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 병원에 갈 일이있었는데요
거기가 전철역에서 차편이 어중간해서 셔틀버스가 운행되더라구요
마침 맨 뒷자리가 나서 (아시죠? 5명 앉는 자리) 제가 중간에 앉았는데
마지막으로 어느 할아버지께서 지팡이를 짚고 마지막에 올라오셨는데 자리가 제 옆에 한자리 뿐이었어요
다리도 아프신데 올라오시고 또 옆으로 가시는게 힘들어 보여서 제가 옮겨 앉아서 그 분은 중간에 앉게 되셨어요
처음 가는 병원이라 시간 감각이 없었는데 5분 정도 가니까 옆에 할아버지 전화기가 울리더라구요
근데 그 연세에 목소리를 낮추셔서 조용히 말씀하시는데(대부분 어르신들 목소리가 크시잖아요?)
들을려고 한게 아니라 바로 제가 옆자리다 보니 그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시는데도 중간 중간 들렸어요
전화한 사람은 아들인듯 한데요
첫번째 내용은
왜 병원에 혼자 가세요? 자기가 모시러 갈려고 하는데 시간을 조금 늦추시면 회사 시간
맞추어서 모시고 갈려고 했는데요..
할아버지: 집에서 3정거장만 차를 타고 오면 병원까지 오는 셔틀 버스 있다
왜 너희들 귀찮게 하겠니? 걱정하지 말고 일하거라
이렇게 움직여야 나도 운동이 된다....
그때까지도 별 감동없었습니다.
두번째 내용은 할아버지께서 한참을 들으시더니
"대충 사정은 안다...네 처가가 어렵다고 하더라
당연히 네가 도와야지... 네 처가가 편안해야 네 처도 편안하고 그래야 너에게도 잘 한다
그리고 우리도 편안하지.."
결론은 할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는 상가에 2층이 비니
놀고 있는 네 처남을 거기로 와서 가게를 하게 도와줘라........... 헉 하고 한번 놀랐습니다.
"근데 그 자리가 워낙 목이 좋아서 권리금이 억대라고 하는데
내가 물어볼수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 사람들이 그냥 나가게 되었구나
이것도 잘 되었네"... 헉 두번째 놀람 (도대체 어디에 있는 상가야?)
..........몇번의 대화 끝에
"당연히 네 엄마도 내 의견에 대찬성이다"........ 헉 세번째 놀람.... (부부가 두분다 부창 부수시네..)
내릴때 제가 그 할아버지보다 나중에 나가면서 다시 한번 그 어르신 쳐다보았습니다.
그 표정의 편안함에 제 맘도 편안해지더군요..
어르신 화이팅~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