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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페루 여행의 기록 1

| 조회수 : 1,404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5-03-15 21:17:24
이런저런 게시판에 올리려 했는데, 거기선 HTML 태그를 못 쓰네요. 결국 이미지 파일 링크가 되는 이곳 게시판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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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2. 24 DFW 공항에서 여행을 시작하며..

고맙게도 친구의 남친이(^^;;) 공항까지 태워주었다. 안 그래도 9일 간의 공항 주차비가 만만치 않아서 걱정 했었는데... OO 언니도 여러모로 도와주고.. 이 은혜를 어찌 갚는다?

미국에 와서 얻은 가장 큰 것 중의 하나가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나도 그만큼 베풀 수 있어야 할텐데...

각설하고, 드디어 출발이다!
벼르고 별러왔던 페루 여행. 우여곡절도 많았다.
가장 당황했던 것은 역시 Inka Trail...
현지에서 직접 싼 여행사를 찾을 요량으로 예약을 안 하고 있었는데, 웬 걸?
공원 규정이 바뀐 관계로 입장객을 하루 500명(여행사 직원 포함)으로 제한하는 바람에 4일전에는 등록을 해서 허가를 받아야 한단다.
악악!!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져서 몇 차례의 국제전화와 Fax, E-mail을 주고 받은 끝에 바로 어제 SAS Travel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예전엔 여행사 없이도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여행사 필수...T.T
하마터면 여행의 최대 목적을 놓칠 뻔했다.

덕분에 일정 완전 재조정하는 바람에, Puno와 티티카카 호수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그때는 부디 볼리비아의 "살라 데 유우니"(소금사막)과 같이 볼 수 있기를... (볼리비아는 비자 문제 때문에 좀 까다롭다)

그나저나 남미는 기본적으로 스페인어권인데, 큰일이다. 지금부터라도 공부를! 기본적인 인사와 숫자만이라도 일단 익혀두자.

2004. 12. 25 00:18 리마행 비행기 안에서

방금 밤 12시가 지났다. 하하 비행기 안에서 맞는 크리스마스라니 기분이 묘하다.

본래 6시 46분에 출발했어야 할 마이애미행 비행기가 1시간 가까이나 연착해버렸다. 탑승 전 게이트가 갑자기 바뀔 때부터 예감이 안 좋더니만...
2004년 첫 여행때 뉴욕 JFK 공항에서 보안 문제로 애 먹고, 올 가을 Reno 갈때 비행기 놓치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비행기 고장으로 연착하더니, 올해 비행기 여행은 영 일진이 좋지 않다.
(나중 덧붙임: 결국 리마 도착하니 배낭이 마이애미에서 오지 않는 사태 발생! 최대의 대형사고가 되어 버렸다 T.T)

DFW에서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볼리비아로 간다는 일본인 남자와 Lima에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Peru 유학생을 만나서 이야기를 한 게 그 나마 다행이었다. 나리타에서 출발했다는 일본인의 여정은 자그마치 30시간이 넘는다. 나도 한국에서 출발했다면 그 정도가 걸렸겠지. 친척 아주머니 중 한명이 볼리비아 출신이고 본인도 잠시 그쪽에서 살았었다고 하는 그는 스페인어가 무척 유창했다.
덕분에 페루 여자아이와는 스페인어로, 나와는 일본어로, 나와 페루 아이는 영어로 라는 식으로 3개국어가 난무하는 대화가 되어버렸다.
음, 지난번 샌프란시스코에서 싱가폴에서 온 친구(화교)와 한국계 중국인인 경령 언니랑 만났을 때랑 상황이 비슷..
(그땐 영어 + 한국어 + 중국어 난무였다. 친구는 영어+중국어, 난 영어+한국어, 경령 언니는 영어+한국어+중국어... --;;)

마이애미에 도착했을 때는 Lima행 비행기 출발시간까지 채 20분도 남지 않은 때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터미널 마저 틀렸다. 두 사람과 작별인사를 할 여유가 어딨어? 목숨 걸고 뛸 밖에...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전력질주..(아마 500미터 이상은 뛰었지 싶다) 끝에 간신히 세이프하고 보니 목에서 단내가 나는 게 숨이 턱 막힌다. 이렇게 전력 질주해보긴 오랜만이다. (하긴 오스트리아에서는 15Kg 배낭메고 기차역에서 300미터 전력질주도 했었지만)
뒤를 돌아보니 그 페우아이도 세이프, 손을 들어 씩 웃어주니 역시 웃어준다.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주립대학에서 공부중이라는데, 나중에 또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2004. 12. 25 쿠스코에서..

뭐, 처음으로 짐을 잃어버린는 대형사고가 터져서일까나... 비행기 여행 하면서 이번처럼 피곤했던 적은 처음이다.
리마에 도착한 게 새벽 4시 45분 경,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7시 쿠스코행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거의 젤 뒷자리에서 총알같이 튀어 중간까지 왔는데 왠걸? 비행기 양쪽 문이 다 열리는 거였다...
결론은.. 중간에 있던 난 젤 끝에 내리게 되버린 거지 뭐.. 잔머리 굴리다가 망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입국심사대에 가보니 역시나 젤 뒤, 거의 1시간을 기다린 끝에 도장 받고 짐을 찾으로 뛰었더니...
어라? 내 배낭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 뒤에 나왔기 때문에 이미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몇 바퀴는 돌고 있었어야 했는데... 근데 나뿐만이 아니라 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앗, 그 페루아이도 포함해서 모두 Dallas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탔던 사람이다.
데길... 사람만 태우고 짐을 기다리지 않고 마이애미를 뜬 거였다.
그럼 내 배낭은? 당근, 아직 마이애미에서 잠자고 있겠지... T.T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따졌더니 다음 비행기는 밤 10시에나 도착한다고 결국 짐을 쿠스코의 호스텔로 부쳐준다는 말만 믿고 연락처를 남기고 쿠스코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리마에서 쿠스코로 향하는 Lan Peru 비행기에서 찍은 안데스 산맥...
배낭은 아직도 마이애미.. (AA에 저주 있으라!)
몸만 쿠스코로 향하고 있었다...T.T


간신히 쿠스코에 도착하니 아침 8시.
잉카 트레일을 예약했던 여행사에서 마중을 나와주었다.
차를 타고 공항을 나서 주위를 보니.. 먼지투성이의 도로, 짓다만 것 같은 건물들
(마감공사는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시멘트 벽돌을 드러낸 건물들이 많았고, 2층을 올리다 만 건물들도 많았다.)이 보인다. 황량하기는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기분이 든다.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산등성이에 다닥다닥 달라붙은 집들과 주택 사이의 골목길들... 집들의 붉은 기와지붕들...
왠지 어려서 살던 동네(인천의 달동네였다.. 꽤 힘든 시절이었지.. 월세에 단칸방...)와 옛날 70년대의 우리나라 풍경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낯설지가 않다고나 할까.

본격적으로 꾸스꼬 시내에 들어서니, 여긴 또 딴세상이다. 넘쳐나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 화려한 광장, 멋대로 질주하는 티코 택시들..
(운전 열라 겁나게 함 --;)

어쨌거나 Samei Washi 호스텔에 짐을 풀었다.
(1박 7불 아침 포함, 6인 1실, 24시간 더운 물 사용, 시설은 그저 그렇지만 직원들이 친절!)


페루에는 도시마다 중심이 되는 광장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아르마스 광장이라고 하는 듯 하다. (리마에도 있다)
꾸스꼬의 아르마스 광장 주변으로는 관광지 답게 노천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식민지 양식의 아름다운 교회들이 있고, 광장 가운데도 분수가 있어서 꽤나 운치가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은 축제로 거의 광란이었는데, 도착한 게 25일 아침이라서 못 봤다... T.T 월차라도 쓰고 왔어야 하는 건데...
(나중 덧붙임: 아, 하지만 새해 전날 아르마스 광장에서 벌어진 퍼레이드에는 참가할 수 있었다. ^^)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5.3.15 9:49 PM

    와... 생생한 여행기 꼭 제가 여행하고 있는 것 같네요.
    남미에 대한 동경 때문에 이담에 여행하고 싶은 곳 1순위인데
    덕분에 예습 잘 하게 되겠죠?^^
    가슴 두근거리며 잘 보겠습니다.ㅎㅎ

  • 2. 달콤과매콤사이
    '05.3.16 1:33 PM

    잉카트레일...기대됩니다..
    고산병은 어찌 극복하셨는지도....
    사실 마추피추.. 언젠가는 꼭 가보리라 결심하면서도.. 저는 고산병에 대한 걱정이 벌써부터....

  • 3. 토지
    '05.3.16 4:36 PM

    꼭 가보고 싶은곳 반드시 가볼곳 언제가는 가야할곳이라고 항상 머리속에 기억합니다.
    잘 보겠습니다.

  • 4. emese
    '05.3.16 5:07 PM

    언제 다시 가볼수 있을지...ㅜ ㅜ

  • 5. 첫비행
    '05.3.17 1:15 PM

    그린님>> 예습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달콤과매콤사이님>> 마테차(코카잎차)의 힘으로 고산병을 이겨냈죠. 한 2~3일 현지적응 하시면, 별 문제 없으리라고 생각되네요. 단지 고도 탓에 산소가 희박해서 좀 움직이면 숨이 금방 차오르지만^^;

    토지님/emese님>> 꼭 가실 기회가 있으실 거에요^^

  • 6. 여행
    '05.3.29 12:14 PM

    첫비행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리는 모습이 ㅎㅎ
    님처럼 배낭메고 혼자 하는 여행이 제 꿈이랍니다..
    존경스러워요 전 용기가 없어 패키지 여행으로만 한답니다...
    저도 언젠가는 제일 가고싶은 마추픽추를 배낭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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