson Pollock. Reinhardt influenced a generation of younger artists, including the Minimalists.
Contemporary artist Byron Kim talks about Reinhardt's work.
Byron Kim: Often I'm surprised and overwhelmed by how beautiful they are. I love Reinhardt's black paintings more, probably, than any other art work that I've come across, and I think he meant them to be contentless. So he really wanted them to be nothing. So what happens when... You know, nobody wants to accept that something is about nothing, or that art is only about art. So once you say that, then people inevitably start to relate these paintings to something, or try to make them metaphysical, try to relate them to something outside of the painting somehow. You don't know what you're looking at. And so they don't look like anything.
The thing that makes Reinhardt interesting tome is that he was deadly serious and it was all a big joke at the same time. You know, you don't get the humor in the black paintings. But to me, they're really funny because they're exactly that kind of humor, that kind of deadpan humor, that's not knee-slapping humor, but because it isn't, it's sort of more funny tome. I'm laughing inside my brain.
바로 이런 말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아마 바이런 킴의 전시를 보기 전이었다면
이런 말들이 제겐 그저 글자에 불과했을지도 몰라요.
이 그림은 휘트니 미술관에 있는 것인데
이 미술관에서는 네레이터가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우리 집 컴퓨터는 뭐가 잘 못 되었는지
서버가 연결되지 않는다고 나오네요.
그저 상상으로 들으면서 글로 읽어본 것이 바로
위의 인용문입니다.
The less an artist thinks in non-artistic terms and the less he exploits the easy, common skills, the more of an artist he is. . . . The less an artist obtrudes himself in his painting, the purer and clearer his aims. . . . Less is more.--Ad Reinhardt, 1953
less is more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군요.
어제 전시장에서 아,이런 것을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는 것이구나 그런 느낌으 받게 되는 그림들을 만났습니다.
글로 개념을 읽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가
어느 순간 확 느낌이 오면서 바로 이것이로구나 하는
깨달음이 오는 기분좋은 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테이트 갤러리에서 본 작품이네요.
그는 원래 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사람이더군요.
그러다가 나중에 그림을 시작했는데
여러 번의 변화를 겪은 다음 처음 소개한 그런 그림으로
지향점이 바뀌어 갑니다.
이 그림은 중간 단계의 라인하르트입니다.
이 그림은 40년대의 작품이네요.
어제 보려고 빌렸다가 디브이디 연결하는 줄을 못 찾아서
포기한 작품이 있는데
드디어 새벽에 줄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그림 보는 일을 일단 여기서 접고 그 영화를
보아야 할 것 같네요.
그래도 상쾌한 마음으로 새벽을 시작하는 기분이라니
아주 좋습니다.
새벽에 보기 시작해서
중간에 승태 학교 가는 것 보느라
잠깐 쉬었다가
다시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겨우 아홉시 이십분
갑자기 아침형 인간이 된 기분입니다.
언젠가 영화 소개난에서 읽고 보고 싶었으나
놓친 작품 clean인데요
장만옥의 연기가 빛나는 영화입니다.
마약에 쩔은 음악하는 여자
서로 싸우다가 호텔을 나선 그녀가 호수가에서
잠을 자고 들어오니 남편은 마약을 먹고 쇼크사인지
죽어버리고 그녀는 마약 소지 혐의로
감옥에서 6개월을 보내고 나옵니다.
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키우는 상태인데
그런 상황에서는 아이를 볼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지요.
죽을 힘을 다해 자신을 바꾸어야 아이를 볼 수 있는 상황
그 속에서 시아버지가 그나마
그 여자가 변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사람은 변해야만 하면 변할 수 있다고.
넌 용기있는 여자이니 할 수 있을 것이고
최선을 다해 내가 돕겠다고 말하는 어른을 보는 아침
참 신선하군요.
아침에 수업하러 나가기 전 약간 남는 시간에
라인하르트의 작품 몇 점만 더 보고 나가려고 들어왔습니다.
이 그림 참 좋군요.
이 그림보다 더 색이 매력적인 작품이 바로
어제 블루전에서 만난 김택상의 작품인데요
그 색을 오래도록 못 잊을 것 같아요.
왜 이렇게 그림을 많이 보게 되는가를 자문해 본 적이 있습니다.
한참 생각을 하다 보니
이 시간이 제겐 일종의 명상시간이 되더군요.
아직 명상을 한다고 정식으로 앉아서
해보기엔 뭔가 쑥스럽고 어색한 점이 있어서
자꾸 미루게 되는데
하루의 시작,혹은 마무리 시간에
그 날의 기분에 끌리는 음악을 틀어놓고
그림을 고르고 보는 행위를 통해서
소란스럽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고
조금은 다른 세상으로 진입하는 느낌이 드는 것
그래서 그렇게 끌리는 지도 모르겠네요.
나는 못해라고 미루고 있는 많은 일들
과연 무엇때문에 도망다니고 있는지
깊게 들여다 볼 마음이 열리길 기대하면서
오늘 아침을 시작합니다.
송이님,그리고 marian님
영화 모딜리아니에서 만난 사람들이란 제목의 글에
두 분에게 리플을 달아놓았는데 페이지가 넘어가버린 바람에 못 보셨을 것 같은데요?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새벽에 보는 애드 라인하르트
intotheself |
조회수 : 2,225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5-03-16 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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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앉으면 모란
'05.3.16 4:59 PM로댕갤러리에 가지 않고도 그림을 감상하네요.
추상화가 의외로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군요.2. 그린
'05.3.16 6:50 PM앉은 자리에서 이렇게 좋은 그림들을 볼 수 있다니
참 좋습니다.^^3. 냉동
'05.3.17 12:14 AM좋은 그림 잘 봤습니다.
4. blue violet
'05.3.17 5:48 AM애드 라인하르트,바이런 킴,김택상
less is more,
거리두기.
겉으로 보이는 단순함이 길게 여운으로 남는 그런 화가들입니다5. 송이
'05.3.17 9:06 AM출근하여 이렇게 하루시작 하면서 블랙으로 커피 한잔 책상위에 올려 놓고 님의 그림을 보는 것으로 하루 시작 하고 있습니다^^* 이 행복을 아시겠지요? 늘 감사 드리고 있는 이마음도....
6. 송이
'05.3.17 9:13 AM제게 주신글 읽었습니다....마음에 새기겠습니다..그리고 intotheself님 덕분에 제 생활이 넉넉해 졌음
을 ...한결 윤택하여 졌고 여유로워 졌음을 알려 드리고 싶어서요... 늘 건강하시기를...7. 강희정
'05.3.17 9:50 AM정말 그림 잘봤습니다
정말 다른 세상으로 잠시 빠졌다 나온 기분이네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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