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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제올라왔 몇년전 울딸 50만원,시동생네딸 30만원 ....

을 읽고... 조회수 : 4,045
작성일 : 2011-10-10 09:36:38

 제목까지 그냥 따 와서 죄송합니다...

위로겸 ,  반성겸 제가 느꼈던 것을 말씀 드리려고 하다보니 제목을 그대로 썼네요.

저도 얼마전 비슷한 일로 무척 맘 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어른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셔서 자식들이 돌봐 드려야만 했었어요.

자식 둘에 저희가 차남인데 형님은 그냥 데면데면 최소한의 도리만 하고

나중엔 잘 오지도 않았습니다. 저희는 주말마다 가며  치닥거리를 다 했죠.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저희가 주말에 안가면 다음주 두분이 식사 챙기기가 어려운 상황이셨기에..(편찮으셔서 거동이 불편

하셨죠.) 형님네는 한달이나 한달 반에 한번 정도 와서 식사만 하고 가더라구요(반찬은 들고옴)

거의 어머니 집안 살림엔 관심없고 얼굴만 비추고 간 셈이였죠.

그렇게 하기를 3년여가 되자, 몸이 힘든것도 힘든것이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지더라구요.

왜 형님네는 안 할까 , 우리가 안하면 두분 살림 할 사람 없는것 알텐데..

우리랑 번갈아만 와도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들텐데...

그러던 어느날 아버님이 형님과 저를 부르시더니 봉투를 하나씩 주시더라구요.

그동안 수고했다며 각 십만원씩 들어있는 봉투를 주셨습니다. 그 십만원에 부모님의 맘이

들어있는것 알고 있었지만 전 갑자기 화가 나더라구요.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 나만 죽어라고

하고 있는데, 형님이 안와서 짜증나고 미치겠는데 부모님은 "똑같이" 생각하신다느것...

형님이랑 나랑 똑같이 수고했다고 생각하신다는게 정말 화가나더라구요.

제 글을 읽고 그래 그럴수도 있다며 그때의 제 감정에 공감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뭐 속 좁게 그런것 가지고 그러냐, 다 자기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지 댓가를 바라고 했던 거냐? 형님도

할수있는만큼 했을 거다. 아예 안 한것 아니지 않느냐?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그 당시 전 참 힘들었습니다. 정말로 금액은 문제가 아니었어요. 백만원이든 오만원이든, 누가 더 부모님께 자식 노릇을

하든,   똑같이  생각하신다는게 힘들었습니다. 흥 이젠 나도 안한다. 하나 안하나 똑같은데 뭐하러 하냐? 란 생각도

들었었죠. ㅜㅜ

 

그렇게 자꾸 되뇌이며 저를 괴롭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내 자식들에게 어떻게 할까?

첫째가 잘하면 첫째만 사랑해주고, 둘째가 더 잘하면 둘째에게 더 관심을 줄까?

안그렇겠더라구요.  더 힘들어보이는 자식에게 더 사랑 줄것 같더라구요. 그러면 제 자식들도 엄마는 왜

차별해? 항상 똑같이 해줘야지!! 라며 항의할 수도 있겠죠. 항의를 하든 이해를 하든 제 자식은 다 제자식이며

사랑하는 맘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시어른들도 그러셨을것 같아요. 잘하든 못하든 자식이니까, 자식들이 부모를 위해 노력하니까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그냥 고맙고 이쁘셨나봅니다.

그 이후 맘이 편해졌어요. 지금도 매주 갑니다만 예전만큼 맘이 괴롭지 않아요. 부모님이 힘드시니까  자식으로서

해드리는것이다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원 원글님께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 길어지네요.

전 자식들이 하는것이 다른데도 똑같이 대해주신 데 대해서 화가 났던 거고, 원 원글님은 자식은 똑같은데

차별을 했다 생각하셔거 배신감을 느끼셨던 거죠? 그게 그냥 부모님 맘은 그런거더라구요. 그게 세상 이치에 ,정의에

딱 맞지 않을수도 있어요. 저도 제 자식들을 대하면서 지금도, 앞으로도 항상 공평하게 할 자신은 없어요. 님도 그러실

거예요. 애들이 크면서 엄마는 왜 언니만 이거이거 해줘? 왜 동생만 많이 봐줘? 하고 항의할 일이 많을 거예요.

그러니 그냥 나이드신 부모님의 맘이다 생각하고 이해하시면 , 저처럼 맘의 평화를 가지실 수 있을것 같아요.

IP : 121.163.xxx.7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ㄴㅇ
    '11.10.10 9:39 AM (59.2.xxx.195)

    멋지십니다. 원글님. 진심 멋지십니다.

  • 2. 오.
    '11.10.10 9:44 AM (211.210.xxx.62)

    가끔 그런일들이 있어 마음을 닫게 되었는데
    그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놈의 속알딱지가 글 읽을땐 그런 생각 들다가도 막상 마주하면 또 울컥 할것 같아요.

  • 3. ㅇㅇ
    '11.10.10 9:45 AM (211.237.xxx.51)

    좋은 말씀이시고 원글님 현명하신것 같아요.

  • 4. aa
    '11.10.10 9:48 AM (122.32.xxx.93)

    울 시부모는 잘하는 자식은 넉넉해서 그런 걸로 아시는지....
    여기서 받아서 저기다 주네요.... ㅠ.ㅠ

  • 5. ㅠㅠ
    '11.10.10 9:52 AM (210.102.xxx.9)

    전 글의 원글님 마음을 저도 가끔 느끼던 감정이어서
    다른 분들의 지적이 내가 받는 지적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원글님 글 읽고 나니
    제 마음을 다독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아들만 둘 뒀거든요.
    한 놈이 덜한다고 해서 그 놈을 마음에서 내려놓는 일을 정말 제가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원글님 정말 현명하세요. 역지사지... 너무 단순한 이치인데 맨날 까먹고...
    정말 아침부터 울컥합니다. 친부모님 마음, 시부모님 마음... 손톱만큼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겠어요.

  • 6. 33
    '11.10.10 10:01 AM (203.252.xxx.76)

    네, 어른이 되면 맘 씀씀이가 달라져요.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잘 표현은 못하지만
    내 생일 선물 챙겨준 자식만 생일 차려주지는 않잖아요.

  • 7. 친정부모에게도 그렇더군요...
    '11.10.10 10:28 AM (218.55.xxx.198)

    등심1kg, 갈비 1kg, 우둔(잡채용)1kg 주문합니다.

  • 8. 힘들지만
    '11.10.10 11:53 AM (125.186.xxx.77)

    네 아주 많이 힘들고, 상대적인 문제로 갈등만땅이지만,
    원글님 글 읽으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껏이었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받아다 저기서..
    드리는 자식도 아끼고 쓸꺼안쓰고 드리는건데,
    자꾸 그러시면 그동안 안쓰고 맘 다스리며 드린돈. 억울해지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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