셤감독 다녀왔어요.
한 반을 반으로 나눠서 다른 학년과 한 줄씩 섞어서 앉았네요.
시험공부하느라 지친 아이들의 어깨가 안쓰러워 보였는데
1교시 끝날 즈음에 한 아이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진동했어요.
선생님도 당황하시고 폰주인도 놀라서 얼음!
시험 전에 수거하는데 제출하지도 않고 전원을 안껐나봐요.
핸드폰은 압수되고 답안지도 별도채점한다던데 공부한게 아까워서 어째요.
교칙이니까 어쩔수없으니 쌤도 아이 다독이더군요.
나도 눈물이 날려고 합디다.
3교시엔 시험지 받자마자 엎드려 자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래도 대충이라도 읽지..
딱한 마음이 들던데 끝나기 15분 전에 선생님이 살포시 그 애 팔을 쓰다듬으시면서 (여선생님이심)
"한 번만 더 봤으면 좋겠어" 조용히 깨우시네요.
선생님의 부드러운 말에 아이는 종칠 때까지 시험지 풀더라구요.
몇 개라도 맞았겠죠?
선생님들의 이런 작은 배려가 아이들에겐 좋은 영향이 될거같아요.
간혹 뉴스를 통해서 자질이 안된 선생님얘기도 듣지만 이 학교선생님들 너무 좋아요.
우리 아이도 집에 오면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 과목선생님 얘기를 좋게 하니
지금은 아니더라도 향후엔 명문고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며칠 전에 교내에 오물투척사건이 있었어요.
전조증상으로 가끔씩 복도에 누가 소변을 봐놨던건 그냥 치우고 말았던가본데
이번에 2학년 한 교실에 변을 싸놓고 책상마다 변칠을 해놔서 냄새가 나고 난리도 아니였대요.
다행히 책상이 여유분이 있어서 전체 교체하고
교과서 등에 묻은 건 학교에서 구입해주기로 했다죠.
선생님들은 잡아야된다고 펄펄 뛰는데 교장쌤이 잡지 말랬대요.
"왜? 뭥미?"
잡으면 처벌해야하니까, 찾아서 치료받게 하라고 하셨다는거 있죠.
아마도 시험 스트레스로 인한 병인거 같다구요.
교장쌤이 대단하단 생각드네요.
시험기간엔 학생부 선생님들도 나오지 말라고 하시고 교장쌤이 교문에서 웃으면서 아이들 반겨주세요.
평소에도 아이들과 친근하게 대화를 많이하셔서 거리감이 안느껴진대요.
요즘 학생들 복장이 정말 통제하기 어렵죠.
바지는 쫄바지에, 치마는 너무 짧아서 불안불안하고.
학교에서 교복규정 단속하느라 소모되는 선생님들의 에너지가가 너무 아까우니
다른 방향으로 학생들에게 더 신경써서 훌륭하게 교육시키겠다고
대신 집에서 속바지챙겨입히시는 정성은 보여달라십니다.
이제 교육은 강요해서는 안되고 아이들과 더불어 동참해야하는 것이므로
정보력을 키우라는 말씀도 하셨어요.
같이 들은 다른 엄마들은 별 감동 안하는거 같은데 저만 그런가봐요.
이런 교장선생님과 함께 하는 아이들은 행복할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