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중국의 56번째 민족 "新鮮族"

| 조회수 : 1,644 | 추천수 : 21
작성일 : 2004-12-16 15:26:26
한국에 살 때 주위에 우리의 중국 동포 '조선족'을 어렵지 않게 보곤 했었지예.
벌써 한중수교가 10여년이 넘었고, 그런 시대 흐름을 타고 우리의 중국 동포들은 거금을(?) 들여,
그들이 꿈꿔온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으로 속속 들어오게 되었으니까예.

7-8년전만 해도 혹시나 표현이 아주 어정쩡한(북한말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한국 말은 더더욱 아닌)
말로 "일 없시요~"(상관없다 괜찮다는 사양의 표현)나 "챙취 합시다래~"(이루어 냅시다)라고 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고개를 돌려 한번 보곤 했었으나, 이제는 우리보다 더 표준말을 잘 구사할 줄
알고, 그들의 낙원(?) 한국에서 버티며 살아나갈 재간(능력을 그들은 재간이라 하더라꼬예)을 충분히
가진 중국동포를 쉽게 볼수 있다고 생각 함니다.

여기 중국 쿤밍으로 이사와 조선족이 과연 여기에는 얼마나 살고 있을까 궁금했었심니다. 주로 동북
쪽에 많이 사는 지라 여기에는 몇명 있겠나 했더니 그건 오산 이였지예. 한국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아니 그들이 터를 잡을 곳이라면 어디던 깊고 굵은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소수민족중 하나가 바로
우리 중국동포인 '朝鮮族' 이었심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 새로 생긴 56번째 소수민족을 아심니까?
바로 '新鮮族' 임니다.  IMF 이후 중국으로 들어와 살면서(경제적인 혹은 아이들 교육적인 이유를
막론하고) 중국인화 되어 살아가고 있고,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이 안좋아 절대 한국으로는 안들어
가겠다는 여기 한국인들을 일컬어 '신선족'이라고 칭한다 함니다.  

언젠가 중국 상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우리끼리는 한국말을 하고, 중국 사람들과는 또 별 어려움 없이
(좀 과장은 됐심니다만..^^;;;) 중국말을 하는 저에게 그 상점 점원이 이렇게 물어 봤심니다.
"니 쓰 부 쓰 초센주?(너 조선족이 맞니 아니니?)"
"부 쓰. 워 쓰......(아니, 난.....)"
제가 설명도 다 하기 전에 "워 쯔돌러. 니 쓰 "싱센주". 뙈이 마??^^(아, 나 알겠다. 너 신선족이네.
맞지?^^)"
"싱센주? 워 쁘즈다오. 저 쓰 션머?(뭐 신선족? 잘모르겠는데, 그게 뭐야?)"
"ㅋㅋㅋ...ㅎㅎㅎ... 저 쓰 카이완쇼우~(ㅋㅋㅋ 농담이야..)"

그때 전 첨으로 '신선족'이란 단어를 들었고, 그 당시 농담이란 말에 그냥 웃고 나와 버렸지만, 왠지
웃지 말아야 할 장면에서 그만 웃고만 듯한 찜찜함에 그날 밤엔 잠을 못 이루었심니다.
내가 바로 그들이 웃으면서 농담처럼 흘렸던  바로 그 '신선족'인지....
이게 과연 중국 속에서 당당히 자리잡고 살고 있는 한국인의 모습을 담고 하는 얘긴지...  
그렇다면 우리 동포인 '조선족'과는 무슨 연관이 있는지....

그날 이후 우연히 그동안 수없이 보고 쓰고 하던 중국 지폐를 유심히 보게 되었심니다.  최근 몇년
사이 중국의 전 화폐에 있던 소수민족의 얼굴을 다 없애고 모택동의 얼굴로 바꿔 가는 과정에 있는데,
이미 많은 소수 민족의 얼굴들이 중국인들 생활에서, 아니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지예.

오늘은 제가 가지고 있는 지폐를 종류별로 함 찍어 봤심니다(물론, 없는 것도 있고 또 이미 새로 나온
신권과 같이 쓰는 것도 있는데, 저에게 있는 것만 올려 봤심니다).
제일 큰 화폐단위인 100元에서 작게는 1마오(1角)까지 있는데, 이미 얼굴이 바뀐 것이 대부분이나
2元, 1元, 5角, 2角, 1角 등에는 아직도 소수민족의 정감 어린 얼굴들이 있지예. 그중 기뻐해야 할지,
슬퍼 해야할지 우리의 중국동포인 '조선족' 얼굴도 있으니 함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쓱쓱~~.. 싹싹..~~ 여기저기.~~....   아마 쉽게 찾은 분들고 계실 것이고, 또 그 얼굴이 그 얼굴
같이 보이느 분들도 계실것 같습니다.

우리 동포의 얼굴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중국의 화폐중 가장 작은 1角  바로 위인 2角에 그려져 있심
니다(우리나라 같으면 50원 짜리 정도에 해당 될까싶네예).    
2角은 맨 아래에서 두번째 줄 오른쪽에 있는 파란색 작은 지폐고예, 그중에 앞에 그려져 있는 여인
말고 그뒤 약간 가려진 듯 그려져 있는 한복입은 여자가 바로 조선족 여인 임니다.

"에게게~~ 겨우 2각..." 이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전 처음에 그런 생각이 번뜩 들더라꼬예.
"우리 동포 위상이 중국에서 겨우 공중화장실 한번 다녀올 그 돈부스레기 밖엔 안됐나.."
참으로 씁쓸한 맘 이었지예.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면 총 55개 소수민족 중 과연 몇개의 민족이 중국에서 통용되는 화폐에 담겨져
있나를  따지면, 비록 공중화장실용으로 그 화폐 가치가 떨어진 지금에도 널리 사용되는 2角에 당당히
우리 동포의 얼굴이 있다는 게 얼마나 눈물나게 고맙고 기쁜지...
그리고 현재 1元짜리 지폐까지는 모택동 얼굴이 새겨진 신권으로 바뀌고 있지만, 설마 공중화장실에서
나 통용될 2角까지 중국 인민들의 우상인 모택동 얼굴이 새겨지겠나....... 싶은 생각에 미치자, 우리
중국동포의 얼굴은 영원히 중국사람들 사이에 널리 통용되고 기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마져
들어 흥분을 감출수가 없었지예.  
아마, 중국에 살지 않고는 이런 기쁨과 울컥 하는 감정의 맛을 못 느끼실거라 생각함니다.  


그런 우리 동포의 위상에 당당히 맞서는 '신선족'....
새로 급 부상한 56번째 소수민족인 '신선족'의 한사람으로써(향후 몇년 간만) 한국을 대표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또 중국의 어떤 곳이던 깊고 튼실한 뿌리를 내려 살면서 중국 내 위상을 이루어 낸
우리동포들에게  과연 '신선족'들이 플러스 역활을 잘 해 줄 것인지,  
아님 한국인들의 단점대로 서로에게 상처주고, 결국엔 등 돌리며 그나마 동포들이 이루어 놓은 위상
마저 깍아낼 것인지........

갑자기 많은 숙제와 짐을 덜렁 떠 안은 것 같은 부담감과 책임감에 오늘도 또 잠을 설칠 것만
같심니다.  

중국의 먼 쿤밍땅 '신선족'의 새로운 위상을 닦고 있는 띠깜이, 오늘은 성격답지 않게 무거운
얘기를 주절주절 해봤심니다.

감싸 함니데이~~  

PS-이글은 일전 헬로엔터에 올렸던 글 이었심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12.16 8:51 PM

    외국에 나가 사시면 한분한분이 모두 민간외교관이라..참 많이 부담되실 것 같아요...

  • 2. cook엔조이♬
    '04.12.16 9:13 PM

    혜진님은 어디 가시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분이실거란 생각이 듭니다.

  • 3. cinema
    '04.12.17 2:50 AM

    진짜 어디가서든 잘하실분 같아요..
    저도 외국에 나와있다보니..많이 조심하게는 되더라구요..
    민간외교관이라는 거창한 이름은 못붙혀두...^^
    신선족~이야기를 들으니..그렇네요...

    그건그렇고 저위에 있는 중국말 혜진님꼐서 쓰신~
    그말고대로 읽으니 제가 중국어를 잘하는듯 들리네요...
    앞으로 한문장이라도 익혀 중국친구에게 써먹게 종종 부탁드려요..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저지만~ㅋㅋ

  • 4. 달려라하니
    '04.12.17 11:57 AM

    혜진님 화이팅!!!!!!!!!!!!!!!

  • 5. 안나푸르나
    '04.12.17 1:18 PM

    옳은 말씀 이에요...신선족...해외교민으로 열심히 하루하루 충실하게 그리고 이웃을
    돌아보며 산다면 아름다운 신선족 멋있는 한국인이 되지 않을까요..
    힘내요.~~!!
    아참,찹쌀모찌 도전 해봤어요.
    모양이 예쁘게 안되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예쁘게 할 수 있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2852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1 도도/道導 2024.11.29 266 0
22851 눈이 엄청 내린 아침, 운전하다가 5 ll 2024.11.28 698 0
22850 눈이 오면 달리고 싶다 2 도도/道導 2024.11.28 362 0
22849 첫눈이 너무 격정적이네요 5 시월생 2024.11.27 793 0
22848 2024년 첫눈입니다 2 308동 2024.11.27 584 0
22847 거북이의 퇴근길 4 도도/道導 2024.11.26 577 0
22846 홍시감 하나. 8 레벨쎄븐 2024.11.25 715 0
22845 차 안에서 보는 시네마 2 도도/道導 2024.11.24 554 0
22844 아기손 만큼이나 예쁜 2 도도/道導 2024.11.23 783 0
22843 3천원으로 찜기뚜껑이요! 7 오마이캐빈 2024.11.23 1,582 0
22842 대상 무말랭이 8 메이그린 2024.11.21 1,226 0
22841 금방석 은방석 흙방석 보시고 가실게요 6 토토즐 2024.11.21 1,255 0
22840 보이는 것은 희망이 아니다 2 도도/道導 2024.11.21 356 0
22839 시장옷 ㅡ마넌 28 호후 2024.11.20 8,677 0
22838 섬이 열리면 3 도도/道導 2024.11.19 602 0
22837 ..... 3 꽃놀이만땅 2024.11.18 1,397 0
22836 민들레 국수와 톡 내용입니다 김장 관련 4 유지니맘 2024.11.17 1,707 4
22835 사람이 참 대단합니다. 4 도도/道導 2024.11.16 764 0
22834 11월 꽃자랑해요 2 마음 2024.11.16 670 0
22833 목걸이좀 봐주세요.. ㅜㅜ 1 olive。 2024.11.15 1,235 0
22832 은행 자산이 이정도는 6 도도/道導 2024.11.14 1,233 0
22831 특검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 2 아이루77 2024.11.14 311 2
22830 새로산 바지주머니에 이런게 들어있는데 뭘까요? 4 스폰지밥 2024.11.13 3,341 0
22829 최종 단계 활성화: EBS 경보! 군대가 대량 체포, 전 세계 .. 허연시인 2024.11.13 362 0
22828 비관은 없다 2 도도/道導 2024.11.13 371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