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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장자연 ( 정체성을 되돌아 보기를 바라며.)

| 조회수 : 1,442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1-09 19:18:26

이글은 여성이라는 문화적인 시각에서 다루어 본 논제입니다.   82에서 여성과 남성의 성에 대한 논란을 댓글로 보고 

제가 여성문제로 공부하던 시기에 장자연을 대상으로 쓴 글을 올리는 것도 의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라기 보다는 문헌으로 나타난 여성의 문제를 보면서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여성문제를  접하면서

정체성의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오기도 했습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여성, 장자연

장 자연이라는 젊고 아름답고 대학원 교육을 받은 지적인 여성이 성 상납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악마 같은 사람들 원수를 갚아 달라며 하나뿐인 목숨을 자살로 마감했다. 그리고 사회 에서는 출세하려고 별짓(?) 다 하려다가 안 되니까 자살해 버렸다는 듯이 냉담한 반응이기도 하다. 일부 진보세력이 사회구조를 지탄하지만, 장 자연의 자살을 불쌍한 여자로서의 가치에 기준을 두고 평가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조차 하다.


남, 여의 구조라는 것이 어디 별개의 것인가?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이 한쪽이 못쓰게 되면 다른 한쪽도 제대로 구실을 할 수 없는 것이 남, 여이었다는 생각이다. 장 자연이라는 한 여성이 죽음을 선택한 것, 더구나 그 죽음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따르지 않는다면 죽은 사회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저 젊고 아름다운 지적인 여자의 죽음에 대해 동정적인 시선 이상, 이하도 아니라면 이 사회는 그저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동물적인 본능이 만연 한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인간의 뿌리는 본능적이고, 충동적이고, 이기적이다.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수없이 많은 공격 행동 또는,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부를 수도 있다.


“오늘날의 가부장제 가족 형태의 역사적인 기원은 고대사회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 태초에 인간은 잡혼(종족번성을 위한 신성한 의식의 형태)을 하며 살았으며, 그러한 상황 속에서는 잡혼의 본래 성격상 부계에 관한 모든 사실에 객관적인 확실성을 부여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인류 초기의 혈통은 여성의 계보를 따라서 판별될 수 있을 뿐이었다. 어머니로서의 여성은 혈통을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양친이었으며 높은 존경을 받았다. 프레데릭 엥겔스에 의하면 원시사회는 이러한 인간관계의 초기 단계를 거치면서 모든 다른 사회발전의 선봉이었다고 말한다. (가정폭력. 김광일. p47)


원시사회와 구석기시대를 지나 신석기시대인 농경기시대를 맞으면서 가부장적인 가족형태는 남성에 의한 여성을 종속할 수 있게 하는 의존성 보호령으로, 배우자에 의해 길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여성은 자신의 권력을 희생하면서 남편에게 일부일처제 충성을 바침으로써 보호자의 독립적인 자산이 되었다. 엥겔스는 이러한 발전을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라고 불렀다.


“신부를 차지하기 위해 남자는 여자를 강간, 유괴하였으며 그 여자의 육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다. 브라운 밀러에 말에 따르면 이 관습은 15세기까지 영국에서 허용된 결혼방식이었다.”


“가족이라는 패밀리(famiiy)라는 단어는 한 사람에게 속해있는 노예 전체를 의미하는 라틴어의 파밀리어(familia)에서 나왔다. 노예 소유주는 자기에게 속해있는 사람들에 대해 절대적인 생살여탈권을 가지고 있었다. 부인은 마치 가축처럼 사고 팔렸다. 여자의 아버지에게 “신부값“을 지급했으며 소유권이 양도 되었다.”


“스페인어 사용문화권에서는 여자는 순결하고 흠 잡을 데 없이 정숙해야 한다며 주장했고 카톨릭교회는 이러한 주장을 강화했다.“


“인도의 한 속담은 ”남자의 명예는 그의 집 여자들을 통해 유지 된다“고 단언한다..


“불란서는 1945년 여성들의 투표권을 인정했고 1966년 남편의 허락 없이도 직업이나 은행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인정했다.”


“일본인들은 여전히 자기 부인을 ”성스러운 모성“으로, 매춘부를 ”유독한 꽃“으로 간주하면서 그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행위의 이중규범을 고수하고 있다.”

(가정폭력. 김 광일. p50~60)


우리의 성문화는 어떠한가? 원시시대를 지나 구석기시대인 삼국시대에 여왕이 등극했을 정도로 비교적 자유스러운 사회 분위기였지만 불교, 성리학, 유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유럽이나 비슷하게 여성의 억압된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조 5백 년의 유교에 의한 칠거지악은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법으로 억압했고 반면 남성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관용적인 대우를 받았다. 잡혼의 뿌리 둔 세계사 속의 남, 여의 뿌리는 관용적인 대우를 받은 남성이나 억압당했던 여성이나 결코 건강한 모습이 될 수 없음은 너무도 당연하다.


“세계사적으로 볼 때 여성이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의식적인 정치투쟁을 벌이게 된 것은 근래의 일이다. 그 투쟁은 자본주의 출현 이후 시작되었으며 제국주의와 사회주의 혁명의 시대를 통하여 무르익었다. (여성해방이론의 쟁점. 하이트 하토만.p123)


세계 이차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 영국에서 여성해방이 사회화되기 시작하였고 불과 7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마치 남, 여의 평등이 이루어졌다는 듯, 여성의 권리가 남용되고 있다며 여성 자신도 비하하는 논리가 비일비재하다. 그렇게 여성은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조차 가늠할 수 없는 암흑의 길을 살았고 남자들 역시 힘으로 여자를 억압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였었다. 우리는 지금도 무의식 바닥에 묻혀 있는 불평등을 드러내 놓고 구분할 수가 없으며 때로는 오랜 동안의 익숙함으로 편하기조차 한 것이다.


자! 그러면 장 자연의 자살을 여자로 생각하지 말고 남자로 바라보자.

남자 장 자연이 성 상납에 고통을 느껴 자살 했다고 생각하자.

그랬을 때에 그 남자가 어떻게 보이는가?

1 그 남자가 불쌍하고 가여워 보이는가?

2 그 남자가 사회적 피해자로 보이는가?

3 그 남자는 정말 자살을 할까?

아마도 대다수 사람들이 3가지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그저 가십 정도의 화젯거리가 되어 회자 되지 않을까?

한 쪽은 하나뿐인 생명을 내놓고 있는데 한 쪽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면

그러한 생각이 사회에 미친 영향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여기서 나는 억압되었던 문화가 잘못된 것이고, 관용적인 대접을 받았던 문화가 잘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판단도 무모하다는 생각이다. 잡혼의 뿌리를 가진 인간이 이제는 성 문제가 얼마나 사회상을 삐뚤어지게 만들고 있는지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여성과 남성의 본성이 상이하다는 것은 남성 본위 적 해석이다. 가장 중심적인 것이 남성은 본성적으로 억제할 수 없는 성충동을 갖고 있다는 명제이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성교육도 남학생에게는 ”성생활과 성병“ 이며 여학생에게는 ”월경, 임신, 출산 그리고 순결을 다루고 있고 남성은 관용적인 대접을 마땅히 받고 있고 여성 신체구조는 순결을 지키도록 교육한다. (성에 관련한 여성해방이론의 이해와 문제. 장 필화. p28)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음식 문화는 남, 여를 가리지 않고, 밝고 다양하게 세상에 들어내 놓고 있지만, 유독 성 문화만이 어린아이가 밥 숟가락 조차 들지 못하는, 원시시대와 같은 미개한 모습이다. 잡혼의 뿌리를 둔 본능적이고 충동적일 수 있는 인간이, 잡혼의 뿌리에 근거를 두고 승화하려고 노력하는 성 문화가 되지 못하고, 한쪽은 관용으로 한쪽은 억압으로, 서로 만날 수(?) 없는 길로 살아왔다는 역사에,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장 자연의 자살은 그 길목에서 일어난 문화적인 사고였다.(?)


성문화가 자연스럽게 승화되는 길을 모르고 살아온 인간이, 무의식적 억압된 여자로서의 길 드려진 가치, 돈과 명예만을 잡기 위한 어둠의 실체를 체험하면서, 지성인으로서 추구했던 삶의 가치가 처절하게 퇴색되자 세상에 화두를 내던지며 극복하기 어려운 고통을 마감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삶의 순수한 가치!

희망과 현실이 교차하면서 무너져 내리는 와중에도 작은 배려와 위로!

때로는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자연 같은 행복!

남, 여의 행복은 자신의 뿌리를 들여다보면서 벤의 양성성과도 같이 서로 공존하면서 찾아야 하는 길이라는 생각이다.



양 성성 : 심리학자 Sandra Bem 은 1970년대 남성성과 여성성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특성이 한사람 안에 공존할 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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