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나쁜 엄마인가요?

괴로워요 조회수 : 3,891
작성일 : 2011-10-12 15:52:52
딸이 초등 1학년이에요. 
생일이 끝에서도 끝이라 아직 만 여섯 살인데,
상당히 영리하고, 집중력도 좋고, 심성도 곱지만, 무지 예민해요. 

별로 여자애 같지 않아서 원래부터 말이 없는데, 
특히 화가 나거나 기분이 상하면 절.대. 얘기를 안하고 화만 냅니다.

화를 낸다고 데굴데굴 구르거나 막 울거나 그러는 것은 아니구요, 
평소에 좋아하던 것도 막 싫다고 하거나, 동생한테 퉁명스럽게 굴거나, 뭐 그런 식인데, 
화를 내는 이유를 좀체 짐작하기가 어려워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면 아예 말을 안 하니 알 도리가 없구요, 집에서 화를 낼 때면 반 이상은 제가 짐작을 하지만, 워낙에 예민하다 보니 도무지 알 수 없을 떄도 있어요.)

말을 안 하면 정말 사람 미칩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정말 착하고 친절하다고 침이 마르게 칭찬하지만, 
집에서의 생활을 보면 예민하고 까다로운 구석이 있는 애라 대하기가 어려운데 (남들은 영재의 특성이라지만 그건 말이 좋은 거구요... 저는 욱하는 구석이 있어 오냐오냐 하지를 못합니다.) 
가끔 이유를 모르겠는데 화내고 침울해 있으면 속이 뒤집힙니다.

물론 가만히 내버려두거나 재미있는 일을 만들면 풀어지죠. 
그런데 성질 내고 있는 꼴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이 그렇게 되질 않아 화를 내게 됩니다. 
이제까지 그렇게 몇 번을 크게 혼내고,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이유를 말하겠다고 약속을 받았는데,  
어제 또 물어봐도 대답도 하지 않고 화를 내길래, 정말 크게 혼냈습니다.

그렇게 이유도 말을 하지 않고 화를 내면, 나도 너를 제대로 대접해줄 수 없다,고 냉정하게 얘기하고, 
숙제도 도와주지 않고, 씻고 옷 갈아입는 것도 도와주지 않았구요, 
 잘 때는 애가 우느라고 잠을 못 자길래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얘기를 안 해줘서 나도 화가 났다, 이제 그러지 말자고 달래고 안아서 겨우 재웠습니다.

이제 겨우 1학년인데 이렇게 속상한 얘기, 자존심 상하는 얘기 절대 안 하려는 아이들이 흔한가요? 
똑똑하기는 합니다만 요즘 똑똑한 애들이 한둘도 아니고.... 
제가 성질 죽이고 다 받아주면 좀 무난한게 자랄까요?

밖에서는 백이면 백, 나무랄 데 없는 애라고 칭찬인데, 
저는 정말 얘가 너무 어려워서 매일 가슴이 벌렁벌렁해요. 

 저도 이상하고, 애도 이상한가요? 
속상해요 ㅠ_ㅠ
IP : 24.130.xxx.11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고난 성향이
    '11.10.12 4:01 PM (115.178.xxx.253)

    자존심이 강한 아이인가 봅니다.
    반면 원글님은 아이가 화난 상태를 못견뎌하시는걸로 보입니다.
    실상은 그렇더라도 겉으로는 그런 반응을 보이시는게 바람직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속에서는 열불이나도 아이에게 말하지 않으면 알수 없다는 점을 이해시키시고, 그래도 말을 안하면
    원글님도 그대로 두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억지로 구슬리거나 해서 풀어주지 마시고..
    반복되면 아이도 자기가 말하지 않는것이 좋지 않다는걸 알게되겠지요.
    화를 내는 이유가 정당할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르기때문에
    엄마가 도와줄 수 없다는걸 반복해서 알려주고,아이가 화내고 말 안하면 그냥 두세요

  • 괴로워요
    '11.10.12 4:05 PM (24.130.xxx.118)

    네, 자존심 강한 아이 맞습니다.
    사실 그런 부분을 제가 좀 안타깝게 생각하는 바도 있구요 (저도 이렇게 쓰다보니 비로소 정리가 되네요. 아이가 유달리 자존심 강한 것이 걱정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제 마음에 항상 불만이었나 봅니다.)

    말씀 드려요.

  • 괴로워요
    '11.10.12 4:15 PM (24.130.xxx.118)

    헐, 말씀 감사드려요, 입니다.

  • 2. **
    '11.10.12 4:03 PM (203.249.xxx.25)

    뽀족한 답은 못드리겠는데...
    저희 아이도 벌써(빠른 초등 2 여자아이) 엄마한테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자존심상하는 것도 알고요.
    따님이 영리해서 그럴 수 있으니까....조금은 더 한없이 품어주고 도닥거려줘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 괴로워요
    '11.10.12 4:09 PM (24.130.xxx.118)

    역시 정답은 그건가요.
    제가 도를 더 닦아야 하는데... 제 성질 못 이겨 폭발한 것 같아 영 찜찜하네요. 흑

  • 3. 저의 딸도 그래요
    '11.10.12 4:20 PM (14.36.xxx.187)

    비슷한 또래인데 자존심이 굉장히 강한 아이에요.
    아마 자기가 화나는 것 자체도 속상해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이런 애들은 자기가 준비되도록 엄마아빠가 기다려주고 마음을 알아주는 게 중요해요.
    아이의 감정 상태에 대해서 속속들이 모든 걸 다 알아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거 아니세요?
    아이가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으면 그냥 내버려두시는 것도 괜찮아요.
    혼자 감정 처리가 되면 풀어질 거고 안 되면 얘기할 거고...

    다만 부모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데도 속에만 담아두는 이야기가 없도록
    엄마아빠에게는 어떤 이야기도 모두 할 수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네 편이고 너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은 자주 상기시켜 주시는 게 좋아요.
    이런 애들은 자기 자존심 때문에 입이 안 떨어질 때가 많거든요.

  • 괴로워요
    '11.10.13 12:49 AM (24.130.xxx.118)

    아이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속상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 와닿네요.
    저도 모르게 다 알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말씀 감사합니다.

  • 4. 한 마디
    '11.10.12 4:20 PM (211.61.xxx.218)

    영재의 특성은 과제집중력이 있는 거지
    사람하고 소통 안하고 꽁하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닌걸로 압니다.
    그걸 영재 특성이네 뭐네 해서 받아주면 애 성격만 안 좋아지겠죠.
    부모도 힘들어 하는데 누가...

  • ㄹㄹㄹ
    '11.10.12 5:01 PM (115.143.xxx.59)

    그러게요,그건 영재 특성아닌거 같은데.ㅎ

  • 5. 울딸도
    '11.10.12 4:31 PM (1.240.xxx.2)

    초1이고 원글님 말씀하신거랑 완전 같습니다.(다만 영리하고 명민하지는 않습니다ㅠㅜ)
    그런데 저는 제가 어릴 때 그랬어요. 그러다 보니 이 아이 머릿 속이 환히 보입니다.
    화 난거 왜인지 얘기하지 않는 이유요?
    저도 아는 겁니다, 정말 별 것아닌 사소한 일인데 화가 났다는거.
    쪼잔하고 치사해보일까봐 말도 못하겠는거예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야 알 수 없지만.. 원글님 눈 앞에서 화를 낼 때는 그 이유를 찬찬히 짚어보세요.
    그리고 혹시 이런이런 이유로 화 난거냐? 그래, 그거 사소한거지만 화날 수 있다고 인정해주세요.
    윗댓글님 얘기하신 대로 일부러 화를 푸는데 집중해서 화난 상태를 얼른 벗어나는데 중점을 두진 마세요.
    누구나 화를 낼 수 있고, 화를 내는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화를 내고 싶은 만큼 내고 기분이 좋아지면 함께 다른 일을 하자고 하세요.
    그러다 보면 스스로 감정 조절도 하고 가끔은 왜 화가 났는지 말해주기도 하고 그래요.

    엄청 답답하시겠지만 화난 아이 붙잡고 씨름하다보면 오히려 가라앉던 화도 더 돋우게 되더라구요.
    저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싶고 가르치고 싶은 마음 접고
    그래, 내가 모르는 너의 세계도 있겠지뭐, 라고 인정하는 순간 내가 평안하더라구요.

    그래도 원글님 아이는 영특하기라도 하다니 저희딸 보다 낫잖아요. ㅎㅎㅎ

  • 괴로워요
    '11.10.13 12:51 AM (24.130.xxx.118)

    쪼잔하고 치사해보일까봐 말도 못하겠다는 심정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네요!
    화났을 때는 일단 내버려두자,고 생각하면서도 실천이 안되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6. 부모닮은거 아닐까요.
    '11.10.12 5:00 PM (115.143.xxx.59)

    많이 예민하고 꽁하고 그러네요.
    우리 조카도 1학년인데..그 아이는 아직그렇진 않더라구요.
    엄마를 닮거나 아빠를 닮은거겠죠..
    조카보니깐..100%부모 둘중 한명 닮던대요..

  • 7. .....
    '11.10.12 5:26 PM (175.118.xxx.2)

    자기가 어떤 이유로 화가 났다고 말했을때
    엄마에게서 예상되는 반응이 싫어서
    말을 안 할 수도 있어요.

  • 괴로워요
    '11.10.13 12:52 AM (24.130.xxx.118)

    네 맞아요. 아이 감정에 공감해주려고 애쓰는 편인데, 애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죠.
    말씀 감사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367 재판시 변론기일에 변호사만 참석해도 되죠..? 4 ,,, 2012/01/26 3,279
64366 화이트그릇 추천해주실만한 것이요??? 9 하나 깨졌음.. 2012/01/26 3,560
64365 연말정산-비과세 항목 중에 식대요. 6 안바뀌나 2012/01/26 2,223
64364 출근할때 차핸들이 차가운데... 방법 없을까요? 15 핸들 2012/01/26 2,585
64363 결혼한지 얼마만에 임신하셨나요? 14 아기 2012/01/26 2,910
64362 수시로 텝스 900점 후반에 들어간다는건 뭔가요? 4 영어 언제까.. 2012/01/26 2,040
64361 어제 피부과 레이저 물어보신 분 보세요 11 반지 2012/01/26 3,603
64360 제사문제로 남편과 다퉜어요. 30 손님 2012/01/26 9,461
64359 새마을금고 안전한가요 3 고민중 2012/01/26 4,858
64358 면기모바지 세탁기에 돌려도 되지요? 세탁 2012/01/26 1,963
64357 야채기르시는 분이나 밭하시는 분 7 도와주세요 2012/01/26 1,691
64356 입사 한달 안되어 산에서 발을 제껴 내내 사무실신세 2 답답 2012/01/26 1,448
64355 2학년아이 이중에 학원 어떤걸 그만둬야할까요 7 학원 2012/01/26 1,590
64354 배에 따뜻한 찜질을 하면 .. 2 찜질 2012/01/26 5,928
64353 쉬어 꼬부라진 물김치? 2 화이링아자 2012/01/26 1,271
64352 발 떠는 남자 5 아후 2012/01/26 1,269
64351 일반휴대폰에서 스맛폰으로 기계만 바꿀때 5 나라 2012/01/26 1,167
64350 현미와 찰현미....답변부탁드려요. 5 백돌 2012/01/26 28,646
64349 노래 제목좀 부탁드려요 6 알려 주세요.. 2012/01/26 861
64348 제사음식으로 만든 리메이크? 음식이름이에요 1 거지탕 2012/01/26 1,254
64347 수술한 친구 병문안 가는데 먹을것만 좀 사가면 될까요? 6 ,,, 2012/01/26 2,681
64346 성인발레 해보신분들 조언좀 해주세요 5 익명이요 2012/01/26 1,753
64345 영등포나 여의도 대방역근처 치주질환 전문병원이 어디인가요? 치과 2012/01/26 965
64344 저처럼 사극 잘 못 보시는 분들 있으시나요...? 21 음음... 2012/01/26 2,605
64343 이 정도면 최악의 남편이라고 생각합니다. 72 ........ 2012/01/26 17,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