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진중공업 교섭 재개에 대한 희망버스 기획단의 입장

난데없이낙타를 조회수 : 1,798
작성일 : 2011-10-13 11:09:24

우선 정정할 게 있습니다. 제가 5차 희망버스에 다녀오고 후기를 올렸었는데 중재안을 '1년 후 복직'이라고 썼거든요. 찾아보니 1년후 복직이 아니라 '1년 후 재고용'이더군요. 복직과 재고용의 차이는 어마어마 합니다. 일단 퇴사 후 다시 입사하는 것이기에 신입사원과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하죠. 기본급이 형편없이 낮아지고 더불어 연봉이나 혜택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것도 재고용이나 해주면 다행인거고요...

1년 후 복직이라는 중재안으로 착각해서 희망버스에서 들었을 때도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재고용이라면 더더욱 이 중재안을 받아들여선 안됩니다. 말이 허울좋아 중재안이지, 이건 300일 가까이 농성한 김진숙 지도를, 그 아래 사수대에서 40일여일 단식농성한 신동지에게도 그리고 김진숙을 지키기 위해 크레인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는 동지들에게도, 그리고 영도다리에서 매일 봉헌과 미사를 드리는 수많은 시위대에게도 인터넷에서 마음 속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지지하는 수많은 동지들을 우롱한거로밖에 생각되지 않아요.

저는 희망버스에서 정투위가 이같은 중재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습니다만, 당장 중재안이 나온 그 시점부터 이미 민주당에서는 중재안을 받아들이고 김진숙이 내려와서 축제를 벌이라는 둥을 시작으로 수많은 압박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쯤하면 되지 않았느냐, 조남호도 한 발 물러서지 않았느냐, 같은 말이겠죠. 설득이라고 그들은 표현하지만 그건 협박일 뿐입니다.

그리고 저따위 걸 중재안이라고 보고, 다행이다며 안도하는 착한 사람들도 있을 거고요.

그래서 이 싸움이 더 힘겨워질 겁니다. 목숨건, 생존투쟁을 하는 사람들에겐 이미 타협의 여지도 물러설 곳도 없는데,

평온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은 이쯤하면 되지 않았느냐, 서로서로 한 발 양보해야지 라고 착한 말을 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 서로 일리있는 말을 한다고 중립적인 척 굴테니까요. 불행이도 이러한 중립은 대체로 이제까지 투쟁에 대해 온건하게 생각하는 쪽에서 하는 말이기에 더 뼈아픕니다. 사실 중립이라는 표현은 농성단에게는 폭력이고 협박과 다를 바 없습니다. 낭떠러지에 풀 한포기 잡고 매달린 사람에게 나뭇가지로 바꿔주자는 거니까요.

그래서 너무 두렵습니다. 이러한 기세를, 여론을, 반응을 외면하고 애초 요구했던 데로 '정리해고철회'를 요구하고 그때까지 싸워야하는데...외면하지 못할까봐요. 그래서 희망버스 기획단의 입장을 봤을 때 안도했어요. 저 또한 기획단과 같은 입장입니다.

많은 분들이 정투위와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래는 기획단 입장 퍼왔어요. 같이 읽어요.

 

 

한진중공업 교섭 재개에 대한 희망버스 기획단의 입장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더 넓고 강한 힘을 모을 때입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고공농성,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 그리고 희망버스로 상징되는 수많은 이들의 지지와 연대가 모였습니다.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통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부당함이 알려지고 국회권고안이 제출되었습니다. 이 권고안이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을 담지 않고 정리해고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으나, 도피와 변명으로 일관하던 조남호 회장이 국회권고안을 공개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는 문제해결에 한걸음 나아갔다고 생각합니다.

 

  금속노조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미흡한 부분에 대해 해고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설 것’을 결정하였고, 그제(10일)는 조남호 회장과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이 직접 만나 ‘조속한 사태해결과 이를 위해 실무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뒤늦게나마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노사교섭이 재개되고,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만들어지고 있음에 많은 분들이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권고안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어떤 이들은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에게 권고안의 수용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피눈물 흘리며 지키고자 했던 것이 감춰지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 문제의 본질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리해고자 94명을 포함하여 수천명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쫓겨나 삶이 파괴된 것입니다. 대한민국 0.01%의 부당한 탐욕이 수십년 공장을 지켜온 노동자들의 삶을 무너뜨렸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한진중공업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기는커녕 지회선거 운운하고 권고안에 숨어 실무교섭을 해태하고 현재국면을 피해가려고만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떨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우리가 호통쳐야 할 대상은 조남호 회장과 한진중공업 회사측입니다.

 

  실마리가 풀리려는 중요한 순간, 우리는 다시 마음을 모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의 입장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뜻을 전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희망버스 승객들은 이후에도 정리해고자들의 민주적 결정을 지지하고 함께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투위와 목숨을 걸고 투쟁 중인 85호크레인 농성자들에게 사태해결의 책임을 떠넘기고,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니, 이 정도 선에서 멈추라’고 압박하는 이들에게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정투위가 지켜오고자 했고, 희망버스 승객들이 염원하고 바라왔던 정리해고 철회의 요구 앞에 아직은 벽이 놓여있지만 우리는 그런 절망의 벽을 넘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중단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끝>

IP : 125.240.xxx.22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교돌이맘
    '11.10.13 11:23 AM (125.128.xxx.121)

    전 저번에 긴급뉴스로 티비에 나오길래 바로 복직이라고 봤어요..ㅠㅠ

    정말 그놈에 간악함과 치졸함은 끝을 달리는군요.

    뭐라고 한들 그 울분과 고통이 줄어들 수 있을까요..

    여튼 꼭 지지합니다. 힘내세요.

  • 2. 하바나
    '11.10.14 5:13 PM (125.190.xxx.51)

    보따리는 내놓았는데

    풀어보니 아무것도 없는 형국입니다

    애초 국회의원들이 책상머리에서 만든 권고안 자체가 틀려먹었으니

    협상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다행이 이번 한진지회 선거에서 기존 집행부가 낙선하고 정투위 소속

    조합원이 당선 되었다고 하니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599 나경원은 왜 정치인이 된걸까요? 아부지 재산지키려고??^^ 28 ** 2011/10/17 3,241
25598 왜 박원순 후보가 국썅 따위에 밀리나요? 17 경기도시민 2011/10/17 2,648
25597 성당유치원 혹은 몬테소리교육이 다 이런가요? 4 학부형 2011/10/17 4,794
25596 20년전 머리묶은 얼굴이 더 나아보이면 커트머리 하는게 낫겠죠?.. 3 사진정리 2011/10/17 3,270
25595 채식요리법 알수 있는 사이트좀 추천해주세요. 2 요리 2011/10/17 2,176
25594 1박2일 보면서 처음으로 경주남산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11 어제 경주 .. 2011/10/17 3,644
25593 키톡 맛간장으로 게장 담그는 레시피 해 보신 분 계신가요? 5 게장 2011/10/17 2,388
25592 남편이 결혼초에 급여가 아주 작았던분 계신가요? 4 새댁 2011/10/17 2,963
25591 나경원,,,, 손석희에게 짜증냈다가 '머쓱' 36 베리떼 2011/10/17 13,075
25590 대형 백화점에서까지 일본어로 호객행위하는 거 짜증나요 8 ... 2011/10/17 2,752
25589 목소리가 이렇게 좋네요. 3 조국교수의 .. 2011/10/17 2,030
25588 아니 저런 정신과 머리로 어떻게 서울시장을 하겠다는 건지요? 9 한심 2011/10/17 2,365
25587 이재용이 참 검소하네요 56 ... 2011/10/17 22,801
25586 "홍준표대표" 나꼼수 출연할때 "빨간넥타이 헤르메스" 아니였나요.. 2 파랑 2011/10/17 2,613
25585 방 좀 치우라 했더니 '엄마방도 10년전에 저랬어' 이러더군요 7 말 받아치는.. 2011/10/17 2,821
25584 10월 17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0/17 1,658
25583 엔지니어님 블러그 주소 아시면 가르쳐 주세요^^ 3 몬데이 2011/10/17 2,706
25582 초등6 머리(염색)때문에 담임선생님께 전화 받앗어요.. 15 스타일 2011/10/17 5,776
25581 디지털 피아노 구입에 대해 조언부탁드려요^^ 8 햇살 2011/10/17 2,266
25580 미국에 사는 7세 여자 아이에게 선물하면 좋을것 추천해주세요. .. 3 알려주세요 2011/10/17 2,037
25579 남들은 코트입고 겉옷도 두툼하던데 저는 하나도 안추웠어요 2 코트 2011/10/17 2,476
25578 겨울준비할 시기..완전 따뜻한 장갑 추천해주세요 2 밍쯔 2011/10/17 2,604
25577 클릭 안한 쇼핑몰이 우르르 뜨는데 이거 왜 이럴까요? 2 컴이이상 2011/10/17 1,945
25576 MBC다큐 캥거루케어 보셨어요?? 1 눈물이 ㅠㅠ.. 2011/10/17 2,608
25575 임재범이 부른 팝송 (펌) 7 dd 2011/10/17 3,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