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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어린이의 콧끝 찡한 이야기

| 조회수 : 1,764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03-09 17:49:22

꼭 1년이 되는군요.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사고난 지...

내일(3/10)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탈핵 문화제 "아이들에게 핵없는 세상을"(1시~6시)에 일본에서 온 어린이 유리카가 발언할 내용이라고 합니다.

콧끝이 찡하고 눈물이 글썽해지더군요.

탈핵 앵그리버드, 탈핵 달고나, 대안에너지 페이스페인팅, 친환경 먹거리, 어린이 발전소 등등 재밌고 다양한 내용이 있다고합니다. 여러 가수들의 공연도 있고 행사에 일본에서 엄마와 함께 온 유리카가 직접 발언한대요.

저도 애들 데리고 가보려구요.^^

 

  안녕하세요. 저는 아베 유리카 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가 살았던 후쿠시마시는 원자력발전소로부터 6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나라(정부)가 정한 피난지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방사선 양은 높은 곳 입니다.

 

3월11일 오후 2시46분, 엄마와 슈퍼에서 장을 보고 있을 때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선반에서 물건이 우르르르 바닥에 떨어져 그것을 피해가며

밖의 주차장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서있을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지진이어서 주차장에 앉아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3분 정도 긴 지진이 계속 되어 무서웠고 후쿠시마가 부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정전이 되어 물도 전기도 쓸 수 없게

되어 서 물과 먹거리를 사재기하는

사람들로 슈퍼는 가득 찼고, 앗 하는 순간에 상품이 동이 나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석유도 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라디오에서 3월12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1호기가 수소 폭발했다는 것을 들은

아버지는  “위험하니, 언제라도 도망갈 수 있도록 짐을 챙겨라”라고 하셨습니다.

뭐가 위험한지 잘 알 수 없었지만 아버지의 표정으로부터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집 안에서도 마스크와 선그라스를 쓰고 있었고 밖에 나가서는

안된다는 말씀에  계속 집에 있었습니다.

TV나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로부터 ’원전사고나 가서 많은 방사능이 유출되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지만, 암이나 갑상선에 생기는

병,  백혈병에 걸릴 수도 있다.’, ’사람의 세포를 파괴하는 위험한 물질이다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매우 무서워졌습니다.

14일 3호기까지 폭발했습니다. 3호기는 플루서멀(plutonium thermal, 플루토늄 떼르말)

이  들어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도망가지 않으면 안되는데, 석유가 없어서

도망갈 수가  없었습니다. 10리터의 석유를 넣기 위해서 몇 시간씩이나 줄을 서고,

그것도 몇 군데를  돌아야 겨우 석유를 넣을 수 있게 되어, 16일이 되어 가족과

야마가타로 피난을 갔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원전사고 장소로부터 가능한 먼 곳으로 피난을 시키려고 3월18일,

어머니와 저, 그리고 할머니는 홋까이도로, 5월10일에는 어머니와 둘이서

키타카타시로,  7월26일에는 오키나와로 이동하여, 8월25일에는 지금 살고 있는

쿄토로 왔습니다.


저는 반년 동안 홋카이도, 키나카타시, 쿄토 이렇게 세 번이나 학교가 바뀌었습니다.

후쿠시마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싫었고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고 슬펐습니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할 때 마다 ‘친구가 생길까?’,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

‘공부는 잘할 수 있을까?’ 등 불안했습니다. 겨우 친구가 생겼나 싶으면 다음 학교,

또 다음 학교로 바뀌는 바람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홋카이도에 있을 때, 이 이야기를

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 ‘이곳저곳으로  전학가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생각을 바꾸어 해보면 전국에 친구가 있다는 일은 멋진거야’ 라고 하셔서 

 ‘그렇구나’라고  생각했고, 매우 기분이 편해졌습니다.

원자력발전은 생활이 편리해지고, 일자리도 늘어나 돈을 받을 수 있을런지는 몰라도

한번이라도 폭발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무서운 것입니다.

방사능 때문에 병에 걸리고 싶지 않습니다.

방사능 때문에 죽고 싶지 않습니다.

원전 폭발로 저는 고향인 후쿠시마를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헤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아니 몇 십 년 동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피난을 간 후, 제일 좋아하는 아버지와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만날 수 있는 것은 한 달에 한번 정도입니다.


아버지는 저를 지켜주고 피난시키기 위해서 후쿠시마에 남아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스스로 피난한 사람들에게는 아무 보상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활이 얼마나 계속될까요?

후쿠시마에 돌아가고 싶어!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어!

원전사고가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이제는 본래대로 되돌아 갈 수 없습니다.


원전사고가 일어나면 본래대로 되돌랄 수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저와 같은 생각을 (또 다른) 누군가가 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이런 사고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원전사고 때문에 방사능을 뒤집어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저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제가 결혼할 수 있을까요?

제가 건강한 아가를 낳을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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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솔
    '12.3.13 11:13 PM

    정말 맘이 아픈 글입니다.
    아프지 말고 잘 자라기를 기원해봅니다.

  • 2. 보스포러스
    '12.3.15 1:05 AM

    후쿠시마를 직접 겪은 어린이 글이라
    너무 너무 감정이입 되고 가슴이 아픕니다. 나는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요 ?
    나는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요 ?'
    눈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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