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 접어든 임산부인데 요 며칠 부쩍 자다가 쥐가 나네요.
처음 그랬을 때 넘 아파서 악 소리 질렀더니 그땐 제깍 일어나서 다리 꺽어주더니
그 이후로 두 번은 괜찮냐고 묻지도 않네요.
에휴....
제가 너무 아파서 쥐난 순간 신음소리 내면서 뒤척여서 모를 수가 없거든요.
아니...모르는 게 아니라 분명히 짜증내면서 깼어요....
자기 잠 설치게 했다고 대꾸도 하기 싫은건지 깨있으면서도 주물러주기는 커녕 말 한마디도 안하네요.
저 혼자 스트레칭하고 다리 절뚝거리면서 화장실 다녀올 때도
깨있는 눈치더만....
짜증나서 아침에 원래 항상 일어나 챙겨주는데 그냥 자는 척 내동 있다가 신랑 나갈 때 되서
거실에 나갔더니 눈 동그랗게 뜨면서
'어제 잠 설쳤어?'
이러는 겁니다....
짜증나고 어이없어 대꾸도 안했더니
'왜 그래,,,'
어처구니없다면서 계속 제 반응 기다리다 제가 아무 대꾸도 안하니 그냥 나가버리네요.
사실 엊그제도 자다가 쥐 나서 소리질렀는데 신랑 분명히 순간 깼는데 그냥 무시하고 자버렸거든요...
저 혼자 다리 풀고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서운하긴 했지만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아침에 도시락까지
챙겨주고 마중했는데 어젯밤에도 그러니 너무 화가 났어요.
자기 딴에는 며칠 전에도 쌩깠는데 별 말 없더니 오늘은 왜 저럴까?
이러고 있겠죠.
자기 전에 맛사지하면 쥐 나는 것 좀 괜찮다 해서 다리 좀 주물러달라고 하면 어찌나 마지못해 하는지....
임산부 요가 다니는데 주말에 남편이랑 같이 다니는 클라스도 있더라구요.
혼자 스트레칭 하는 거 한계가 있어 지나가는 말로 같이 들었음 좋겠다 하니까 완전 단칼에 자르더라구요.
뭐 주말엔 쉬고 싶겠지 싶어서 그러려니 하다가도 집에서 스트레칭할 때 좀 땡겨달라고 하면
그것도 귀찮아서 안해준다고 하고....
설거지도 하기 싫어서 외식하자는 남자에요...
도시락 정도는 자기가 알아서 닦아놓음 좋잖아요.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기 돌리고 대걸레질하는데 걸레 밀 때 가끔 배가 뭉쳐서 얘기하면
자기는 청소 넘 귀찮다고... 빈말이라도 자기가 한 번 하겠단 소리 안하죠.
솔직히 저도 신랑이 청소하는 거 맘에 안들어서 한다고 해도 대환영도 아니지만 그래도 와이프가 임신 8개월 되서
청소할 때 좀 힘들었다 소리 하면 적어도 담엔 내가 할게...
이런 소리좀 하면 어디가 덧나나요?
정말 웃긴 게 매번 자기 챙겨달라 소리는 그렇게 잘해요.
남편 아침 챙겨주고 가끔 도시락 싸주고 내보내면서 저도 요기거리 부엌에서 준비하면 저는 뭐 먹나 유심히
봐요...남편 입맛이랑 저랑 달라서 저는 다른 거 먹을 때도 있는데 제가 딴 거 먹는다 싶음
왜 자기는 그거 안 주고 저는 딴 거 먹냐네요... 자기는 아침에 밥 먹는 거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제가 혹시 더 맛난 거
꼼쳐놓고 혼자 먹는 거 아닌지 의심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어이없어요.
남편이 무슨 맨날 새벽같이 나가고 야근 일삼는 직업도 아니고
정신적 스트레스야 당연히 있겠지만 남들 이미 회사에 나가 있을 시간에 일어나 나가 일주일 내내 칼퇴근 하는
직장입니다.
임신 전엔 저도 일했었는데 입덧 넘 심해서 출산 때까지 쉴 예정이구요.
자기 혼자 나가서 돈 번다고 저 유세인지 별 생각이 다 들어요.
지금 조리원 예약 2군데 해놓고 저울질인데 신랑 하는 꼬라지 너무 맘에 안들어서 그냥 더 비싼 데로 가야겠어요.
처음 갔던 데가 넘 비싼 것 같아 고민하다 저렴한 데 알아보고 또 예약해놨는데
내 몸 내가 알아서 챙겨야지 돈 얼마 아낀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 써버리고 싶은 심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