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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명절 때 어떻하시나요? 형님때메 괴롭네요.

| 조회수 : 1,478 | 추천수 : 1
작성일 : 2004-07-09 16:20:36
제가 궁금한 건, 제사나 명절 때 상차림에 얼마나 지출 하시나요?
저희 친정에서는, 그냥 크게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값비싼 음식 보다는
평소에 손이 많이 가서 안해먹게 되는 음식들로 상을 차렸다고 기억되어요.
어머니께서 직장 다니셔서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각종 전이랑 나물, 국, 과일... 물론 생선도... 보통 이게 기본이겠지요.

근데 저희 시댁 상차림은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탕국은, 비싼 송이를 씁니다. 저, 자연상 송이 첨으로 구경해봤습니다.
물론 먹어보진 못했지만... (일하느라)

과일... 물론 과일 놓지요. 하지만 뭘 놓느냐고 중요하겠죠.
체리, 포도, 망고, 수박...
근데 그냥 보통 과일이 아니에요. 전부 국산에 한눈에 봐도 너무 최상품이네요.
저는 망고가 제주도에서도 난다는 걸 그때 첨 알았어요.
특히 포도는, 먹는 사람들마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포도가 있을 수 있냐고 크기는 엄청난데
신기하게 씨가 하나도 없고 도대체 종자가 뭐냐고, 어디서 파냐고...
돈 좀 쓰는 미식가들이 이렇게 극찬할 정도니 도대체 얼마나 비쌀런지...

사실 저는 일하느라 물 한모금 못 마셨기 때문에 음식맛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눈에 보는건 정말 입이 떡 벌어져요.

낙지는, 문어만 하더군요.
새우는 랍스터 만하고...
굴비는 너무 살이 통통해서 젓가락으로 집어지지가 않고 굴러가더라구요.

근데 제가 힘든 건...

저랑 너무 비교가 되어서 제가 설 자리가 없다는 거죠.

저요, 명절 때마다 형님께 20만원씩 드립니다.
물론 그거 갖고 그 상차림에 턱도 없겠지만 더이상은 저도 형편이 안좋아 못 드립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음식도 해갑니다.
하지만 앞의 저 음식들 사이에서 제 음식은...
정말 올려놓기가 부끄럽죠. 아무도 안 먹고...
여섯이나 되는 시누들, 수고했다는 말은 당근 형님한테만 하죠.
이해는 해요. 저라도 저희 부모님 제사상을 그렇게 근사하게 차리면 고맙겠죠.

그런데 저는 좀 그렇네요.
저도 부담되는 액수의 돈 드리고, 힘들게 음식 해가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전혀 도움이 안되는 사람 꼴 된답니다.

저희 친정에서는, 어쩔수 없다고 그냥 네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라 하지만
그건 이론 뿐이고 어디 제 맘이 편한가요.
사실 제 수준에서는 10만원도 과하지만, 남편이 가만 안 있죠.
20만원 드리면서도 무지 죄송해야 하는 이 마음... 아세요?
힘들게 음식 해가면서, 가서도 음식 먹을 새 앉을 새 없이 진종일 일하고 오면서도
아무것도 한 것 없는 것처럼 죄송해요, 수고하셨어요 하는 이 마음...

그렇다고 형님네가 정말 그렇게 풍족한 것도 아니고,
항상 돈 없다 하시면서 물론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려 그러시겠지만,
꼭 경제적으로 엄청 부담스럴 정도로 상을 차려야 그게 최선인가요?
일하는 아줌마 쓰고, 친정엄마 도움 받으면서 상 차리느리,
그냥 혼자서 정성껏 마련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신랑이 막둥이라서, 가장 나이차 적게 나는 시누가 10살,
큰 시누랑은 20살 차이나요.
시누도 여섯이나 되구...
그래도 식구들 모이면 일하는 건 그저 며늘 몫이죠
각자 두세명의 아이들이 있으니 모두 모이면 서른명 되거든요.
그걸 형님이랑 저랑 둘이서 시중드니
밥상에서 열심히 밥만먹는 신랑 뒤통수라도 쳐주고 싶은 마음이랍니다.

애들은 엄마 찾으면서 매달리고 짜증내고,
시누들은 앉아서 먹으면서 조용히 하라고 말만 하고...
사위들은 이거 저거 달라 어찌나 시켜먹는지 식당 아줌마한테도 그렇게는 안하겠다 싶어요.
자기 와이프들이 일하면 그렇게까지 안 하겠죠.
조카들은, 대학교 졸업한 애 부터 초등학생 까지...
정말 정신없죠.

이런것 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 받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하시는 형님때메 더더욱 괴로워요.
불경기라 힘든데, 정성이 중요하니 너무 무리하지 마시라 말씀드려도 전혀 효과가 없고
오히려 갈수록 더 과지출이니...

명절, 제사 , 기타 식구들 모임이 넘 싫어요.
식구가 열명만 되어도 이렇게 힘들진 않을텐데...
서른명이라 해도 그게 죄다 아들들 이라면 며늘이라도 많아서 덜 힘들텐데...
몽땅 일 안하는 딸들이니 괴롭네요.

어떻게, 조금이라도 해결 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한번 식구들 모이고 나면 항상 남편과 한바탕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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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7.9 5:44 PM

    명절이나 제사에 시누 식구들까지 다 모이다니 시누들 팔자가 좋네요. 명절때 한번도 친정 못가봤는데(7년차).

    울 동서가 님 만큼만하면 너무 감격할 거 같은데요. 형님도 님댁 사정 충분히 헤아리시고 계실겁니다. 지금처럼 마음으로 하세요. 그리고 20만원이면 적은 돈 아닙니다. 떳떳하게 생각하시구요. 왜 움추리시는지 모르겠어요. 잘하시고 계십니다. 형님도 분에 넘치시게 무리를 하시는거면 지출을 줄이시겠죠. 힘 내시라요~

  • 2. 형편껏
    '04.7.9 6:06 PM

    그냥 형편껏 하세요.
    시누들 오실때 그럼 친정에는 못가시겠어요.
    우리시댁엔 시누이 한명있는데, 한번도 명절때 못봤는데...

  • 3. 나도 익명
    '04.7.9 6:58 PM

    글쎄 말입니다. 한명도 아니고 여섯 씩이나, 명절이든 제사든 머든 어찌나 잘 모이는지...
    대신 잡혀있는 며늘들 (저랑 형님)은 친정 못 간다는 걸 전혀 생각도 안하고...
    결혼하고 첫 명절때는 차례 지낸후 친정에 보내주시대요. 다섯시 전에 오라고 하면서...
    왔다 갔다 시간 다 보내고 머하는 짓인지...

  • 4. 이옥희
    '04.7.9 7:41 PM

    난 3째인데 우리 시댁도 만만치 않아요.종가집 명절에 아침먹는 사람이 40명정도 됩니다.
    5시에 일어나면 10시나 되야 방바닥에 앉아 봅니다.다시 12시부턴 점심준비....손님상...저녁상...손님상...밤참...명절에는 먹는것과 전쟁하는것 같습니다.

    나야 어쩌다 가서 돕는다고 생각하지만 모든것 준비하는 형님은 곱배기나 힘듭니다.(모든일엔 준비가 항상힘든것 아시죠?)

    그리고 그렇게 고급으로만 차리는데 형님 입장에서 보면 20만원은 아마 당일 고기값? 정도 일 겁니다.그러나 그건 내 형편껏 드리는것이므로 자긍심을 갖고 당당하게 지내세요.그리고 15년 넘게 생활하며 느낀건데 내가 아무리 종종거리며 알뜰하게 살아봐도 다람쥐체바퀴입니다.

    생활하시느걸 봐서는 평소에 생활비는 시댁에 안 들어가는것 같은데 다른데 절약하고 맘 편하게 조금 더 내고 ,시댁식구들이 좀 과소비 하는것 같아도 그것 내가 못 고칩니다.

    절대로 똑같은일로 남편하고 다투지 마세요.

  • 5. 김혜경
    '04.7.9 9:18 PM

    집집마다 풍습이 달라서 제사자랑은 하지 않는 거라고 하지만...좀 지나친게 아닌가 싶네요..물론 정성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속 상하시겠네요...

  • 6. 미쳤어
    '04.7.9 11:49 PM

    그냥 냅두세요. -_-;
    형님 스스로가 할만 하니깐 하겠죠.
    설마하니 그 형님은 머리 없어서 시댁 명절이나 제사에 빚내서 상차리겠어요?
    저같아도 절대!! 그렇게는 안할진대.....
    형님 스스로가 그렇게 최고급 식재료를 쓰는게 정성을 다하는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20만원이면 절대 적은 액수도 아닌데.....
    스스로 맘 상해하시지 마시고.. 그냥 냅두세요.

    글고 이건 저희엄마가 하신 말씀인데요.
    원래 맏며느리 자리가.. 욕먹어도 맏며느리.. 칭찬받아도 맏며느리라고.....
    집안 행사 치르고 뒤에서.. 궁시렁대도 '그집 맏며느리가 일을 못해서 어쩌구저쩌구..'.. 칭찬을 듣게 돼도 '그집 맏며느리가 일을 잘해서 어쩌구저쩌구...'래요.
    그래서 저희 엄만 작은 엄마들한테 좀 미안할때도 있다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집안일 잘 치루고 나서 친척들이 집에 돌아가시면서 엄마에게 '잘먹었다''수고했다'.. 등등의 인사를 하니깐요.
    울나라 어른들은 원체 맏아들.. 맏며느리.. 맏딸에 대한 기대가 조금은 남다르잖아요.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시고.. 이런 의미로 받아들이세요. ^^

  • 7. 로렌
    '04.7.10 1:07 AM

    담부턴 그냥 아프다고 앓아 누워 보세요 ....맘은 편치 않겠지만 ...
    그리고 시누이들이 당연히 익명님한테도 수고했다는 인사는 해야지요 ...
    저희 친정은 며느리가 하나밖에 없어 그런지 조금만 일해도 시누이인 저희들이
    안절부절 하는데 ...저도 같은 여자라 우리집안에 들어온 여자 편케 해주고 싶던데요 ..

  • 8. 샤코나
    '04.7.10 7:30 AM

    시누들이며 시누남편들 꼼짝도 안하는 건 원글님 힘으로 당장 어떻게 하기는 힘드실 듯 해요. 더구나 남편 입장에서도 여동생도 아니고 누나들이라니 뭐라고 하기도 힘들 것 같구요. 그런 건 어른들이(얘기 들어보니 시어머님 안계신거 같으니 맏 시누이라도) 나서서 한마디 하고 분위기가 그렇게 가 줘야 하는데.... 예전에 저희 외할머니는 외숙모(며느리) 일하고 있는데 이모(딸)들이 방안에 앉아 있는 꼴을 못보셨대거든요.

    상 과하게 차리는 거랑 원글님이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시는 건 마음을 조금 달리 잡수시면 어떨까요? 형님이랑 특별히 사이가 나쁘신 건 아닌 것 같은데 님이 하느라고 정성껏 한다는 것만 아시면 그것 가지고 뭐라 하시진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윗글 '미쳤어' 님 말씀대로 시누이들이 형님께만 인사하는 것도 너무 신경 쓰지 마셔요. 형님 댁에 모여서 제사 치르시죠? 그럼 당연히 말이 그렇게 나올 거 같거든요. 저희도 엄마가 맏며느리시고 작은 엄마들이 와서 돕는다고 도와도 어느 누구도 가시면서 '며느리들 모두 수고했다' 안그러십니다. 다 안주인에게 돌아가지요. 아마 액수 때문에 느끼시는 자격지심에 더 신경이 쓰이시는 것 같아요.

  • 9. 코코샤넬
    '04.7.10 10:11 AM

    집집마다 제사 상차림이 다 틀리니까 뭐라 할 수는 없지만,제가 보기에는 좀 과한듯 싶습니다.
    저도 양심껏 제가 장봐다 상 차리지만 그렇게까지는..-.-
    님도 20만원 작게 드리는거 아니니까 다른 큰 부담은 갖지 마세요..할 도리 다 하신 겁니다.

  • 10. 새콤달콤상큼
    '04.7.10 10:14 PM

    도움 말씀 모두모두 넘 감사드려요. 사실 며칠 전 제사였기 때문에 한층 더 민감했었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좀 마음도 편해지네요. 시댁 모임 일주일 전후로만 감정조절하면 나머지 날들은 괜찮을거 같아요. 님들 의견이 정말 너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꾸벅~~

  • 11. 포포얌
    '04.7.16 1:25 PM

    그 형님도 나름대로 맘속에는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있겠군요...
    위에 님들이 말씀하신것처럼...지금 님께서 내시는 돈도 적은돈 아닙니다..저희도 제사가 엄청 많은데 어머님이 아프시고 제몸이 무거운 관계로..요즘은 아버님 형제분들이 합해서 저렴한 걸로 제사음식 시키거든요..그래봐야 2번 했지만...그래도 제사 핑계로 형제분들 모여서 약주 한잔 하시는게 중요한거라 하시지..음식의 종류가 중요하다라고는 말씀 안하세요..암튼 첨이 중요한데...형님 되시는분이 첨부터 너무 길을 잘못 드셨네요...나름대로 풍습이라고는 하니까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저희 어머니도 매번 금전과 음식을 준비해가셔서 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당당해지세요..그리고 고치려고 애쓰지 마세요...님의 마음이 중요한거니까요..그리고,신랑한테도 큰소리 치시고요..님이 바쁘시면 아이들좀 챙기라고 따끔하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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