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저에요. 근데 전 결혼 잘한 것 같아요.
남편이랑은 회사에서 만나서 3년 만나고 결혼했어요.
전 남편만난지 1년인가 만에 퇴사했고 그 후엔 시험준비했어요. 전 전문대나와서 계약직이었거든요.
터울이 좀 있어서 만난지 오래 지나지 않아서부터 남편은 결혼하고 싶어했지만
솔직히 좀 무섭더라구요. 저희집 형편도 안좋고.. 부모님은 계시지만 두분 다 정상적으로 일 못한지
벌써 오래 되셨어요. 남편네는 아버지는 결혼 전에 돌아가셨지만, 누이들은 다 잘살고 신랑 조건이 좋아
무슨 말 들을까 걱정돼서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웠어요. 아닌게 아니라 나이찬 막내 남동생이
어머니는 나이드시는데 결혼 말이 없으니까 이래저래 소개하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저도 친구들도 다들 큰시누이 셋이면 시어머니가 넷이다, 그런 말 하고.
여러모로 시험이라도 붙고 결혼하고 싶었는데 시험에 세번이나 떨어지고
모아둔 돈도 다 없어졌을때 남편이 결혼하자고 하더라구요.
정말 이사람이랑 살고 싶어서 염치없다 싶다가도 그렇게 하게 됐어요.
결과는 남편이 막아준건지 모르겠지만 험한 소리한번 안듣고 결혼하고
애들때문에 휴직중이지만 네번째 친 시험은 붙었어요.
험한 소리는 안들었지만 분위기가 마냥 좋은 건 아니었어요.
인사들 드리러 갔을때 아무도 나쁘게는 안하셨지만 둘째형님 같은 경우에는
얼굴이 별로 밝지도 않으셨거든요. 그리고 집에 놀러갔을때
전화로 아마 누나중 한분이랑 다투는 것 같은 소리도 들은 적 있고.
그땐 내 욕심인가 싶고, 설명도 못하게 기분 상하더라구요.
저, 정말 돈도 없었고 친정도 도움받으셔야 하지 도움주실 형편은 안됐거든요.
집은 물론이고 예물이니 혼수니 하는 것도 거의 남편 도움 받았어요.
시어머니가 욕심이 없는 분이라 별로 관여 안하셨던 것 같아요.
그냥 준비해주셨던 것 남편한테 맡기기만 하고 말 별로 없으셨어요.
어머니가 그러시니까 시누이들도 아무말 없고.
결혼하고 밥도 워낙 못했어서 여기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그제서야 정말
맨손으로 결혼했던 걸 알았어요. 저희 부모님이 해주신 건 저 화장대랑 장롱, 아는 분 통해서 하신 거고
드레스랑 메이크업도 저희가 결혼하고 갚았어요.
저 결혼한 다음에 살림 열심히 살긴 했지만 처음엔 정말 그릇도 딱 저희 둘 쓸 것만 있었어요.
이래도 되나 싶긴 했는데 남편이 된다니까 뭐..
형님들이랑은 터울이 워낙 많이 져서 아직도 쉽진 않지만
뵈게되면 회사때마냥 밝게 굴고 일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까
요샌 좋게 보시는 것 같아요. 다들 별로 연락은 안하시지만, 그게 제일 좋은거라면서요.ㅎ
그러면서도 애 둘 태어날때 돌때 정말 많이 챙겨주셨어요.
경상도분들이라 그런지 말로는 별 표현이 없으셔서 형님들이 절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몰랐는데
대학생 큰조카가 지난 추석에 같이 설거지하다 그랬어요
엄마가 참 고마워한다구요. 숙모랑 결혼하고 삼촌이 얼굴이 너무 좋아졌다고.
둘이 잘 사는 게 최고인 것 같다고 그러셨다고. 제가 단순한 건지 그말 하나 듣고
추석 부엌일도 할만 하데요.ㅋㅋ 남편 얼굴 좋아지긴 했어요. 원래 잘생겼지만ㅋㅋㅋ
좋은 분들이라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딱 시누들 많다, 죽었다 이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역시 진리는 케바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