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하드가 망가져 아무것도 남은게 없어요....

후~ 조회수 : 1,602
작성일 : 2011-10-14 11:45:46

얼마전 동생들이 집에 왔다 이제 돌 된 조카가 컴퓨터를 넘어 트렸어요.

제가 잠시 아이 유치원 차에서 내릴 때라 밖에 나갔을 때 그랬는데 아주 세게 넘어 졌다 하더라구요.

몇 시간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 화면이 파란색으로 변하더니 자꾸 뭘 누르라고 하고

컴을 다시 키면 갈그락 갈그락 거리는 심상치 않은 소리도 들리고....

남편이 하드가 망가진것 같다며 복구하려면 돈이 좀 들겠다고 해서 불렀는데

심란한 얼굴을 하며 가져간 기사분이 하드가 다 긁혀서 복구가 전혀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할 수 있는건 다 해달라고 울면서 부탁했는데

무슨 연구소에 가져가서도 해 봤지만 손상도가 너무 심해 복구가 안 됐어요.

아이가 태어나 처음 저랑 만나던 순간부터 이 번 여름 휴가간 호텔 잔디밭에서 잠자리 잡느라

깡총깡총 뛰어다니는 모습까지 사진과 동영상들이 오롯이 거기에 다 있는데....

남편도 중요한 자료들이 있다고 말 했지만 남편말은 들어오지도 않고

아이 모습 지워진 것만 생각나 얼마나 서운하고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요.

저는 싸이나 블로그도 안 해서 컴퓨터 말고는 따로 저장해 놓은 것도 없는데.....

그나마 제가 쓰던 두 개의 핸드폰과 남편 핸드폰에 찍어 놓은 사진들과 동영상, 음성녹음

그리고 동생들이 자신들의 싸이에 찍어 올려 놓은 사진들이 어린시절의 전부가 됐네요.

 

이제 여섯살인 저희 아들.... 남편 말대로 앞으로 더 많이 찍어 주면 되겠지만

뒤집고 기고 첫 이유식을 먹고 옹알이를 하고 막 걸음마 배워 아장아장 걷던 모습들과

졸면서도 제 젖 찾으러 이리저리 오물거리던 그 작은 입이 말 배우며 혀 짧은 소리로 하던 말들과

음정박다 다 틀려도 열심히 부르던 노래 소리, 욕조 안에서 비누방울 터트리며 목욕하던 귀여운 손가락

혼자 구석에 가서 힘주며 응가하던 빨갛게 일그러지 얼굴 전자렌지대 넘어트리고 놀라 크게 울던 모습까지

모든게 지워지자 신기하게도 제 머리속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던 그 장면들 때문에 며 칠 눈물을 찍었어요.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복구할 수 없다던 기사님의 전화를 받고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동훈아, 동훈이 어렸을 적 사진이랑 동영상이 다 없어졌데~ 그래도 엄마 마음속 머리속에는

 우리 동훈이 귀엽고 사랑스럽고 이쁜 모습이 사진보다 더 많이 기억되어 있으니까 괜찮아.

 엄마는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고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하며 꼭 안아 줬어요. 울면서....

아이는 제 말을 이해했는지 못 했는지 모르겠지만 절 안아주며 자기도 괜찮다고 하네요.

다시 구입한 컴퓨터는 하드가 두개 들어있어서 자동 백업이 되는 걸로 했어요.

여러분도 혹시 모르니 분산해서 자료를 저장해 두세요. 투자만 분산하는 게 아니더라구요.

잠시 잊고 있었는데 오늘 검색하다 어느 분 블로그에 아이 사진이 많이 올라온 거 보니

비도 오는데 우울한 마음에 이 곳에 털어 놓고 갑니다.....

IP : 110.9.xxx.18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애플이야기
    '11.10.14 11:50 AM (118.218.xxx.130)

    혹시 그럴까봐 저는 사진은 잘나온것은 사진관에서 뽑아놓고 앨범에 넣어두고 있어요 소중한 사진들이 너무 아깝잖아요

  • 2. ㅇㅇ
    '11.10.14 11:52 AM (116.33.xxx.76)

    마음이 많이 여리신 분이군요. 어릴 때 사진 나중에 다 커서 한번씩 꺼내보면 좋긴한데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데 아무 지장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 때 그런 이유로 니 애기사진이 없다고 에피소드 삼아 얘기해줄 거리도 되고... 내리는 빗물에 님의 아쉬움도 같이 흘려보내시길 바랍니다.

  • 3. MALZA
    '11.10.14 11:58 AM (125.246.xxx.66)

    백업습관은 정말 큰 일을 당하고 나면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윈도우가 깔린 하드와 백업하드는 다른걸로 쓰시고 동기화프로그램이나 백업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정기적으로 백업하시는게 좋습니다.

    혹시나 여기서 안해보셨다면 국내에서는 명정보라는 곳에서 하드웨어적으로 수리해서 복구하는 곳이 있으니 한번 의뢰해 보시는건 어떠신지요...

  • 4. DVD/USB도 이용하시지
    '11.10.14 12:50 PM (61.247.xxx.205)

    그렇게 중요한 자료를 그냥 하드 디스크에만 보관해 놓으셨다구요?

    하드디스크 몇 년 되면 망가질 수 있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중요한 자료는 다른 하드디스크뿐 아니라 반드시 DVD 공테이프 같은 곳에 저장해 보관해야 합니다.
    보관성에서 CD 보다 DVD가 훨씬 나으니 (DVD 가격이 많이 내려와 DVD 가격도 CD와 거의 같습니다) CD 말고 DVD로 (아주 아주 중요한 자료는 1장도 아니고 2장, 3장, 여러 장으로) 구워 보관하신 다음 이따금 자료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USB에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몇 년이나 자료에 이상없이 보관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DVD 공테이프, DVD기록장치(super-multi라고 불림), USB 모두 별로 안 비쌉니다.

    요점은 한 군데 또는 하나의 기록/보관 장치 보다 여러 곳과 여러 기록/보관 장치를 이용하라는 겁니다.

  • 5. 런던펍
    '11.10.14 2:52 PM (122.102.xxx.122)

    dvd는 굽기도 불편하고, usb는 저장용량도 적어서 비추구요.
    대용량 외장하드 10만원대면 사는데 추천드립니다.
    자료 옮기기도 쉽구요. (usb와 같은 원리) 500기가 정도면 가정용으로 쓰시면 거의 다 보관가능해요 영구적으루요. 전 그렇게 쓰네요.

  • 6. 외장하드도
    '11.10.15 12:52 AM (124.49.xxx.62)

    외장하드도 믿을게 못되어요. 저도 며칠전 5년 정도 쓰던 외장하드가 망가져서 자료 모두 잃어버렸어요...

    ㅜㅜ 여러군데 보관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당해봐야 깨닫게 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1446 관리비가 한평에 오천원이라는데요 8 큰평수 2012/05/29 1,319
111445 집을 팔고 전세로 옮기려는게 나은건지.... 1 ... 2012/05/29 933
111444 죄책감. 자책감. 에서 오는 우울한 기분 어떻게 극복 해야 할까.. 4 우울 2012/05/29 2,676
111443 새차산 친구에게 어떤 선물 좋을까요? 2 졌다 2012/05/29 824
111442 생활비 빠듯하신분들 갑자기 돈필요하면 어쩌시나요? 7 내공이필요해.. 2012/05/29 2,640
111441 바퀴벌레 올해 3번 봤는데 세스코 불러야 되나요? 10 바퀴시러시러.. 2012/05/29 2,287
111440 3일간 연휴 끝나고 혼자 있으니 괜히 우울하네요... 끄적끄적 2012/05/29 575
111439 가스 보일러 바꿀 건데요.. 교체 2012/05/29 563
111438 학군 정보 여쭐께요 3 성급한맘 2012/05/29 970
111437 무슨현상일까요 불안증 2012/05/29 554
111436 보육 문제로 이거저거 하다가 안되겠어서 그만두는 수순... 4 마그리뜨 2012/05/29 854
111435 책대로 했더니 애의 반응이 너무 웃기네요 51 책대로 안되.. 2012/05/29 13,747
111434 자유게시판에 쓴글을 지울수는 없나요 1 znzn 2012/05/29 862
111433 남편이 물어봐달라고해요.나갈때 누구 만난다고 얘기하고 나가야하는.. 20 고민 2012/05/29 3,040
111432 화를 너무나 잘내는 아내와 숨죽여서 사는 남편.. 12 조언부탁드려.. 2012/05/29 11,787
111431 2개월 강쥐 치아발육기로는 뭐가 좋은가요 3 애견인분들 2012/05/29 665
111430 집에서 피부관리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 2012/05/29 558
111429 유아 영어 학원 추천 부탁드릴께요 1 6세 남아 2012/05/29 627
111428 열무김치를 담갔는데 맛이 써요. 헬프미!! 5 열무 2012/05/29 3,381
111427 좋은아침 연예특급 보다가.. 6 .. 2012/05/29 2,833
111426 좀 만 걸으면 숨이 차고 다리가 아파요. 3 2012/05/29 2,310
111425 이거 좀 너무한거 아닌가요? 너무 2012/05/29 598
111424 적금이율... 1 Kk 2012/05/29 518
111423 백만년만의 걸레질 하려고 합니다. 효과적인 방법 가르쳐주세요. 5 걸레질 2012/05/29 2,093
111422 개원했는데 자주 병원을 옮기는(?)경우.. 4 궁금 2012/05/29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