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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파묵칼레에서 페닉을 경험하다

| 조회수 : 1,319 | 추천수 : 21
작성일 : 2005-01-29 11:16:13
여행 일정으로 하면 오일째  

그러나 실제로는 네 번째  날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에페스 옛 도시 유적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파묵칼레라는 (목화의 성이란 말이라고 하네요-

수만년전부터 흘러나온 산화칼슘이 섞인 온천수로 인해 마치 하얀 목화같은 느낌이 드는 땅이 되었고

온천수가 겨울에도 야외에서 발을 담그면 따뜻하게 느껴지는 물을 가능하게 해서 아주 특이한 지형을

형성한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곳에 가기로 한 날이지요.

아침에 도착한 에페스는 탄성이 절로 나오도록 많은 것을 보여준 유적지인데요

원래 항구도시였던 이 곳이 강의 범람으로 메워져버리고 더구나 말라리아까지 번지는 바람에

완전히 페허가 되어버렸다고 합니다.그런데 그 덕분에 ?  온전히 보존되어 이제는 우리들앞에

당시의 번성했던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니

이런 것을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나요?



이 도시는 페르가뭄 이후로 두 번째로 로마의 소아시아 수도였던 곳답게 규모가 아주 크더군요.

그런데 전 날  읽던 책으로 인해 잠이 덜 깨서 그런지 처음에는 별로 마음이 당기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렇게 발길 닿는대로 다니다가 어느 순간 잠이 확 깨면서 오늘의 일정에 마음이 열리는 순간을

경험한 재미있는 날이기도 했지요.




이 곳에 정착한 사람들이 아르테미스 여신을 숭배한 관계로 이 지역에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알려진

아르테미스 신전이 건립되었는데 지금은 기둥하나만 남아있다는 곳,결국 못 가보고 말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찾아보니 한 컷이 있네요.









이사진에서는 열주를 볼 수 있는데 주두에 보이는 무늬를 보는 일이 즐겁습니다.

교과서에서 옛날에 배울 때 도리아식,이오니아식,그리고 코린트 식이라고 배웠던 바로

그런 무늬를 볼 수 있는 날들이었습니다.

이것은 무슨 식이네 이런 이야기도 나누면서 돌아다녔지요.



이 곳의 건축물은 주로 대리석이더군요.

대리석에 되어 있는 부조에 눈길이 가기도 했습니다.





이 곳에서는 오디온이란 소극장도 보고  로마시대의 목욕탕,공중변소, 시청, 하드리아누스 신전도

보았지만 제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도서관이었습니다.

도서관을 보기 전에 우선 로마시대의 공중변소를 한 번 보실래요?



문이 없어서 사람들이 옆 사람과 서로를 보면서 이야기를 했겠구나 싶은

지금의 상식으로 보면 어처구니 없는 구조이지만 그 시대 사람들은 그 것을 그다지 개의하지 않았을 테니

우리가 믿고 있는 상식이란 얼마나 시대의 영향을 받는 것인지를 생각해본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그 곳에 앉아보기도 하는 유쾌한 시간이기도 했지요.




이 사진은 도서관 내부를 찍은 것이로군요.

알렉산드리아, 페르가뭄에 이어서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서관이라고 하는데

물론 이 때 세계라고 하는 것에는 동양의 중국이 포함된 것이 아니겠지만요.

양피지로 만든 책을 보관하기 위해서 벽을 이중으로 해서 통풍이 되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말 그런가 주변을 둘러 보기도 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장옆에 바로 도서관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일상적인 생활의 공간인 시장과 학문의 공간인 도서관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 제겐

아주 시사하는 바가 많았습니다.



도서관 정문을 찍어 놓은 사진이 있군요.

이번 기행기를 쓰느라 사진이 필요하여 인터넷을 뒤적이다 보니 터키에 다녀온 사람들이

올린 방문기와 사진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 글들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어서 일단 컴퓨터에 앉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되는군요.

아이들이 물어봅니다.엄마 갔다 와서 왜 또 터키에 대해서 읽어보는거야?

그래야 더 기억이 생생하고 그리고 음 또 가고 싶기도 한 곳이라서 말이야.



이 사진에서 보는 곳은 하드리아누스 신전입니다.

제정 로마시대의 오현제 시대에 해당하는 하드리아누스는 행정력에 있어서 상당한 역량을 보여준

황제이지요.

그의 신전은 상당히 잘 보존된 편에 속하더군요.



로마하면 길이 떠오를 정도로 그들에게 있어서 길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지요.

그런데 이 사진에서 보는 거리를 보면 깔린 돌들이 아주 잘 정돈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길을 걸어다니면서 일도 보고  옆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신전을 향하면서 경건한 마음을 다잡았을 사람들.이제는 흙으로 돌아갔을 사람들이

이 길을 건설할 당시를 생각하다보니 사람은 가고 없지만 그들의 흔적은 이렇게 남아서

뒷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구나 공연히 엄숙한 마음이 되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도서관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공간이 바로 야외극장입니다.

이 곳에서 당시를 보여주는 연극을 한 편 공연하거나 혹은 터키를 느낄 수 있는 소음악회라도 열린다면

여행의 흥취가 더할텐데 그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읽고 있는 서양문화사를 다시 찾아서 원형극장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고

당시의 연극에 대한 글을 좀 더 읽어보면 좋겠다 마음속으로 그런 마음을 먹기도 했습니다.

현장감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을 때 보는 글이 더 생생할 듯해서요.


파묵칼레에 가서는 수영을 할 수 있다고 수영복을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물론 물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저는 일정에서 이것을 마음에 지우고 다른 사람들이 물에 들어간

시간에 주변 경관을 구경해야지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행중에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수영복을 두 벌 준비해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면 어떻게 하냐고 한 번 입고 들어가보기라도 하라고 강력하게 권하는 사람이

있었지요,처음에는 그냥 한 귀로 흘려버리고 말았으나 두 세번 이야기하는 바람에


또 한 가지는 한 번 해볼까? 수영도 아니고 그냥 물에 몸을 담그는 일인데

마음속의 금기를 이렇게 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치속에서 야외에서 일단 물에 발을 담그는 경험을 하고 나니

식당에서만 해도 망서리던 마음에 점을 팍 찍고 그러면 한 번 들어가보자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수영을 했거나 이미 어른이 되어서도 수영을 배워서 물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이런 망서림이 너무나 이상하겠지요?

수영을 할 줄 모른다는 말에 어린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랍니다.

수영을 못해요?

아마 이해하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약간 긴장하여 물에 들어가니 물이 따뜻합니다.

문제는 바닥에 이끼가 잔뜩 끼어서 발을 딛기가 겁이 난다는 점인데

그래도 한동안은 그 곳에서 조금씩 움직이며 몸에 닿는 물의 느낌을 즐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피하려고 했던 이끼에 발이 걸려 갑자기 몸이 뒤집어지는 기분이 들면서

갑자기 패닉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런 것을 패닉이라고 하는가 그 순간 안경이 벗겨지는 기분이 들면서 코로 물이 들어가는 느낌이고

눈앞이 깜깜한 기분이 들더군요.

주변에서 사람의 소리는 들리는데 제 입에서 소리는 나오지 않고

이러다가 아무도 못 보면 죽을 수도 있을까

머리속에서 한꺼번에 여러가지 의문이 소용돌이 치고 있습니다.

한 쪽에서 웃는 소리도 들리고 어,어 하는 소리도 들리는 것같은데

머리는 멍멍하기만 한 상태

순간이었지만 그것이 영원처럼 느껴지는 공포감이란..

일행중에 한 사람이 마침 손을 잡아서 꺼내주는 바람에 일단 그 곳을 벗어났지요.

그리곤 진정하고 나니 마음이 가라앉았고 한국에 돌아가면 수영을 좀 배워야지 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런 말을 하니 옆에 있던 사람들이 놀랍니다.

그렇게 놀라고 나서 어떻게 방금 마음이 진정되는가 라고요

그래서 갑자기 에니어그램 유형 이야기가 나오고

위험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한 사람들마다의 다른 반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호텔에 돌아와서 다시 실내 온천에 한 번 더 갔는데

마음속에서 금기를 확실하게 깨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돌아와서  아직 수영장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수영장이 나와는 무관한 곳이 아니라

언젠가는 가야 할 곳으로 생각되는 것과  사진기를 따로 장만하여 날이 풀리면 호수공원에 가보리라

작정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05.1.29 11:56 AM - 삭제된댓글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저도 수영에는 맥주병이었는데
    국내호텔 수영장 갔다가 위와 똑같은 느낌으로 죽을 뻔한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수영을 꼭 배우리라 마음 먹었었지요.
    그이후 3개월동안 강습받고 평형 밖에 못 합니다.
    아휴~ 전 맥주병 이야요.

  • 2. blue violet
    '05.1.29 3:01 PM

    이야기 해주시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단는 말이 실감나네요.
    저도 앞으로는 여행가기 전에 공부 좀 많이 해야겠네요.
    그러면 마음에 남아있는 부분이 많겠지요.

  • 3. 리니맘
    '05.1.30 9:16 PM

    저도 얼마전에 파리,이태리에 다녀왔지만 어쩜 이랗게 재미있게 후기를 남겨 주세요.안가봐도 가본것 같이.......(처음엔 봄베이 인줄 알았어요.)
    파리의 박물관(퐁피두,루브루,오르세이) 베니스의 구겐하임 박물관등 딸 덕분에 가서 보기는 했지만 자세한 그림과 설명을 올려주셔서 느낌이 배가 되어 이제야 감동을 느낀답니다.

    계속 알려주세요.

  • 4. 아뜨~
    '05.2.3 3:51 PM

    파묵칼레근처 호텔은 가격대비 훌륭했던거 같아요
    호텔수영장도 온천물이죠?
    넘 재미있었는데....또 가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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