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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뎅 갤러리의 전시회 소식

| 조회수 : 1,288 | 추천수 : 22
작성일 : 2005-03-15 01:09:02
오늘 새로 시작한 미술사 시간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면서 리움 미술관에 다녀온 사람에게 가는 길을 물었더니

그녀가 행복한 왕자 게시판에 리움 미술관에 관한 소식을 알려 왔더군요.

저도 마침 리움 미술관에 대해서 클릭을 해서 알아본 상태여서

로뎅 갤러리의 전시 소식을 알았습니다.

아침에 분주하여 신문을 못 보고 나갔다가 밤에서야 읽는데

마침 한겨레 신문에서도 그 전시 소식과  한국계 미국인인 화가에 대한 글을

상당히 길게 써 놓았더군요.

그래서 그녀에게 전시회 소식을 답으로 보냈는데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복사해서 올려 놓습니다.



이명수씨

그렇지 않아도 오늘 집에 와서 리뭉미술관에 들어가보았더니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네요.

내일은 다른 전시를 가려고 계획했기 때문에

리움에는 다음 주에나 가보려고 합니다.

로뎅갤러리에서 하는 전시가 눈길을 끌어서

혹시 모를까봐 소개합니다.




우선 이 전시의 주인공인 바이런 킴에 대한 소개입니다.


바이런 킴은 캘리포니아 라 호야에서 출생한 한국계 미국작가로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에 다양한 인종의 피부색을 수백개의 작은 패널에 그린 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의 은 모노크롬 추상회화의 전통을 인종에 대한 논의와 연결시킴으로써 피부색깔이 갖는 형식적이고 정치적인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흔히 인종을 논의할 때 사용되는 한정된 색에 함축된 여러 의미들을 수백개의 패널에 제각각 표현된 수백명의 실제 인물들의 피부색으로 희석시킴으로써 인간의 신체와 문화적 다양성, 그리고 형식주의적 관심에 대한 은유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었다.

버클리 미술관과 퍼시픽 필름 아카이브가 기획하여 순회하는 전시는 바이런 킴의 1990년대 초기 작품부터 이후 최근의 작품까지를 망라하는 회고전 형식의 첫 미술관 전시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전반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의 구성은 그림의 표면을 변형시키는 여러 테크닉을 사용하여 다양한 실험을 한 작품들로 시작된다.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여 설치한 들은 캔버스에 라텍스 주머니를 매달아 안료를 부어 넣은 작품으로 불룩 튀어나온 주머니가 임신한 배를 연상케 함으로써 구상적인 재현을 함축하고 있는 작품이다. 지문을 찍어 깨끗한 안료의 층을 망가뜨린 등도 추상과 같은 화면을 보여 줌과 동시에 세상의 사물이나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다음은 1990년대 초에 시작된 '피부그림(Skin Painting)'이 소개된다. 이 시기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으로, 이 작품은 인종을 나타내는 장소인 몸에 대해 비판적인 담론을 이끌어 내는 한편, 모노크롬 추상회화로 전통적인 초상화나 구상화를 재정의하면서 집합적인 그룹 초상화로서도 기능한다. 피부그림은 그러나 매우 친밀하고 개인적인 관계인 가족의 초상으로도 사용된다. 자신의 아들의 몸에서 서로 다른 스물 다섯 부위의 피부색깔을 역시 작은 패널에 묘사한 , 어머니의 피부색을 묘사한 등은 작가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세밀하게 관찰한 결과로 얻게 된 치밀한 사실성과 더불어 매우 감각적인 화면을 보여 준다.

사실성과 시적인 은유의 결합은 작가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사건을 특정한 색채들로 탐구하고 있는 작품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다. 작가의 선생님이 좋다고 말한 터틀넥 셔츠의 줄무늬를 가리키는 , 자신이 좋아했던 자동차 , 유년기에 살던 집을 기억에 근거하여 색으로 재창조하려는 시도를 보여 주는 등은 과거의 경험과 장소에 연관된 추억과 상실감 등을 다양한 색채로 빚어 낸 작품들로 유년기의 순수함과 감수성을 느끼게 한다.

다음은 고려시대의 청자유약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 연작들로 구성된다. 시리즈로 대표되는 이 시기 작품들은 작가가 청자 파편을 연구하면서 청자 표면의 미묘한 색감 변화를 표현해 낸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에는 한국인이라는 작가의 문화적 배경이 드러날 뿐만 아니라 미의식은 학습된 것으로 개별문화에 대한 인식없이는 보편적으로 가질 수 없다는 작가의 생각이 함축되어 있다. 고려 청자의 다양한 빛깔은 그 미묘한 차이를 배우고 가치있게 생각하는 문화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0년 이후부터 가장 최근에 제작된 작품들은 일종의 풍경화들로 하늘로 향해 있는 그의 관심을 보여 준다. 시리즈, 등은 이제까지의 캔버스들 보다 큰 규모로 무한히 확장된 천상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19세기 영국 풍경화들처럼 하늘을 직접 관찰하여 작은 캔버스에 그려 넣은 시리즈는 작가가 직접 캔버스에 몇 줄씩 써넣은 일기와 함께 날씨의 일시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을 화면에 생동감있게 부여하여 자연의 세계와 인간의 삶을 동시에 기록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전시가 미국 외의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로댕갤러리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바이런 킴의 정신적 고향인 한국에서 관객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 바이런 킴은 1993년 휘트니비엔날레가 국내에서 순회전시 됨으로써 한국에 처음 소개되었고, 이후 2000년 광주비엔날레, 아트선재센터의 전 등 몇 번의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나 한국관객들에게는 매우 단편적으로만 알려져 왔다. 로댕갤러리에서의 이번 전시는 정체성, 신체, 일상 등 동시대 미술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전통적인 이젤화의 형식과 미학이 지닌 시각적 즐거움과 관능성, 유머, 은유 등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회화의 영역을 모색하는 바이런 킴의 작품세계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열두달 된 에멧트란 제목입니다.



이 작품은 , , 처럼 신체의 어떤 부분을 이용하여 한 개인을 묘사한다. 25개의 작은 패널들은 하나하나가 작가의 아들, 에멧트의 몸의 어떤 부분들의 색을 그린 것이다




고려 청자유약이란 제목인데요

색이 너무나 눈길을 끕니다.



1990년대 중반에 바이런 킴은 고려청자에 영감을 받아 커다란 그림을 몇 점 제작했다. 그는 깨진 청자 잔의 단면을 보고 회색 소지(素地) 위에 유약이 겹쳐 칠해진 것을 관찰했다. 도공의 작업과정과 화가의 작업과정의 유사성을 생각한 그는 “청자의 색을 추상 회화를 통해 되살려 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회록색 유약 시리즈는 바이런 킴이 한국인의 후손임과, 회화와 아름다움에 대한 문화간의 인식의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 그림인 은 섬세한 변화를 보이는 사각형그림인 애드 라인하르트의 ‘검은색 위의 검은색’ 시리즈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우상인 라인하르트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그림이다. 동시에 은 어떤 시간, 장소, 화가의 삶을 가리킴으로써, 라인하르트가 예시한 초월적 추상의 전통에서 벗어난다. 바이런 킴은 1986년 여름에 스코히건 회화 및 조각 학교를 다녔다. 그 경험은 그의 삶과 미술에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작품은 , , 같은 “어떤 시간들” 그림들처럼 유년기의 추억에서 나온 것이다. 는 바이런 킴의 가족이 살았던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의 주소이다. 작가는 부모님과 누이에게 칼라 칩을 건네주고 그들이 기억하는 대로 집의 색깔을 골라 달라고 했다. 이 그림은 그들의 서로 다른 기억을 보여 주면서, 기억의 무상함을 말한다


이런 작품이외에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 여럿 전시된다고 하네요.

내일은 불루전과 로뎅 갤러리를 들러서

교보로 가는 즐거운 나들이가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푸른숲
    '05.3.15 11:18 AM

    매일매일 보고가는 즐거움과 많이 배울수 있어 항상 고맙습니다.
    시간있을때마다 지나간것도 보고보고또 보고합니다.

  • 2. Harmony
    '05.3.15 11:33 AM - 삭제된댓글

    색들이 선명하니
    바이런 킴의 정신세계를 엿보는 듯 합니다. 고려청자유약 이라는 작품은 마음을 안정시키네요.
    더 보고 싶은데 점심 약속으로 나갑니다.
    바이런 킴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이따 밤에 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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