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가을

가을타기 조회수 : 1,351
작성일 : 2011-10-13 23:46:53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결혼한지는 이제 8년차가 되어가네요.

결혼과 동시에 아빠가 돌아가시고 혼자 되신 엄마를 가까이에서 모시고 삽니다.

가까운 곳에 오빠내외도 살구요.

아빠가 돌아가신지 올해로 7년째입니다.

당시..결혼한지 두세달 된 딸이 걱정이라도 할까봐 그러셨는지 부모님께서는 아빠의 상황을 제대로 얘기해주지 않으셨고...두 분도 건강하시던 분이 갑자기 그렇게 허망하게 가시리라곤 미처 생각을 안하셨던거 같아요.

신혼여행 다녀오던날,, 식사후 조용히 아빠가 좀 많이 아프시다 하시며 우리 **이를 위해서 아빠가 꼭 이겨내겠다며 손을 잡아주셨었는데 그 말씀하시고 얼마 뒤 엄마 손에 입맞춤을 하시고 먼길을 떠나셨어요.

 

그후 제가 첫아이를 낳았고....엄마는 첫손주를 보시며 조금 위로를 받으시는가 싶었고 저도 살갑지는 못해도 자식들이 가까이 있는것 만으로 위로가 되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지금까지 지내왔네요.

오빠도 이제 가정을 이뤄 조카를 낳았고 저도 아이들 낳고 큰  걱정없이...그러나 때때로 누구에게도 말할수 없는 감정들을 속으로 삭이며 스스로 위로하며 지내왔어요.

아빠가 돌아가실때까지 현직에 계셨었고 젊은날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시며 미래를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해두셨기에 저희들 모두 금전적으로는 걱정없고  편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안계신 빈자리는 엄마의 쓸쓸한 모습과 망연자실한 모습으로....가까이 살며 매일매일 보아오는 제게 절절히 가슴 아프게 느껴지네요.

아빠 돌아가시고 시댁어른들과 첫번째 나들이에서도 돌아오는 차에서 눈물을 흘리던 저였고...지금의 저도 이글을 쓰며 눈문을 흘리네요.

그때 시댁 어른들 보며 다시는 내 부모님의 저런 모습을 볼수없다는 생각에 못나게도 서러움이 복받혔었어요.

 

7년이란 시간은 어쩌면 참 빠르게도 지나갔습니다.

저는 이제 두 아이의 엄마이고 엄마도 이젠 손주를 셋이나 둔 할머니가 되었으니까요.

더불어 제겐 저를 필요로 하는 손길이 많아지고  그만큼 엄마에게 소홀하게 되었네요. 

가끔은 제게 서운함을 내비치는 엄마가  야속했고  그 야속함 마음을 갖고 있던 차에 어제 엄마와 얘기중  퉁명스럽고 쌀쌀맞게 얘기를 해서  엄마가 기분이 많이 상하셨어요.

나이가 드시면서..잔소리도 많아지시고.....무엇보다 예전에는 안 그러시던분이 매사에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시는게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그렇게 표현이 되어버린건데 ...엄마한테는 그냥 딸이니까 하는 하소연인데 맞장구 한번을 안쳐주는 딸이 되었네요.

저도 엄마가 어쩌든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위해 애쓰신다는걸 압니다.

문화센타도 다니시고 운동도 다시 시작하시고....

오늘 아이 학원간 사이 급하게 만든 밑반찬 몇개를 가져다 드리고 생각해보니 항상 마음은 있었어도 우선순위는 아이들이었던거 같아요.

혼자 식사하실게 눈에 그려져도 아이들 챙기다보면 또 잊어버리게 되더라구요.

제가 아주 살가운 딸은 아니지만 또 모질지도 못한 성격이라 엄마에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시점에서...

오늘은 혼자 속도 상하고 마음이 좀 버거워서  여기 언뉘들에게 위로라도 받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제가 자존심이 좀 센 스타일이고 센척하는 스타일인데  이런얘기 동네 친한 동생한테 하다가 울어버린적이 있거든요.

또 남편한테는 아직 본인에게는 닥치지 않은일이라 그런지 그다지 공감해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  마음이  더 먹먹해져서 얘기를  안하게 되요.

이런 상황을  먼저 겪어보신 분들이나.....아니면 다른분들은 혼자되신 부모님을 어떻게  모시는지 궁금해요.

긴글이 되었네요..^^

글 쓰면서 한바탕 울었더니 그래도 시원하네요..

 

 

 

 

 

 

 

 

 

 

 

 

 

IP : 124.54.xxx.15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웃음조각*^^*
    '11.10.14 1:18 AM (125.252.xxx.108)

    미우니 고우니 그래도 따님이 계셔서 엄마의 가을은 덜 스산하실 것 같습니다.

    많이 외로우실텐데.. 그래도 자리 털고 문화센터도 나가시고 스스로 노력하시니 원글님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괜찮으실 수 있고요.

    지금처럼 곁에서 지켜봐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울지 말고 기운내세요..파이팅*^^*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628 두툼하고 맛난 쥐포 좀알려주셔요. 15 은새엄마 2011/10/30 3,268
30627 살면서 남편의 단점이 점점 크게 느껴집니다. 4 -_- 2011/10/30 2,263
30626 시모가 전화해서 방문한다고 하면 43 0000 2011/10/30 9,812
30625 이번에도 돌림병으로 물타기 할까요? ddd 2011/10/30 983
30624 큰 일 있을 때 마다 한 건씩 터지는 사건 (FTA ---> 눈.. 3 물타기 2011/10/30 1,200
30623 내 나이 40에 22 출발 2011/10/30 12,587
30622 네살. 열나는 기침감기도 한방으로 잡을수잇나요. 쌍화차복용가능한.. 9 ㄴㅔ살아이 2011/10/30 1,743
30621 남자 형제는 결혼하면 그냥 남으로 보는게 속 편할까요? 16 .. 2011/10/30 4,803
30620 FTA반대 집회 같은거 안하나요? 촛불때처럼요 5 bb 2011/10/30 1,361
30619 선배님들 고1 딸램 이과냐 문과냐 의견부탁해요 8 범버복탱 2011/10/30 1,838
30618 미사키진주 '는 어떤가요?? 1 2011/10/30 4,764
30617 강풀 작가님 만화 보이지않아서 링크요^^ 2 한걸 2011/10/30 1,127
30616 3달된 아기고양이가 설사를해요. 14 아기고양이 2011/10/30 5,899
30615 확장거실 여쭈어요 5 hjsimg.. 2011/10/30 2,054
30614 청와대에서 보물인 안중근의사의 붓글씨 한 점 분실????? 10 참맛 2011/10/30 2,479
30613 용인 중앙재래시장 음식물 재사용때문에 주말기분 꽝됐어요. 2 ... 2011/10/30 1,624
30612 thym님, fta협상 수정안에 관해 질문드려요. 1 티오피 2011/10/30 733
30611 나가수 오늘 공연은 누가 뭐래도 소라이 당신만 가수 19 음원대박 2011/10/30 4,922
30610 명품지갑 가품 선물받았는데 실사용해도 될까요?;;; 3 난감... 2011/10/30 2,687
30609 에리카 김과 통화한 적이 있습니다 5 ERIKA 2011/10/30 8,752
30608 친한 친구가 마트에서 진상 부린걸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14 queen2.. 2011/10/30 10,753
30607 태국 물난리, 넘의 일만은 아닙니다. 2 참맛 2011/10/30 2,492
30606 휴일에 늦잠 자는게 소원이에요. 7 휴일엔.. 2011/10/30 2,321
30605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 7 경훈조아 2011/10/30 2,203
30604 하루코스 단풍구경 갈만한곳 (무플절망) 6 @@ 2011/10/30 3,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