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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습득, 그 뒷이야기...

| 조회수 : 3,562 | 추천수 : 196
작성일 : 2009-11-09 01:53:22
주인분께 무사히 잘 돌려드렸습니다.^^
신분증도 연락처도 없어서 지갑에 있는 카드사에 연락을 했어요.
그런데 여자분 카드사랑 전화 연결이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이 그 분 남편으로 추정되는 카드의 카드사에 연락을 하기에 제가 말렸어요.
혹시 남편에게 말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을지 모르잖아!!!!!!!
당사자 것으로 해!!!!!!
그랬더니 남편이 웃으면서 알았다고 하대요. ㅋㅋ

여자분 카드사랑 어렵게 연결이 되었고,
(L사 분실신고 연결이 왜 그렇게 힘든지..)
암튼, 저희 연락처를 남겨놓고 기다렸는데 그날 저녁은 전화가 없더라구요.
그러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주인분께 전화가 왔어요.
택시 타고 온다고 하셔서 저희 아파트 근처에 있는 학교를 알려드렸죠.
(다행히 같은 관악구민)

도착했다는 전화가 오고 학교로 나가는 도중에 이런저런 생각을 했답니다.
돈 없어졌다고 생떼를 쓰는 건 아니겠지?
사진이 없는데 주인 확인은 어떻게 할까...
문제를 낼까?
"지갑에 마트 적립카드가 있는데 그 마트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뭐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달려나갔죠.
(아이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꺼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걸 보여주기에 저희 아이는 아침잠이 너무 많아요...^^;;;)

초등학교 앞으로 달려나갔는데,
지갑 주인으로 보이는 40대 후반 아주머니께서 계시더군요.
초조함이 한 눈에 보여 문제를 낼 필요도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성함만 확인하고 지갑을 돌려드렸어요.
전날 월급 받은 전부였다면서 밤새 한숨도 못 주무셨다고 하시더군요.
모임이 있어서 저녁에 온 전화를 못 받았다구요.
너무 고맙다고 하시면서 눈물까지 글썽이시는데,
당황해서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
제가 바로 주운 것 같아서 다른사람 손을 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한번 확인해 보시라고 했어요.
지갑을 열어보시고 확인이나마나 수표고 뭐고 모두 그대로라고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제 기분까지 다 좋아지더라구요. ^^
저도 지갑 꽤나 잃어버려봐서 지갑이 없어졌을 때의 아득함을 잘 알거든요.
물론 간수를 잘 해야겠지만,
여러분도 혹시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해서 연락가능한 전화번호 적어두세요.
신분증 뒷면에 적어두시거나... 쪽지 하나 적어서 두시거나...
그럼 연락이 더 빨리 갈 수 있겠죠? ^^

그 분의 밝아진 표정만 봐도 보상 받은 것 같았는데
우유랑 요구르트를 선물로 주셨어요.
사양하다가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사실 우유랑 마실거리가 똑 떨어진 상태라 무지 반가웠음! ㅋㅋ)










그런데....
저는 지갑을 네번 정도 잃어버린 전력이 있는데...
한번도 연락 온 적이 없어요. ㅠ.ㅠ
(쪽지를 적어뒀는데도...)
그랬더니 나중에는 사람들이 원망스러워지더라구요.
나 같은 금치산자는 이 사회가 보듬어줘야 하지 않냐는...-.-;;


발상의 전환 (borabora)

82cook은 나의 온라인 친정. 먹고 사는 일에 관심이 많은 K-엄마입니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박한 밥상
    '09.11.9 6:15 AM

    문제를 낼까?
    "지갑에 마트 적립카드가 있는데 그 마트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역시 발상의 전환님의 유머 감각이 더불어 묻어나는 글입니다.

    그런데 감사의 표시를 조금 더 쓰시지 약소하다는 솔직한 마음입니다
    내 지갑 주워 주신다면 틀림없이 더 크게 쏩니다 !!!!! ^ ^

  • 2. 살림열공
    '09.11.9 6:53 AM

    ^^

  • 3. 제비꽃
    '09.11.9 6:54 AM

    님의 예쁜 마음에 제 마음까지 따뜻해져옵니다^^

  • 4. 변인주
    '09.11.9 8:33 AM

    ^^,
    82쿡 언니들이 모두
    발상의 전환님 보듬어주고 있어요.

  • 5. 해비해비
    '09.11.9 1:01 PM

    부모의 좋은 언행은 아이들에게 복을 부릅니다.

  • 6. 051m
    '09.11.9 5:56 PM

    짝짝짝짝짝짝짝...

  • 7. 행복사탕
    '09.11.10 1:53 PM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8. 해피얼땅
    '09.11.12 2:39 PM

    멋지십니다.
    오랜만에 훈훈한 느낌^^

  • 9. 레몽
    '09.11.15 1:13 PM

    잘 하셨어요~
    마음 뿌듯하시지요? ㅎ
    사례가 좀 약하긴 하네요 ㅋ

  • 10. 아톰
    '09.11.16 8:41 AM

    서로 마음이 통하는 분들 었네요 저도 그런경우가 있는데 그 주인은 전화를 하니 지갑 가지고 협박 당할 지도 모른다고 가까운 파출소에 갔다 맡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기막혀서 기분 나빠서 그렇게 못한다고 했어요 그럼 주인이 직접 중구에 있는 파출소에 신고하고 지갑 있는 곳을 알려 주라고 했어요 정말 기분 나쁘더라고요 그래도 님은 좋은분 과 만난 것 같아요 우리도 뭐 잊어 버리면 애타잖아요 그래서 그심정으로 연락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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