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토요일 밤에 보는 고흐
그런데 건초염이란 이상한 병에 걸렸다고 하네요.
무서운 병은 아니고 한 일주일 치료하면 낫는다고 하는데
설겆이도 하지 말고 무거운 것은 들지 말라고 해서
아니,뭔 고급병이냐 웃었습니다.
진료실에서 나오기 전에 자판을 쓰는 것은 가능하냐고 했더니
그 정도는 된다고 하네요.
다행히 왼손이 아픈 것이고 물리치료도 받고 약도 먹어서인지 어제보다는
상태가 아주 양호합니다.
어제 손이 이상하여 하염없이 나오는 고흐의 그림에 대해 마음컷 구경하고 올리지 못한 그림들이
아쉽다고 아우성이어서 클래식 오딧세이를 들으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구두 한 켤레로 그 신발의 주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강렬한 느낌의 그림이지요.
구두를 만드는 사람들,구두를 파는 사람들은 구두를 신은 사람들보다도
그가 혹은 그녀가 신고 있는 구두를 보면 그 사람에 대한 파악이 된다고 하더군요.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또 자신의 안경을 통해 사람을 파악하겠고요.
그것이 다는 아니겠지만 일정 정도 그런 잣대를 통해 사람을 판단하고
그것에 근거해서 사람들을 사귀기도 하고 가리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어요.
내 이름은 빨강을 소개하자 artmania님이 이슬람에서 빨강이 가능한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더군요.
주인공 중의 한 명이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이슬람세계에서 잘 알려진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주면서 자신은 빨강으로 여자는 파랑으로 나타낸 것을 빗대어서 내 이름은 빨강이란 제목이
나온 모양이더군요.
저는 그 책을 읽다가 아껴두고 현지에 가서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서
오늘은 함께 산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마 광고에서 본 제목이기가 쉬운데요 임프리마투르라는 소설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루이 14세가
영국에서는 찰스 2세가 집권하던 시기
빈에는 투르크 군대가 포위하고 있어서 만약 빈이 굴복한다면 서방세계 전체가
이슬람에게 굴복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감도는 시기
교황 인노켄티우스11세가 돈을 모아서 기독교 세계의 용병들을 모아 빈으로 보내는 시기
그 시기를 배경으로 로마의 한 여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는 소설인데요
그동안 읽은 서양사의 배경 지식이 하나로 뭉치는 느낌을 받으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역사소설,혹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지적인 자극과 소설적인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네요.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시디로 담아서 책속에 넣어주었기 때문에 (작품중에서 카스트라토와
기타 연주를 하는 사람,시인등이 등장하고 그 속에서 이야기된 작품을 담은 것이지요)
소설을 읽으면서 그 시대를 배경으로 음악을 듣는 신기한 경험을 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즐겨 읽은 사람들이라면 더욱더 재미있게 즐기지 않을까요?
이 그림을 보고 있으니 그가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란 것이 실감납니다.
그런데 튤립이 사실은 오스만 투르크에서 온 것이라고 하더군요.
요즘 터키에 가기 전 그 곳의 역사를 읽다보니 여기 저기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튀어 나오는군요.
오늘의 소설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전성기에 서양인에게 거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그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혼자 웃었습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이고 우리가 아는 크로와상이란 빵도 초승달 모양을 상징으로 쓰는 그들의
침략을 물리친 서양인들이 빵으로 만들어서 씹어서 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음식이나 음료,꽃의 역사를 읽다보면 뜻하지 않은 사실들에 놀랄 때가 많이 있네요.
고흐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시기마다 그의 그림 경향이 참 다르다는 느낌이 확 오네요.
같은 농가를 그린 것이라도 위의 그림과 지금 이 그림의 느낌은 얼마나 다른지요!
클래식 오딧세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클라리넷 연주자 오광호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가 독일에서 21년동안 살다가 한국에 교수로 와서 후학을 키우면서 연주회도 자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새로운 레파토리를 자꾸 개발하여 우리들에게 소개한다고 이야기를 하네요.
그러면서 새로운 곡을 내놓으면서 늘 걱정을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곡이라도 좋은 곡이라면
청중과 교감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저도 그림을 소개하면서 늘 잘 알려진 그림보다는 잘 모르는 그림들
그래도 알리고 싶은 그림들에 더 눈이 가는데 싶어서 마음이 맞는 사람을 알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군요.
혹시 임프리마투르에 관심이 가서 책을 읽은 분이 있거나
읽어보고 나서 그 시기의 역사에 관심이 가는 분이 있다면
소개하고 싶은 또 한 권의 책이 있는데요
왕비의 침실이라고 번역된 소설입니다.
저는 그 작품에서 처음으로 푸케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 사람의 운명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는 했지만 그리곤 잊어버렸거든요.
그런데 이번 소설에서는 푸케가 중요한 인물로 나옵니다.
물론 현장에서 만나는 캐릭터가 아니라 주인공과의 인연으로
그리고 현장에는 없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로 중요성이 크지요.
그래서 갑자기 왕비의 침실이 생각나면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역사에서는 패배했지만 소설속에서 부활한 인물,...
그림을 보면서 클래식 오딧세이를 들으면서 보낸 시간
벌써 연주회가 다 끝나가고 있네요.
요즘은 이 곳에 들어와서 그림 보고 글을 쓰고 하다보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
영화를 보다가 다 못보고 잠이 들어서 이틀에 걸쳐 영화를 보는 불상사?가 일어나곤 합니다.
그러니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다 잘하긴 참 어렵구나 그런 탄식을 하게 되네요.
어제 보다 만 영화 신과 함께 가라를 마저 보려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아직 많이 남은 고흐 그림은 몇 번에 나누어서 천천히 찬찬히
그렇게 보고 싶네요.
함께 올려 놓는 음악은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5번 d장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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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스카로
'05.1.9 10:45 PM애둘 재워놓고 커피한잔과 마주한 이 시간이 너무...좋습니다.
고흐의 작품은 보고 있으면 그림이 마구 살아서 움직이는거 같아요.
그림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지만...고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예요.
감사합니다.2. 코스모스
'05.1.10 12:37 AM고흐의 그림을 보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추리,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데 소개해 주신 책 읽어 봐야겠네요. 요즘은 미술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어서 좋아요. 지금 막 "시와사랑에 빠진 그림"을 다 읽고 82쿡에 와서 쉬고 있어요.
3. intotheself
'05.1.10 12:58 AM코스모스님
그런데 시와 사랑에 빠진 그림은 누가 쓴 책인가요?
궁금합니다.
추리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분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핑거 포인트 1663을 쓴 이안 피어스 (작가 이름이 확실하지는 않군요.기억이)가
미술작품을 둘러싼 미스테리를 그린 소설들을 썼다고 하는데
서해문집에서 번역중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그 소설의 출간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 곳에서 제가 잘 모르는 작품에 대해서
소개받을 수 있으면 서로에게 피드백이 되어서 즐겁겠지요?4. artmania
'05.1.10 2:42 PM그림을 그냥 보는 것보다 소설속에서 만나면, 더 새롭고 기억도 오래남고, 무엇보다도 몰랐던 의미를 간추려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intotheself님 덕분입니다.
앞으로 좋은 그림, 재미있는 책들 많이 소개해주셔요 ^^*
'내이름은 빨강'에서 '빨강'이 그런 맥락이었군요.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댄브라운'과 헤어지면, 빨랑 만나봐야겠어요 ㅎㅎ5. 피글렛
'05.1.11 9:45 AM한번도 보지 못했던 고호의 작품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새로운 고호를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6. joy21
'05.1.11 10:31 PM저도 고흐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런데 오늘 보여주신 그림들은 풍이 많이 다르군요.
모르고 있었던 것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감상 잘 하고 있습니다.7. 앨리스
'05.1.19 12:32 PM그림을 잘모르는 저도 색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있네요. 그래서 명작인가보네요.
하나 소장해서 감상하고 싶네요.8. ᆞ루미ᆞ
'17.7.24 6:25 PM●●●고흐 그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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