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리움 미술관에 들어갔다가 알게 된
로뎅 갤러리의 전시,그래서 원래는 가나 아트 센터와
환기미술관에 가려던 계획을 바꾸어서 로뎅갤러리와
가나 아트 센터,그리고 시간이 나면 교보문고에 가야시
마음을 먹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집앞에서 한 번만 버스를 타면 광화문이나 로뎅 갤러리
앞까지 갈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워하면서
차를 타고는 어제 모자란 잠을 보충했지요.
아주 단 잠을 자고 나니 연세대 앞입니다.
거기서부터는 잠이 깨서 주변을 살펴보다 보니
벌써 로뎅 미술관앞입니다.
한가한 전시실에 혼자,혹은 둘이서 온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있더군요.
어제 미리 싸이버 상으로 둘러보긴 했어도
늘 느끼는 것이지만 원화와 프린트의 차이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라고나 할까요?
일요일마다 하늘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그린 그림들이
나란히 걸려 있는데 하늘이 파랗다고 일상적으로 쓰는
수식어는 얼마나 하늘에 대해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나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림하단에 가늘게 쓴 영어로
그 날 있었던 화가의 사적인 경험이 잘 드러나있어
이미 공적인 영역이 되어 버린 캔버스에 화가의 사적인
삶이 어울린 아름다운 공간이 된다는 점이었지요.
마침 그 시기에 그가 다녀온 베네치아와 멕시코로의 여행덕분에 그 곳의 하늘도 감상을 했고 그 시기중에
9.11테러가 있었던 시기여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간에서
그 사건을 뒤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고려청자의 유약에서 받은 인상으로 그린 작품들
어린 시절 자신의 추억속의 집 색깔을 식구들에게 일일이
가려보라고 하고는 거기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도 한
그림의 색은 다양한 핑크가 어울려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었고
제유법이란 제목의 캔버스는 자신에게 모델이 되어 준 사람들의 피부색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이름을 메모해서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림이란 이런 식으로도 가능하구나 새롭게 인식의 지평을 넓힌 시간이기도 했고 그가 에드 에른하르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그린 캔버스는 에른하르트의 영향과
영향을 벗어나는 것 두 가지 점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있게 보기도 했습니다.
어제 소개하지 못한 그림중에서 오늘 보고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같은 바이런 킴의 ‘피부’ 그림들이 몸을 나타낸 것이라면, 초기의 배 그림들은 그림의 표면을 가지고 실험한 것들이다. 이 작품들에서 작가는 얼마만큼의 물감을 캔버스 위에 얹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그림들은 불룩하게 튀어나오게 되었고, 친구들은 이를 ‘배’라고 표현했다. 나중에 작가 자신도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http://www.rodin.co.kr/rodingallery/rodin/exhibition/ByronKim/images/s_img9.j...">
바이런 킴의 흰색 그림들은 하늘을 바라보고 그린 상당히 추상화된 일련의 풍경들이다. 터너나 클리포드 스틸처럼 바이런 킴도 숭고를 상기시키는 도구로 자연을 사용한다. 이 작품들은 추상화이기도 하고 풍경화이기도 한데, 정확히 말하면 어느 쪽도 아니다.
이 그림이 바로 일요일 그림이네요.
여기서는 한 점 소개되었지만 이런 그림이 연달아 쭉 소개되니
그것이 갖는 스페이스가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일요일마다 바이런 킴은 작은 패널에 그날그날의 하늘을 기록했는데 존 콘스터블이 섬세하게 포착한 구름 낀 하늘 그림들과 흡사하다. 하지만 바이런 킴은 각 작품에 장소와 시간을 말해주는 글을 씀으로써 이 그림들 모음은 개인의 일기가 되었다
로뎅 갤러리를 나와서 블루전을 보러 가는 길
순간적으로 착각하여 인사동의 가나 아트 센터로 길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택시 기사님에게 물어보니 아무래도 큰 전시장은
평창동에 있을 것 같다고 하네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평창동으로 가자고 하니까
지금 가는 길에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차를 타고 가는 중에 기사분이 물어보더군요.
그림 하세요?
그림요? 아니요
그림을 전혀 못 그리는 사람인데
그냥 좋아서 보러 가는 길이거든요.
늘 사람들을 따라 다니다가 혼자 가려니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네요.
혼자서 그림 보러 다닐 정도면 정말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아저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 놓습니다.
얼마전까지 골프 잡지의 사진 기자를 했는데
그 덕분에 그림을 조금 보았노라고
달리 전시가 최근에 간 전시이고 이중섭의 그림이나
천경자의 그림같이 확 눈길을 끄는 것은 좋으나
다른 그림들은 잘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돌아가느라 택시비는 더 나왔지만
환기미술관은 여기고 이응로 미술관은 여기고
알려주는 친절을 선물받기도 했지요.
블루전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미리 읽어보긴 했어도
늘 전시회에 가면 의외의 만남이 있지요.
오늘은 김택상이란 화가와의 만남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그의 그림을 소개하는 이미지가 너무
작고 몇 작품 없어서 섭섭하네요.
시간을 두고 서서히 찾아보려고 합니다.
김환기의 작품중 제가 좋아하는 그림을 만난 것
이우환의 점으로부터,그리고 청화백자 몇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 중 투각으로 된 필통은 아,저런 모양의 필툥에
연필과 좋아하는 색연필,그리고 펜을 담아 놓고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 상상도 했습니다.
하늘의 별을 설치미술로 소개한 정연희의 작품도 인상적이더군요. 그 곳에서 흘러나오는 조용한 음악을 배경으로
아무도 없다면 푹신하게 깔아놓은 자리에 잠시 누워
들고간 책을 읽으면 그 곳이 바로 선경이겠다는
말이 잘 되지 않는 공상을 했습니다.
실은 어제 대여점에서 암자 가는 길이란 책을 빌렸는데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순전히 사진이 너무 좋아서
사진만으로도 책의 기능을 충분히 하겠다 싶어서
오늘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보려고 준비해갔거든요.
전시를 다 보고 나니
교보문고에 가기엔 너무 빠듯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미술관의 차가 출발하는 시간까지
평창동 일대를 새소리를 들으면서 천천히 걸어다녔습니다.
이제는 그런 여유가 조금 생긴 셈인가 싶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더군요.
그리곤 미술관 계단에 앉아서 암자 가는 길의 글과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마치 갑자기 시간이 정지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하철속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다 보니
벌써 대화역,나오는 길에 있는 호떡 집에서 따뜻한 호떡 한 개
사들고 베어 먹으면서 걸어오니 벌써 집입니다.
집에 와서 찾아보는 김환기 작품입니다.
이 작품들은 전시된 작품과는 무관합니다.
이상하게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을 이미지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사실 불루전에서 이 그림을 만날 것이라고 예상햇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빠져 있더군요.
한참 즐겁게 그림을 보는 중인데
벌써 나가야 할 시간입니다.
밤에 들어와서 좀 더 after를 해야 할 모양이네요.
집에 들어와서 다시 보는 김환기입니다.
오랫만에 잉글리쉬 페인션트의 o.s.t를 틀어놓고
듣고 있는 중인데 아주 느낌이 새롭네요.
이 그림은 처음 보는 것인데요
노랑이 강렬해서 눈길을 끄는 잊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이우환의 작품인데요
이 화가의 그림을 보기 시작하면 한이 없을 것 같네요.
오늘은 맛만 보고 내일 다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나들이를 통해서
아,내가 조금 여유가 생겼네 하는 즐거운 자각을 하고
돌아온 날이라서 아주 기분이 좋은 하루였습니다.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기대 이상이었던 전시회
intotheself |
조회수 : 1,819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5-03-15 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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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시간여행
'05.3.15 11:54 PM매일 이렇게 많은 그림과 설명을 하시는 님의 열정이 부럽습니다 ...^^*
2. 송이
'05.3.16 9:12 AM그림을 보며 하루 시작 하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길.....3. 여름나라
'05.3.16 11:57 AM감탄합니다..그리고 님께 감사드립니다^^
4. 솜씨
'05.3.16 12:58 PM환기미술관 다녀오셨군요.
저도 작년에 사후 30년을 기념하는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전에 다녀왔었는데...
시인 이상의 부인이기도 했던 김환기 선생의 부인 김향안 여사가 그 미술관을 짓게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참 감동적이고 흥미로웠습니다.5. ripplet
'05.3.16 6:05 PM부럽습니다. 리움미술관, 전 번번히 예약실패했는데 ㅜㅜ
6. 그린
'05.3.16 6:38 PM김 환기님의 블루색이 시선을 확 끄네요.
늘 좋은 그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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