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중국 사는 야그~(중국은 넓고 중국어는 어렵다 1)

| 조회수 : 1,822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4-12-26 09:32:05
중국에 와서 제일 처음 부딪쳤던 게 뭔 줄 아십니까?  '공항 문" 이라고예??  그기 아니고....   네~~ 맞심니다. 바로 '언어' 였심니다.    
물론, 만국공통어 '몸으로 말해요~~' 가 있지만, 지 머리 털 나고 두 번째 접해 본 제2 외국어  바로 '중국어'를 배우면서 일어난 많은 웃지 못할 야그들을 오늘부터 조금씩 할까 싶심니다.

중국어 하니까 예전에 모 토크쇼의 진행자(창문 같이 태가 큰 안경 쓰고, 양복 소매를 흰 와이셔츠 소매와 함께 둥둥 걷어 입었던 나이든 아자씨)에게 출연자가 했던 중국어 한 마디가 갑자기 생각 나네예.
"조 따거! 니 츠팔 러마?"  
아마 고때 출연자가 심야 토크쇼를 빙자해 '츠판'을 '츠팔'이라고 오버해 가며 '욕 시럽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제법 긴 문장의 중국어를 듣고는(고전에는 고작 '니하오'와 엉터리인 '띵호아'만 들었으니까 제법 길지예),
'참으로 듣기 거북살 시럽네....... 조런 비속어 시러븐 말은 내 평생 절대 배울 일이 없을 끼구만... ㅉㅉㅉ.~~' 라고 생각을 했었심니다.

사실 영어 그 하나만 해도, 배우데 그 많은 시간과 정력을 낭비했지만 사실 제 평생 유창히 써먹을 일이 뭐 그리 많겠심니까.  남정네가 코쟁이도 아니고 말이지예.  
첨엔 시험점수를 따야 하니까, 고 담엔 취직을 해야 하니까, 결국엔 묵고 사는 도구가 되었으니까 우짤수 없이 멀리하고 싶어도 못하고 그저 곁에 두었지예.

그런데, 영어가 몸에 익을 만 하니 이번엔 '중국어'가 또 저를 못살게 구네예.
이를 우짜면 좋을지....
한국이라면 우짜든지 함 피해도 보겠구만, 이래 중국 땅에 제 발로 굴러 들어와서 피한다는 건 말도 안되니...  
그래서 불혹의 나이에 돌이 뽀사지도록 열심히 공부를 하는 중 임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아~ 드디어 성룡 영화에서 많이 듣던 고 소름 돋는 감탄사도 배우겠구나..' 하며 내심 호기심이 발동 돼 좋았는데....
예? 그기 뭐냐고예?
제가 중국어를 처음 들은 건 성룡 주연의 홍콩 영화에 미쳐 있을 때 였지예.
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여자 주인공들이 주로 하는 말은 아주 소름돋게 인상적이었심니다. "아~이~~야~~!!"  고 코맹맹이 소리로 하는 감탄사 종류 말임니다.
그 소리가 왜 그리 간질간질하고 소름이 돋던지...  
근데, 그건 광동어라는 사투리고 제가 배우는 말은 북경어 즉 '푸통어(普通語)'라는 표준말이라서, 그런 홍콩 영화 속의 간지럽고 그 긴~ 감탄사"아~이~야~~!!" 대신 짧은 단어 "아~!!" 로 고마 끝나 더라꼬예.

한마디로 말하면, 예쁘고 미사여구가 많은 서울말과 투박하고 짧은 갱상도 말이라 생각하면 딱 되겠심니다.
에구에구~~ 열심히 배운 중국어로 코맹맹이 섞어서 지도 넘 부럽지 않게 남정네의 가심에 불을 확~ 지필 수 있었는디......
"아~이~야~~!!"    아깝다......      

지금 까진 사설 이었고예 본격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 때만 해도 한문을 학교에서 정규 과목으로 다 배웠지예.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하여 도합 6년 동안이나.
근데, 전 한문시간에 뻑 하면 졸거나, 아니면 공부도 못 하는 기 꼭 다른 공부 한다꼬 영어 책 펴들고 있고.... 그래놓고는 사회 나와서 "우리는 한문 세대가 아니라서...그래서 잘 모른다 이 글자..."라고 나의 무식함을 감추기나 하고...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고백 하건데, 사실 지는 거의 지 이름 석자 밖에 모르는 까막눈임니다. 고런 이유로, 고등학교 때 이과반 이었고예, 눈이 어지러븐 다른 신문들 보다 한XX 신문만 좋아 했심니다.
그리고 저는 한문을 쓰는기 아니라 그리는 수준 이었지예. 넘들이 잘 그럽디다.
특히 한문 샘께서, "니 참으로 한문을 잘~ 그린데이~ 아주 맹필이다..."      

그런데, 남정네는 저 와는 딴판으로 아주 한문에는 도가 튼 사람 임니다. 필체도 좋으려니와 거의 모르는 한문이 없고 읽고 해독하고 쓰는데는 중국 본토 사람도 울고 가니까예.
그래서 남정네는 늘 지보고 이래 말하곤 했심니다.
"좀 배와라~ 배와서 넘 주나?? 무식하구로..."
'그래 내 무식하다. 그래도 회사 잘만 다니고 사는데 아무 지장 없더라...흥~~!!'

그런데, 이런 무식한 까막눈이 이 중국 땅에 와서 오히려 대접을 받고, 한문에는 도통한
남정네는 오히려 고생을 하고 있다면, 믿으시겠심니까??
뭔 소린고 하면예, 전 그야말로 백지 상태로 첨부터 기초다 생각하고 발음이며 읽고 쓰고 모두 중국식으로 차근차근 배우고 있는데, 남정네는 한국에서 배운 한문에 너무 길들여져 있기도 하지만 많이 아니까 굳이 선생님께 혼나가며 다시 배울 맘이 없는 거지예.  바로 그 점 때문에 중국 땅에선 저 이까막눈이 더 대접 받고 살고 있단 말씀임니다. 그래서, 한국에선 기도 못 펴던 지가 여기선 기 확~ 펴고 삼니다.

외국어는 잘 아는 사람보다 잘 써먹는 사람이 장땡이고, 또 본토 발음대로 해야 대우 받는 거 아니겠심니까. 저는 그런 점에선 아주 뛰어 난 가 봄니다. 엉터리던 말았던 무조건 겁 없이 써 먹고 있으니까예.
그러다 정식으로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단 맘을 쿤밍 온지 4개월이 지나서야 먹었심니다.
엉터리던 말았던 잘 써먹는 건 좋은데, 시장에서 뒹구는 저급한 말 말고 보통 사람들이 쓰는 고급스런 말을 본격적으로 배워야 겠구나 하고 말이지예.

중국은 물론이고 외국에 가면 먼저 밟는 코스(랭기지 코스)를 전 집에서 하고 있심니다.
학비도 학비지만 시간을 그렇게 많이 할애해 가면서 학교엘 나갈 상황도(엄니와 애도 있고, 남정네 사무실이 집에 있는 관계로 제가 서류 등 일을 도와주어야 해서) 아니고 해서 참한 '푸다오 라오스(과외 선생님)' 밑에서 1주일에 아이와 함께 3번씩 배우고 있심니다.

중국어 배우면서 한국인들이 가장 힘든 게 바로 사성과 발음 이더라고예.
우리 국어는 모두 평음인 반면에 영어에는 액센트가 있듯이, 중국엔 발음시 평음, 상성음, 완곡음, 하성음 등 4가지가 있지예. 거기에 반삼성 등등.. 이래저래 하면 복잡하기 짝이 없고 저 같이 머리가 나쁜 사람은 아주 정신이 사납심니데이.
거기다 '핑인(발음기호)' 도 원 발음 기호와 틀린 변종이 너무 많아서, 특히 갱상도 보리문디 억센 발음의 소유자들은 발음이 안돼 애를 먹고 있지예.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우리 남정네.........
남정네는 발음도 좀 그렇고, 사성도 구분이 잘 안되어 선생님의 혹독한 가르침을 이겨내다 결국은 고만 과외는 그만두고 이래 말 합디다.
"내는 다 읽고 해독하고 쓸 줄 아니까 마 이래 살란다. 잘하는 니나 계속 해라..."
그래서 저는 중국에 사는 동안 본토 중국어를 열심히 배워 가서 인자부터 절대 무식하단 소리 안듣고 살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지예.

오늘은 요쯤해서 중국어를 배우는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맛 배기로 보여드리고, 다음엔 본격적으로 살면서 겪은 중국어에 대한 애피소드를 써보겠심니다.

감싸 함니데이~~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라레
    '04.12.26 12:26 PM

    맞아요, 맞아. 그 "아~이~야~...오홍~!"하는 감탄사. ㅎㅎㅎ
    그 어렵다는 중국말을 하신다니 존경스럽습니다. 3개국어 능통자시네요. ⊙_⊙

  • 2. 안나돌리
    '04.12.26 12:28 PM

    아~~흥미진진합니다.
    다음편 기대만빵입니다요~~~

  • 3. intotheself
    '04.12.26 10:56 PM

    띠깜님

    그런데 띠깜이란 무슨 뜻인가요>

    우선 궁금증부터 풀고 싶어서 물어보고 시작할께요.

    글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늘 아들과 함께 공부를 하다가 마음이 많이 상했었는데

    그만 다 풀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글을 재미있게 쓰지 못한다는 콤플렉스가 있는 편인데

    오늘도 이렇게 생생한 구어체의 글을 읽다보니 약간 기가 죽네요.

    활달하고 호기심넘치는 기운이 펄펄한 분이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실크로드 기행으로 중국에는 딱 한 번 가보았는데

    더 가보고 싶은 곳은 북경과 남부의 소주 항주 지방에 가고 싶습니다.

    지금을 프랑스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중국어도 해보고 싶다는 강한 자극을 받은 날이기도 하지요.

    카라바지오 그림 수정하느라 보다가

    띠깜님의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라울 뒤피의 그림 한 점 골랐습니다.

  • 4. 김혜진(띠깜)
    '04.12.26 11:20 PM

    intotheself 님~~ 우선 좋은 그림과 과분한 말씀들 모두 감사 드림니다.
    띠깜은예, 지가 어릴때 물을 넘 좋아해 부산의 해운대 송정 바닷가에서 살다시피 하니까 아주
    깜디 저리나가라 하듯 새까만 거였심니다. 밤에 불끄고 보면 눈밖에 안보인다는......ㅎㅎㅎ^^
    그런 제 모습을 보고 할매가 별명을 "깜디"를 거꾸로 읽어서 "디깜"으로 지어 주셨는데, 앞의
    글자를 더 새게 읽자는데 모두 의견을 모아 "띠깜"으로 최종 낙찰이 됐다는 슬픈 전설이.....^^

    그 어렵다는 불어를 하신다니......지가 기가 죽심니다.
    그라고 북경은 별 볼거 없고예, 항주나 소주가 괜찮지예.
    여기 곤명도 아주 볼거리가 많고예~~^^

    그림...... 잘 볼줄은 모르지만....... 넘 좋고 감사 드림니다.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도네예. 지 코 풀러 감니데이~~=====3333333333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2852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1 도도/道導 2024.11.29 264 0
22851 눈이 엄청 내린 아침, 운전하다가 5 ll 2024.11.28 695 0
22850 눈이 오면 달리고 싶다 2 도도/道導 2024.11.28 362 0
22849 첫눈이 너무 격정적이네요 5 시월생 2024.11.27 792 0
22848 2024년 첫눈입니다 2 308동 2024.11.27 582 0
22847 거북이의 퇴근길 4 도도/道導 2024.11.26 574 0
22846 홍시감 하나. 8 레벨쎄븐 2024.11.25 715 0
22845 차 안에서 보는 시네마 2 도도/道導 2024.11.24 554 0
22844 아기손 만큼이나 예쁜 2 도도/道導 2024.11.23 783 0
22843 3천원으로 찜기뚜껑이요! 7 오마이캐빈 2024.11.23 1,579 0
22842 대상 무말랭이 8 메이그린 2024.11.21 1,225 0
22841 금방석 은방석 흙방석 보시고 가실게요 6 토토즐 2024.11.21 1,255 0
22840 보이는 것은 희망이 아니다 2 도도/道導 2024.11.21 356 0
22839 시장옷 ㅡ마넌 28 호후 2024.11.20 8,676 0
22838 섬이 열리면 3 도도/道導 2024.11.19 602 0
22837 ..... 3 꽃놀이만땅 2024.11.18 1,397 0
22836 민들레 국수와 톡 내용입니다 김장 관련 4 유지니맘 2024.11.17 1,696 4
22835 사람이 참 대단합니다. 4 도도/道導 2024.11.16 764 0
22834 11월 꽃자랑해요 2 마음 2024.11.16 670 0
22833 목걸이좀 봐주세요.. ㅜㅜ 1 olive。 2024.11.15 1,235 0
22832 은행 자산이 이정도는 6 도도/道導 2024.11.14 1,232 0
22831 특검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 2 아이루77 2024.11.14 311 2
22830 새로산 바지주머니에 이런게 들어있는데 뭘까요? 4 스폰지밥 2024.11.13 3,340 0
22829 최종 단계 활성화: EBS 경보! 군대가 대량 체포, 전 세계 .. 허연시인 2024.11.13 362 0
22828 비관은 없다 2 도도/道導 2024.11.13 371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