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파리를 좋아하냐는 글을 읽고..
네.. 전 파리가 싫어요.
정확히, 관광지에서 사람들한테 함부로 대하는 닳고닳은 상인들..
그리고 일부 싸가지없고 개념없는 파리지앵들이 싫어요.
게다가 시도때도 없이 나뒹굴며 널부러진 개똥들도 정말정말 싫어요.
파리만 가면 (개똥 밟을까..)바닥만 보고 다니느라..
그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동네풍경을 놓칠 정도라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 지경이었어요.
네.. 전 워낙에 도시에서 나고, 도시에서 자란 인간이라,
시골 특유의 전원풍경.. 산, 나무, 벌레소리 이런거에 별다른 향수라던가 감흥같은걸 못 느껴요.
반면에 동네 어귀에서 나는 밥냄새, 애들 조잘대는 소리, 아파트놀이터 풍경 이런것에
더 정이 갈때가 많은..
또 화분 하나도 제대로 못 키워서 전부 죽여버리고 마는..
벌레가 세상에서 가장 싫은..
그런류의 -반 자연적 인간형- 이예요.
어쨋거나 전 그런 도시형 인간이라.. 해외 어느 나라를 가건,
일단 숙소를 잡고 짐을 풀자마자 하는 행동은, 바로 밖으로 튀어나가 그 주변을 배회하며 동네 구경을 하는거예요.
- 영국(런던)이 그냥 겉에서 보기엔 집들의 크기들도 일정하고..오밀조밀..아기자기하게는 보이지만,
동네를 거닐어 볼수록 뭔가 냉랭한 기운이 느껴져서.. 별 감흥이 없었던 반변..
- 파리는 집들 하나하나가(아파트부터 시작해서.. 개인 주택까지..)
꽤 다양한듯 개성이 넘치면서도.. 그런 소소하게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저는 좋았거든요.
어느 뉘엿뉘엿 해지는 파리의 평범한 저녁..
창문에 걸쳐진 누군가의 집안 풍경을 슬쩍슬쩍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참 재미가 있구나.. 생각을하며
집들 하나하나를 구경하다보면, 정말이지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을 모르겠더라구요.
어디 그런 평범한 집들 뿐이던가요..
빵가게..식당..슈퍼마켓..마트..백화점..찻집..서점.. 기타등등
(여느 평범한 가정집을 제외한)공식적으로 들어갈수 있는 모든 곳에 들어가..
그곳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만 구경하고 있어도 그 기발함에 침이 질질 ㅋㅋ ^^
아놔..^^;;
어쩜그리도 액자하나.. 테이블보 하나도 그렇게나 다양하고..또 오래된듯 하면서도 정감 가는게 많은건지 말이죠.
네 물론.. 이것이 비단, 파리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죠..
서울, 방콕, 뉴욕, 일본 또 어느 유럽도시.. 기타등등 그 어느곳엘 가도 분명히 그런 느낌을 받으실순 있어요.
하지만 전 프랑스, 특히나 파리에서 더욱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패션.. 더 나아가서는 디자인.. 예술..
특히 전체적인 예술 방면에서는 프랑스가 우리가 생각보다 몇십년 혹은 몇백년이상 앞서가고 있다는것을..
때로 인정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꼭 문화 사대주의자라서 이런말씀드린게 아닌데.. ^^;;;;;;우리도 우리문화 특유의 자부심 우수함 특별함이 있어요.
절대 그걸 배제하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니란걸 알아주세요 ^^)
물론 요즘은 인터넷이 하도 발달을 하다보니 카피의 카피..(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도 있으나..)가
더해져 여러 형태의 문화가 탄생된다는 것을 부정할수가 없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옜말에 "새로운것은 하나도 없다.. 전부 과거에 기인한다.."라는 얘기도 있기도 하지만.. 어.쨋.거.나. ㅎ
독창성 만큼은 아직까지도 유럽열강의 그런 감각을 따라잡기엔 다소 부족함이 많다는 생각도 들어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각 나라나름의 우수한 문화 자체들을 무시해서 그런게 절대 아니고요)
암튼,
제가 두번째 파리에 들른것은 순전히 인테리어 디자인 박람회 때문이었어요.
당시 입장료가 약간은 높았지만..
실제로 그 박람회가 저로 하여금 제 (디자인적, 예술적 ㅋ)삶에 큰 변화를 줬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ㅋ
그래도 나름의 문화충격이라면 충격이랄까.. 그런걸 받았던게..
이사람들 우리나라 백화점이라던가..
혹은 여느 아시아국가완 다르게..
그리 까탈스럽게 굴거나, 유난떨지 않고, 온갖 사람들이 사진을 마구마구 찍도록 그냥 놓아두더라는거죠.
특히 가구..
가구의 그런 세심한 라인이라던가, 기법같은 세세한 디테일을 전부 찍어가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건 물론이요..
"이건 CD롬으로 (우리회사)여러가지의 가구 디자인들을 올해와, 내년 상품위주로 찍어놓은 것인데.. 필요하면
가져가세요"란 식이어서 그때당시 좀 놀라웠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 우리나라에서 사진찍는걸 봤으면 난리가 나겠죠. 아마 무슨 산업스파이 취급이라도 하듯 말이죠.
그네들 생각은 딱 그거죠..
"너네들이 이 디자인을 카피, 혹은 훔쳐가? 그래 어디 한번 마음껏 가져가봐.."
"너희들이 가져가는건 단지 그것이 전부일 뿐이야.."
"그거 하나 가져가는것따윈 상관없어..우린 이미 머리(가슴)속에 얼마든지 많은 아이디어와 감각이 무궁무진하거든.."
어떻게보면 오만스럽게도.. 교만하게도 보일수 있죠..
그러나 저는 그런 그들에게서 천부적인 재능에서 표출된 분명한 자부심을 볼 수 있었거든요.
그들의 그런 자부심의 근거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최근 현대미술 및 패션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밑바탕..그러니까 근원이 된 그들의 과거도
알면 알수록 혀를 내두룰수 밖엔 없도록 만들더군요 .
가끔 KBS에서 방영해주는 유럽에 적을둔, 말그대로 명품회사를 조명해 주는걸 보면,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그들의 장인정신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 싶더군요.
라이카(카메라) 부터.. 테디베어.. 가구회사까지..
테디베어 하나를 만드는데도 박음질 하나 제대로 박는데 10여년이 넘게 훌쩍.. ㅜ.ㅜ(막 늙어 ㅋㅋㅋ)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처럼 급속히 성장한 나라에선 그런 모습들이 참으로 미련스럽게 보일수도 있는게
사실이기도 하겠죠..(반면 또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그런 빨리빨리 정신때문에 성장도 할수 있었고요 ^^)
아무튼 저는 유럽사회에서 아직까지 그렇게 이어내려오는 장인정신 내지는 그들의 예술혼을 존경해요.
그래서 전 파리가 무척 싫은 반면에, 파리라는 도시를 함부로 얘기할수는 없더라구요.
그래도 내딴엔 배낭여행 중임에도 불구, 무리해서 정장용 자켓도 걸쳐주고..
없는 돈도 큰맘먹고 준비해서 좀 괜찮다 싶은 레스토랑엘 갔는데..
이노무 웨이타 새퀴는(미안하다 웨이러~ ^^) 물 주문한지가 언젠디.. 물갖다 줄 생각도 않고.... ㅡ.ㅡ;;
결국은 가방속에 있던 내 생수통 꺼내서 물 벌컥벌컥 마시고 말이지.....
(여러분.. ^^;;; 다 아시겠지만 외국식당서 음료 뭐 먹을건지 물어보면, 음료도 왠만하면 같이 시켜주세요 ^^)
포크에 뭐 묻었다고 새로 좀 갖다달라면 본체만체 하고 말이지..(결국 내가 물에 씻어 대충 닦아먹었다능 ㅜ.ㅜ)
시킨거 말고 딴거 갖다주고 말이지.... ㅠ.ㅠ
기타등등 가끔씩 온갖 인종차별 내지는 불친절을 파리에서 두루두루 당하며 다니다보면
이가 벅벅 갈리고.. 치가 바들바들 떨릴때도 다반사..
그러나 이상하게 또 슬그머니 다시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고.. (새로운 버전을 찾아서 눈요기, 내지는 눈호강 하고싶고)
어쨋거나 전, 그리 쉽게 비웃으며.. 무시할수만은 없는곳이 파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
그냥 여러분들이 하도 파리파리 하시니(지금 우리집엔 모기만 잔뜩 흐흐흑~ 뉘들 오늘 집에가면 다 뒤졌으~)
저도 파리 생각이 나서 잠깐 뻘글을 ^^;;;;;;;;;
암튼 눈은 참... 호강 내지는 사치스러워지는 것 같아요.(눈만 높아져요 눈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