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구가 여행가는 제게 자기남친 옷을 사다달래요...

긍정에너지 조회수 : 3,890
작성일 : 2011-10-14 16:28:30

제가 조만간 외국에 가요.

어렵게 낸 휴가지만 그간 고생한 절 위해 좀 느긋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그리고 있어요.

 

근데 친구가 아침에 말을 거네요...(메신저로...)

모 명품 브랜드의 스카프가 절실히 갖고 싶다고 하더군요

사라고 했지요...

그러더니 왈,

백화점 너무 비싸!   하더군요...

저 왈..." 그럼 어디서 사?"  라고 대답하고 나서, 순간 움찔 했어요...

'지금  내가 자기한테 면세점 가자고 하길 바란건가?'

.

친구 왈,  "지난번에 유럽갈때 사올껄 그랬어. 다음에 나갈일 생기면 면세점에서 사야지" 하더군요....

휴.....

 

 

저 지인들 외국나갈때 면세점 따라가서 자기꺼 줄줄이 사고 이런거 시러해요.

주변에 부탁하는 사람도 없고, 저도 남한테 부탁안해요. 

이 친구만 부탁하곤 했었어요... 근데 몇번 해주다가 , 기초제품으로 몇개씩 그것도 자기 엄마꺼 부탁하는걸 들어주고 난뒤, 이제 하지 말아야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젠가부터 제가 피하고.. 또 이 친구가 외국 나갈때, 면세점 같이 가자고 해도 제가 안갔더니

( 본인 가방 골라달라고 ... ) 

그 뒤로 다른친구랑 다녀요.  서로 상부상조하며 화장품, 명품 사다주고 하더군요.

 

처음 외국여행 다닐때는 면세점 가서 사는 재미, 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면세점 가는 것도 귀찮아서 안가고

화장품도 떨어진 기초 라인만 공항가서 사요.

그 스카프가 백화점에서 50만원 중반 정도인데, 면세점에서 얼마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400불 정도 할꺼예요..제 화장품값 300불 정도 들텐데..

제가 400불 이상 초과해서 사지 말자라는 마인드가 좀 생겼어요.

투철한 준법정신까진 아니고 그냥 세관걸리는 일 생길까봐 싫어요

암튼,

백화점에서도 15% 정도밖에 차이 안나니 그냥 갖고 싶을때 사라고 말했어요

친구에겐 미안하지만 스카프는 그렇게 넘어갔어요...

 

 

근데 1~2시간 쯤 후에 말을 걸더니 또 다른 부탁을 하더군요...

최근 이 친구가 남친을 사겼어요..소개받고 사귄지 한달쯤 돼요.

전 얘기만 들었어요.

근데  친구가 남친의 패션이 맘에 안드는 거예요.

그래서 옷 선물을 사고 싶은데 사귄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자기가 옷 선물을 하면 버릇이 나빠지지 않을질것 같냐고 묻더군요.

제가 들은 얘기론  좀 순박하고 진실한 사람같아서 옷 선물하면 고마워하지, 

버릇이 나빠질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지요.

 

 

그러고서 저한테 부탁을 했어요

제가 가는 외국에 있는 특정 브랜드를 지목하며 돈을 줄테니 거기서 본인 남친 티를 하나 사다달라는거예요.

본인이 2개나 사서 주면 버릇이 나빠질것 같아서 하나는  여기서 사서 선물하고

제가 사다주는 티는 남친생긴 축하 선물로 친구가 줬다고 하며 주겠다고 하는거예요.

저 너무 황당했어요.

돈이 문제가 아니고  안면식도 없고 제 친구랑 어찌될지도 모르는 사람의 옷을 왜 제 소중한 여행에  고민하며  시간써야 하는건가요.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하지만 한달된 남자친구 티셔츠 사다달라고 부탁이 쉬운건가요?

저는 제가 쓸 물건이어도 친구한테  부탁안하는데 한달된 남친 선물을  부탁하니 제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안됐어요.

 

 

그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수입은 안되지만 구매대행이 가능하고

오프라인 매장이 있긴해요.  구매대행하나, 가서 사나 한 2만원 차이예요

친구는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데 제가 가는김에 좀 싸게 사고 싶었던 거지요..

제가 물건 좀 잘 골라요. 그러니 저한테 부탁해서 이쁜거 좀 싸게 사고 싶었던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그 브랜드옷 안입고  거기 가서 사려면 이래저래 1시간은 걸려요.

 

 

그냥 지나가다가 들르면 좀 사다주면 좋지 않아요? 라고 생각하실수 있겠지만

사실 제가 이렇게 황당하고 기분 나쁜데는 그간 쌓여있던 감정도 좀 있어요...

10 년간 친구의 연애얘기를 너무 듣다보니 제가 많이 지쳤어요.

남친한테 불만과 불평을 남친한테 풀어야 하는데 말못하고 저한테 먼저 얘기하고 상담해요.

저는 차분히 남친과 얘기하고 니 마음을 말하고 정당한 요구는 하라고 늘 조언하는데

자기는 그런거 못한다며 그냥 저한테 남친 험담과 자신의 속상함을 주저리 주저리 얘기해요.

밤 11시 12시에 전화와서 울면서 남친과의 싸움에 대해서 10년간 들었으니...

아니 사실 10년 더 됐네요...

15년쯤 됐어요.. 그러니 이제 정말 저도 지칠대로 지쳤어요.

제가 요즘은 반응도 시큰둥하고 너무 귀담아 듣지 않으니 저보고 변했다며 섭섭한티를 내더군요...

 

아까 글 쓰신분중에

속상한일들

가족한테 전화로 하소연 하는걸 

가족이 듣기 힘들어해서 속상하다는 글과 그 댓글들 보고

제가 왜 요즘 이 친구가 불편하고 만나도 즐겁지 않은지 깨달았어요...

부정적인 에너지....

그 친구는 그냥 늘 그래왔듯이 자기 속상한 얘기 했던거예요...

저는 친구가 행복한 연애를 하길 바라는 마음에 몇년을 조언해 줬지만 변하는건 없었고

늘 똑같은 패턴의 속상한 일만 얘기 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한테 어떤 해결책을 구한게 아니었네요...

그냥 자기 얘기를 들어줄 친구가 필요했던거 같아요.

자기의 속상함을 배출할수 있는

 

 

물건 하나 사다달라는 친구의 부탁으로 오늘 정말 많은 생각을 했네요...

앞으로 저를 좀 보호하면서 살아야 겠어요.

저 또한 제 주변사람에게 받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다른사람에게 옮기지 말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반성했어요...

 

 

아, 참고로

친구의 그 부탁에 바로 거절했어요.   이번 일은 제대로 말해야 할것 같았어요...

너의 남친이긴 하지만 안면식도 없고 너랑 어떤 인연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내 여행에 그분 선물 사는데 신경쓰는거 불편하다고요... 

물론 너의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는 예의를 갖춰서 잘 할꺼라는 말도 덧붙였어요.

친구가 웃으며 알겠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대답했어요.

거절하고 그리 맘이 편하진 않지만 제가 잘 한게 맞죠...?

그게 좀 궁금하네요...

IP : 118.32.xxx.13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14 4:35 PM (110.8.xxx.100)

    거절 잘 하셨어요. 저도 외국나가는 데 친구가 면세점에서 괜찮은 가방 하나 사다달라는
    황당한 부탁을 하더라구요. 나가는 출국장 면세점에서.. 그걸 언제 고르고 앉아있나요.
    그래서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니가 모델 정해서 결제 네가 인터넷으로 다 하고
    가지고 나갔다가 갖다 주는 것까지는 할 수 있는데 그거 아니면무리다. 라고 했더니
    저도 그거 고르는게 업청 시간 걸리니 아무소리 안하고 더 부탁 안하더라구요.
    그렇게 남 민폐 끼치는 게 뭔지 모르는 짓 하는 친구들 주변에 있어요.
    잘하셨어요.

  • 2. 맞아요.
    '11.10.14 4:37 PM (115.136.xxx.27)

    저같은 경우 요새 외국나간다는 말 자체를 안 해요. 그러면 꼭 물건 무거운거.. 사달라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방의 경우 칼같이 거절했는데.. 화장품은 거절은 안 했거든요. 그러더니 기초세트를 3개나 사는 사람도 있더군요. 제가 단기로 다녀오는거라 캐리어도 작은데.. 헐헐.. 기초세트 3개 그 캐리어 안에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공항에서도 무거워서 어찌나 힘들었는지..

    그리고 제가 나갈 때 100원 짜리 동전 하나 안 주었음서.. 뭐 안 사왔냐고 물어보는 인간들은 뭔지?
    저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한테 뭐 받은 적 없거든요?
    그리고 제가 성의껐 챙겨준 친구들... 나가서 암것도 안 사오더만요.. 내가 사온 선물들만 쏘옥 챙기고..

    그래서 이젠 아무것도 안 사다주구요. 혹시 누가 뭐 사다줬으면.. 저도 음료수라도 하나 사준다던가
    아니면 작은 선물이라도 나중에 답례로 꼭 줍니다..
    너무 빡빡한거 아니냐고 하는데.. 여러번 당하다 보니.. 저게 빡빡한게 아니라고 생각되더군요.
    그리도 누가 저보고도 면세품 사라고 해도.. 그냥 빚지는 기분이 들어서.. 안 사요..

    나이들어보니. .부탁하는 건 다 빚이더라구요.
    그냥 이제는 외국 간다는 건 알리지도 마시구요. 티셔츠같은 건...단칼에 거절하지 못 하겠음 사올 수 있음 사오고 못 사오면 못 사온다고 말을 하고 가신 뒤 사오지 마세요.. 일정이 빡빡해서 그 가게 못 갔다 그러시면 됩니다..

  • 네..
    '11.10.14 4:44 PM (118.32.xxx.136)

    화장품 색조도 아니고 기초세트 정말 무거워서 부탁들어주기 싫은 품목이예요..
    저도 외국 나가는거 왠만하면 주변에 안알려요. 근데 일주일이상 자리를 비울꺼라 말 안할수가 없었네요..
    티셔츠는..요번에 거절해도 다음에 또 같은 부탁을 할까봐
    그리고 확실히 못박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서 그냥 거절했어요...

    조언 감사드려요

  • 3. 부탁
    '11.10.14 4:37 PM (222.239.xxx.219)

    그런 부탁하는 사람 꼭 있더라구요.
    그런데 많이들 들어주니까 안 해주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 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400불 넘는데도 친구들 가방 사다주고 그러는 거 보면 저는 신기해요.
    저는 제 것도 가슴이 쿵쾅거리던데...
    잘 하신 건데 마음은 불편하시겠네요.

  • 네..
    '11.10.14 4:40 PM (118.32.xxx.136)

    친구는 남친한테 예쁜옷 입힐 생각에 그저 기대감만 잔뜩 안고 부탁했지만
    저한테 그 부탁은 너무 부담스럽고 황당 했어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 옷을 골라서 사와야 한다니...

  • 4. ㅎㅎㅎ
    '11.10.14 4:52 PM (218.102.xxx.38)

    전 해외사는데요, 유럽 간다고 하니 한국사는 친구가 자기 옷 좀 사다 달래요.
    제가 한국에 일년에 한 두 번정도 들어가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그렇지
    지 옷을 사서 여행 내내 가지고 다니다가 우리집에서 몇 개월 잘 보관했다 들고 오라는 게 말이 되나요?
    너 사이즈도 잘 모르고 옷은 입어보고 사라고 그냥 그렇게 돌려서 거절했더니 얼른 매장가서 입어봤-_-...
    셔츠는 사이즈 뭐고 스커트는 사이즈 뭐고 너랑 나랑 취향이 비슷하자나 어쩌고 저쩌고...
    왜들 그럴까요??????? 온갖 명품 브랜드 패밀리세일은 다 쫓아다니면서...정말 없어보여요.

  • 5. 어머
    '11.10.14 5:01 PM (150.183.xxx.252)

    앞으로도 별 도움 안될 친구같아요 -_-;;

  • 6. ..
    '11.10.14 5:18 PM (110.14.xxx.164)

    경우있는 사람은 그런거 부탁 안해요
    전 남편이 자주 나가는데 제껏도 부탁하기 싫어서 국내꺼 써요
    신경쓰이고 ..
    친구들도 괜찮다고 하고요 어쩌다 한번 부탁하고요

  • 7.
    '11.10.14 6:46 PM (219.250.xxx.210)

    남편 외국출장갈때
    현지 호텔로 물건(옷) 보낼테니 받아다 달라는 여자 직원도 있었는데요

  • 8. ..
    '11.10.14 6:55 PM (110.12.xxx.230)

    저도 신랑 나가면 아무것고 사오지 말라해요..
    신경쓰이고 힘들까봐..
    근데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부탁하는 사람 있어요..
    안된다하면 삐죽거리고..
    도대체 머리속에 어떤생각이 들었는지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629 그들도 생업인데 하고 이해하는것 1 2011/12/01 767
42628 손바닥TV - 정봉주와 나꼼수 친구들! 사월의눈동자.. 2011/12/01 1,473
42627 그 땅부자라는 총각은 외모는 그정도면 되지않나요 3 쿠웅 2011/12/01 1,469
42626 북한산 고사리파는 할머니의 센스..ㅎㅎ 9 독수리오남매.. 2011/12/01 3,947
42625 하나은행 인터넷가입되어있으시면 3 아참 2011/12/01 818
42624 가전제품 백화점에서 사야할까요? 6 ?? 2011/12/01 1,263
42623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 2 그냥 2011/12/01 885
42622 11월 30일 나는 꼽사리다 2회가 떴어요. 5 들어보시길~.. 2011/12/01 1,163
42621 아이들 깨우는 시간이 어떻게 되세요? 5 예전 난스스.. 2011/12/01 952
42620 편의점계산대에 붙은 안내글보고 뿜었어요 ^^ 술담배 2011/12/01 1,680
42619 제부 첫생일이라 챙겨주는게 좋겠죠? 5 질문 2011/12/01 1,011
42618 대전나꼼수공연때 보러왔떤 그 많은 사람들은... 10 한미fta반.. 2011/12/01 2,120
42617 그냥 기분이 나쁘고 눈물만 나네요... 3 우울증 2011/12/01 1,246
42616 초등 1학년딸이 제가 싫데요! 4 1학년 딸 .. 2011/12/01 1,266
42615 대학학과 선택 도움 부탁드려요. 3 간호,유아교.. 2011/12/01 1,183
42614 어제 여의도, 낡고 무서운 집회 분위기가 안나서 좋았어요 4 저는 2011/12/01 1,289
42613 복합기잉크 매장에... 1 은새엄마 2011/12/01 506
42612 고랭지배추 어때요? 4 김장 2011/12/01 1,242
42611 식기세척기 사용하기 편한가요? 7 추억만이 2011/12/01 1,714
42610 세련된 블라우스 사이트좀 알려주세요~~ 결혼식 2011/12/01 619
42609 고소 취하 여부를 알려면 어디서 확인 가능한가요? 1 고소취하 2011/12/01 1,466
42608 연아야! 왜거기에 있니? 4 김연아 2011/12/01 2,158
42607 한국의 '국제투명성' 지수, OECD국가중 `최하위` 1 ^^별 2011/12/01 936
42606 '나가사끼 짬뽕', 이마트서 신라면 제치고 첫 '1위' 43 추억만이 2011/12/01 3,071
42605 여의도 공원에 울려 퍼진 "쫄면 안 돼, 쫄면 안 돼" 9 세우실 2011/12/01 1,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