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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난 모딜리아니
모딜리아니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려고 여기에도 올려 놓습니다.
목요일 수업에 나온 권희자씨가 물어봅니다.
선생님,모딜리아니란 영화를 보았나요?
그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반가운 마음에 못 보았다고
빌려 볼 수 있는 것이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네요.
마침 어제 도서관에 맡겨 놓았길래
오늘 밤 시간을 내어 보았는데 문제는
비디오가 아니라 시디를 구운 것이라 두 장짜리인데
한 장을 보고 나니 (보람이가 잠이 들어서 )
그 다음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중간에 리듬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시디를 넣어서 보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하고
터키 시디를 볼 때도 아이들 도움을 받았는데
자생력이 없는 사람은 어디서든 넘어지는군
속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꼭 이 방법을 배워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항상 무슨 일을 새로 할 때마다 제 안에서 저함감이 있고
그것이 익숙해질 때까지 제대로 하지 못해서
쩔쩔매는 저를 봅니다
그러다 익숙해지면 이번에는 그칠 줄 모르고
과도하게 몰두해서 에너지를 과잉으로 쓰게 되는
이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지 그것이 과제로군요.
모딜리아니에 대해서 찾아봅니다.
이상하게 그의 그림은 스쳐 지나가듯이 보았지
한 번도 제대로 앉아서 감상해본 적이 없네요.
백과사전에 나온 간단한 그의 이력입니다.
설명
이탈리아 화가·조각가. 토스카나지방의 항구도시 리보르노 출생. 어릴 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학업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1898년경에 아틀리에에 다니며 데생을 배웠다. 다시 건강을 해친 그는 요양을 겸해서 어머니와 함께 이탈리아 각지를 여행하였다. 옛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하던 중 나폴리와 피렌체에서 본 14세기 시에나파의 조각가 티노 디 카마이노의 작품에 감동하고 조각에 친근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피렌체와 베네치아의 미술학교에서 공부하였다. 그러나 모딜리아니의 예술이 진정한 의미에서 자란 것은 1906년 이후의 파리생활에서였다. 그 후 그는 에콜 드 파리를 대표하는 화가의 한 사람이 되었다. 파리에서는 처음 몽마르트르에 살면서 근처에 있는 집합아틀리에 <세탁선>에서 P. 피카소·A. 살몽·M. 자코브 등 많은 예술가와 시인들을 만났다. 1909년 루마니아 조각가 C. 브랑쿠시와 알게 되어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때부터 13년까지 오로지 조각, 그것도 두부상(頭部像)에 열중하였다. 그러나 폐결핵을 앓는 몸에 조각 일은 고되었고 비용도 많이 들어 단념하였다. 이때의 조각 경험은 그의 그림에 간결한 수법에 의한 풍부한 양감(量感) 표출로 반영되었다. 모딜리아니가 보헤미안적 생활을 보내면서 파리에서 얻은 것은 P. 세잔의 엄격한 조형성과 불필요한 세부를 떼내버리고 대상을 기하학적으로 파악하는 입체주의의 미학이었으며, 아프리카 흑인조각의 다부진 표현력이었다. 그와 함께 토스카나의 조형적 전통으로 이어지는 그의 고전적 기질은 유별나게 유려한 선의 표현에 뚜렷이 나타났다. 그는 인물을 즐겨 그렸고, 풍경이나 정물은 거의 그리지 않았다. 초상화가 많고, 그 다음이 나부상(裸婦像)이다. 단순화되고 데포르메(歪形)된 형태와 정묘한 색조는 그의 시인적 자질과 어울려서 애조를 띤 독특한 화풍을 만들었다
언젠가 그의 얼굴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배우처럼 생겼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 사람이 그림을 그릴 것이 아니라 배우를 했더라면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한 적이 있지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앤디 가르시아가 그의 역을 하더군요.
영화에서 보니 1910년대 당시에 파리에서는
피카소와 모딜리아니,수틴,위트릴로등이 모여서
어울리기도 하고 반목하기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갤러리에서는 마티스의 그림이 성가를 올리고
이제는 아주 늙어버린 신처럼 떠받들리는 르노와르도 나오더군요.
모딜리아니가 그린 수틴입니다.
같은 사람인데 일년 사이에 (지금 그림이 일년 먼저 그린 것이네요) 변화가 있군요.
모딜리아니 하면 그의 초상화의 느낌만이 남아 있었는데
지금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색이 눈길을 끕니다.
그의 모델이자 연인이었던 쟌입니다.
그림속에서는 불멸의 존재로 남아있지만
살아있을 당시 그녀가 겪었을 마음고생을 헤아리게 되는군요.
미혼모가 된 여자,
부모중에서 어머니는 그래도 연민을 보이지만
강력하게 아버지는 양자택일을 요구하더군요.
아이를 집에서 기르면서 모딜리아니와 헤어지던가
아니면 모딜리아니와 살려면 아이를 보호소로 보내고
만나지 말라고요.
그녀는 결국 모딜리아니를 선택하고
그녀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모딜리아니가 죽어간다고
괴로워하는 딸에게 네가 먼저 죽어간다고
측은해하면서 말없이 돈을 던져주고 (말그대로)
가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너무나 가난한 모딜리아니
생활이 어려울 지경이 되자 쟌은 피카소에게
부탁을 합니다.
전시회에 모딜리아니의 작품도 함께 전시를 부탁한다고요.
그러자 피카소가 요구하는 조건이 쟌이 모델이 되어 달라는 것이고
전시장에 모딜리아니의 작품과 함께 피카소도
쟌을 그린 그림을 내놓습니다.
화가 난 모딜리아니가 자신의 그림을 망가뜨리는 장면에서
당황한 쟌은 당신을 돕고 싶었노라고
말을 하지만 이미 모딜리아니는 그런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니지요.
그림속의 여자 모습이 고뇌에 차 있는 느낌이기도 하고
슬픈 듯한 느낌이기도 하고 그렇네요.
오늘 새로 발견한 사실은 그의 풍경화가 매력적이란
것입니다.
늘 초상화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새롭네요.
다시 수틴의 초상화입니다.
이 작품은 다른 미술책의 도판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디에고 리베라의 초상입니다.
아니 모딜리아니가 디에고 리베라를 어떻게 그렸을까?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그런데 영화에서 보니 리베라가 파리에 와 있던 시절에
서로 어울려서 놀았던 모양입니다.
그의 초상화가 석 점이나 있더군요.
다시 쟌의 초상화인데요
그녀의 치마색에서 눈길을 뗄 수가 없군요.
내일 새벽에 보람이가 일어나면
영화의 후반부를 마저 보고 나서 그림을 더 보고 싶네요.
아직도 그의 그림의 반도 다 못보았거든요.
권희자씨 덕분에 아주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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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ettle
'05.3.14 1:51 AM모딜리아니 그림 참 좋아하는데,우연히 모딜리아니 사진보고 홀딱 반했다는 전설이....미술계의 꽃미남이시더군요...그래서 그림이 더좋은거 있죠? ^^
2. 피글렛
'05.3.14 2:23 AM모딜리아니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쟌과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에 사진이 한없이 애잔하게 느껴지더군요.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엔디 가르시아는 좀...안 어울릴 것 같은데요.3. 쭌
'05.3.14 7:19 AM모딜리아니 영화중에 제라르 필립이란 프랑스 배우가 나온 옛날 영화가 있어요.
제목이 인가 인가 그랬는데
한 20년전에 본건데도 지금도 장면장면들이 머리에 남아있어요.
볼때도 물론 심장이 쿵닥쿵닥거렸지요.
영화 자체는 모딜리아니의 실생활과 다소 다르다고 하는데, 뭐 영화니깐 하고 봐주고...
제라르 필립의 선이 고운 얼굴과 화가의 이미지가 매치되면서 무쟈게 몰입해서 봤는데, 영화보고 제라르 필립의 왕팬이 돼버렸어요.
근데 그림을 봐야지 왜 화가 얼굴에 더 관심이...^^;;4. 치원맘
'05.3.14 8:43 AM저도 쭌님과 같이 20년전에 지금의 EBS인 교육방송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영화를요
넘 감동을 받아서 그때부터 모딜리아니의 팬이 됐지요 ^^5. 치원맘
'05.3.14 8:46 AM참 영화이름은 몽빠르나스의 등불이었던거 같아요 ^^
6. 미네르바
'05.3.14 9:16 AM^0^
모딜리아니 그림의 특성 푸른 눈, 긴 목, 애잔한 분위기가 잘 드러나 있는 그림들과
모르고 있던 작품이나 예사롭게 지나갔던 그림도 있네요.
책을 읽고 모딜리아니에게 한없이 희생적인 잔느가 저는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저는 일방적인 관계는 좋아하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