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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좀 지겨운 시댁 얘기인데요. 기니까 지겨우신 분은 패스요~

맘다스리기 조회수 : 2,816
작성일 : 2011-10-09 18:25:35

아주 오래 전 얘기예요. 속풀이로 함 써봐요. 다른 분들 시댁과의 힘든 일 보면서 저도 가끔 과거가 생각나네요.

저희는 집안 어른들 중매로 만났는데 2번째 만나고부터 결혼하자고 하도 조르더군요.

신랑감이 결혼 전에 회사주택조합에서 수도권에 아파트를 분양 받았대요. 
신랑감 얘기 나올 때부터 이 아파트 있다는 말을 미리 했었어요. 울 시모 여기 저기 자랑했겠죠.
좋은 조건이라 생각하고, 신랑감도 무척 착해서 결혼결심을 했어요.

나중에 들은 말, 제 남편은 대학졸업해서 방산으로 가서 23살부터 돈벌어서 여동생 대학 졸업시키고,
밑에 시동생 3수 학원비 대고..
형님 결혼할 때, 돈이 하나도 없던 시댁에서 모은 돈 달라고 졸라서 대학원비용으로 모아놓은 500만원 거의 뺏기다시피 했대요.

결혼해서 시댁이라고 가보니 판잣집에서 테이블 4개놓고 함바집 장사하고 있더라구요. 그 전에는 형님댁으로 갔었어요. 
알아보지 못한 제 불찰이 있었으나 시모가 그곳으로 데려오지 말라 했다더군요.

결혼 날짜를 희한하게 시모가 동지 이후 구정 전으로 잡으라고 해서, 제일 추울 때 결혼했는데   
알고보니 그 아파트 입주기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거의 빚으로 마련한 아파트더군요.
대학졸업해서 번 돈을 가족에게 다 썼으니 무슨 돈으로 집을 장만했겠어요.
누나 여동생에게 돈 꿔서 중도금 냈고, 그리고 회사신협에서 대출을 받아서 3년동안 보너스를 받지 못한대요.
보너스로 자동상환. 그리고 은행에서 12년 장기융자로 대출... 도대체 그 집에 자기 돈은 얼마가 들어갔는지... 

저는 빚지고 못사는 사람이라 누나 여동생 빚을 결혼하자 마자 갚느라 힘들었어요.
남편 월급으로는 금새 못 갚죠.  맞벌이 한 제 돈으로 갚았다고 하는 게 맞을 거예요.

저, 예단 혼수 다 할만큼 했어요. 20년전에 영국산 드럼세탁기에, 휘슬러, 쌍둥이칼 셋트, 살림은 다 메이커.
예단도 현금에, 시부모 한복 두루마기는 기본. 시모 순금 쌍가락지와 등등등.....
ㅋㅋ 아파트 해온 신랑감이라 생각했는데... 다 빚이었다는.....
저는 시부모님에게는 단 한 개도 못받고, 남편이 목걸이, 반지 한 개씩 해줬어요.
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우리 힘으로 결혼하는 게 당연한거지.....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신혼집이  엉망진창으로 되어 있었어요.
시골친척분들 십 여명 모시고 신혼집에서 잔치했대요.
제 모든 신접살림 다 풀러서 썼구요. 침대 사용했다는 말 들었어요.
그 십 여명이 그 겨울날 어디에서 잤을까요? 제가 한번도 사용안한 원앙 요이불 썼을 겁니다.
 
휘슬러 압력솥 중에 제일 큰 사이즈. 높이 다른 2개를 친정고모님이 부주대신 해주셨는데,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밑바닥이 쌔까맣게 타있었어요.
다른 살림살이 다 풀어서 쓴 거는 말할 필요도 없죠. 
귤 상자를 놓고 갔는데 난방을 안끄고 가서 다 녹아서 그때 종이장판이 불어서 터져 있더라구요.
그달치 난방비 40만원 - 장판과 난방비는 하자보수와 첫달치 무료난방으로 처리됐네요.

저 이 모습 보고 남편에게 컴플레인 안했습니다. 미안해 하는 모습 보기 싫었거든요.

시댁은 10원도 안해준 결혼이라고 지금까지 그걸 자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저 시집오고 나서 장사가 잘되어 다른 형제들에게는 돈 보태주면서 저희에게만 안해줬죠.


결혼하고 6개월후에 시부 환갑이었습니다. 잔치 안할테니, 액수 딱 정해서 돈 백만원 내놓으라고 하시더군요.

결혼할 때는 돈 없어서 안해주셨던 분들이 결혼하고나니... 돈 달라고 하더군요. 당당히...
볼 때마다 너희들은 둘이 버니 괜찮다 괜찮다 하시더니 너무도 당당하시네요.
남편 월급 80만원 시절에 백만원 드렸어요. 다른 형제들도 돈을 얼마간 드렸겠죠.
누가 얼마를 드렸는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제 도리만 하면 되니까요.
그 돈으로 뭘 하셨을까요?

시부 다이아몬드 반지와 순금체인 팔찌하셨더군요.
6개월전 며느리 들일 때는 돈 한 푼이 없어서 아무것도, 14케이 반지 하나 안해주셨던 분들이...

환갑날. 잔치 안한다고 돈 달라 하시더니.... 저 퇴근하고 보니까 우리집에 남편 친가 친척들이 다 와있어요.
우리집에서 잔치하기로 했대요. 근데 웃긴 건... 큰 며느리가 안보입니다. 왤까요?

작고 오래되고 더러운 큰 아들네 집에서 안하고 새 아파트 우리집에서 하려니 뭔가 핑계가 필요했는데,
그게 점쟁이가 시부 환갑날에 시부와 큰 며느리가 만나면 안된다고 했대요.
그래서 우리집에서 하기로 했다며 쳐들어와 있더군요. 큰며느리 없이 아주버님이 아이 2명 달랑 데리고 오셨어요.

아.. 쓰려니.... 끝도 끝도 없어서 진짜 말로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시댁입니다.


신혼집은 남편회사 근처였고 저는 1호선을 타고 서울 동쪽까지 가야 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결혼 10개월만에 시부모 장사하시는 근처로 서울 변두리 시장통 방2개 다세대로 이사를 했어요.
신도시 전세값으로 서울 다세대 전세값이 모자르더군요.

이삿날.
남편 형님 4식구, 여동생네 3식구가 도와준다고 왔어요. 1살에서 4살짜리 데리고 뭘 그리 도와준다고..
시모... 또 자고 가라 합니다. 임신이었던 저는 지쳐서 조그만 침대방에 쓰러져 잤네요.
저 도와주러 온 여동생은 조용히 갔어요.
제 친정은 모두 이민가서 여동생이랑 저와 둘이 살다가 여동생은 제 결혼 때문에 따로 살았네요.
그 애틋한 여동생을 시댁등쌀에 챙기지 못하고 보내면서 피눈물이 났어요.


결혼할 때 장롱을 해오지 말라 하시더군요. 마치 혼수품 줄여주는 것처럼요.
신혼 첫집이 방 3개 아파트라 방 하나에 행거 2개 놓고 살았고
다세대로 이사와서 역시 방 하나에 행거를 놓고 장롱을 살까 말까 하면서 한달이 흘렀어요.

어느 날 퇴근 후에 보니,
행거만 있던 큰방에 시어머니의 처음보는 자개장, 차단스, 창문을 가리는 높은 책장이 방 3면에 떡하니 있고
천정까지 그 집 짐들로 가득차 있더군요. 창문을 가려서 방이 어두컴컴..

시골에 있는 집에 전세를 주며 방 하나에 넣어놨던 짐들을 저희 10개월 신혼집에 가져온 겁니다.
전 시골에 집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집이 있으면서도, 새며느리 들일 때 돈 십원도 안썼다는 말이네요. 
시골집을 팔았대요.............................. 그 판 돈은 어떻게 했을까요?

서울에 오래된 저층 아파트를 사서 월세를 받는대요.
이것도 옆에서 들은 말이지 저에게 누가 제대로 얘기도 안해줍니다.
아들 며느리 신혼집에 살림 갖다놓고, 자기집 월세 받아먹는 시부모... 사바사바 시부모와 소곤거리는 시누이들.

제가 남편에게 드디어 불평을 했어요. 이건 아니다 이게 뭐냐... 남편왈,,, 부모님 집이 없잖아....
집이 없긴 왜 없어요. 있는데 이러는 거지... ㅠ.ㅠ
결혼 때 장롱 해오지 말라는 말은 왜 했을까요??


저는요. 시누 2명, 남편 남자형제 2명... 그들도 다 미워요. 절대 사리판단이 없는 사람들이예요.
자기 부모에게 왜 이러시냐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을 못하나요?

시댁이 못사는 건 상관없어요.
근데 너무 너무 들러붙고... 줘야 할 때는 돈이 없고, 내 놔야 할 때는 남들보다 더 내놓으라고 합니다.
근데 자기 부모님이 집이 없어서 불쌍하다고 하는 남편.
그걸 매일 보고 사는 저는 홧병이 생기고 자존심이 상하고 그것이 남편과 평생의 싸움의 단초가 되었어요.
그 시댁살림은 저희가 외국에 나가게 되어 드뎌 떨어지게 되었네요.

저는 다 참을 수 있었는데 그 살림만은 너무도 못참겠고, 그런 나를 남편은 못된 여자라고 평생 각인을 하고, .
평생 지금까지 싸우고 살게 된 원인이 되었죠. 우리는 지금껏 평생 싸우고 살아요. 모든 것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첫번째 결혼기념일에는 정초라고 큰 아들네 불러서 방2개 다세대 우리 집에서 3박4일 자고 가게 합니다.
첫번째 결혼기념일. 일요일인데 그때 우리만 차가 있었죠. 시모는 차로 형님네 데려다 주라고 하고 남편은 순종합니다.
결혼기념일 당연 망쳤구요. 아직은 새며느리인 저.. 어려워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이십여일 후 첫 애를 낳았는데
애 낳은 지 4일 된 집에 구정이라고 형님네 4식구 불러서 4박5일 자고 가게 합니다. 남편은 또 순종합니다.
산후조리 해주시기로 한 저의 이모에게 전화해서 울면서 어서 오시라고 했더니,, 설날 이모부 차례지내고 온대요. 
손바닥만한 현관앞 공간에 그 식구들이 싱크대 바로 밑까지 요깔고 5일을 지내고.. 화장실도 편히 못쓰고... 
저 소리를 참으며 통곡을 했어요. 너무 힘들어서요. 남편은... 자기 형제를 가라고 못한답니다.

이 모든 것이 결혼 첫 해에 저에게 생긴 일이예요.


그 이후에는 드뎌 회사 다녀온 저에게 그 함바집에서 밤 11시까지 일하게 하고 토일에도 일하라고 합니다.
늙은 우리도 매일 하는데 젊은 너는 왜 못하냐고.....

시댁에만 착한 남편과 욕심많은 시어머니, 성격 안좋은 시부.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만 챙기는 시댁형제들.
지금까지 기가 막힌 사건들이 엄청 많지만, 이만 줄입니다.
이 모든 일들이 내 얼굴에 침 뱉기 같아서 당시에는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했어요.
미국에 있는 친정엄마에게 전화로 속풀이라도 하려면 엄마는 제가 못참아서 그렇대요. 다 참아야 한대요.
저만 혼내셔서 결국에는 싸우고 울면서 전화를 끊게 돼요. 어느 누구도 제 위로자가 돼주지 못했어요. 

IP : 122.32.xxx.9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여인1
    '11.10.9 6:41 PM (211.246.xxx.232)

    세상에, 없는 사람 무시하고 살고 하는거 욕하다가도 님 시부모같은 사람 보면 없을수록 욕심만 그득한 거지같이 되간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저라도 남편과 싸우고 힘들 것 같아요. 어쩌면 같이 못 살겠다는 맘만 들것 같은데 어떻게 지름까지도 그 시부모는 아직도 그러나요? 저라면 관계 끊고 더 안 볼 것 같아요.

  • 2. null
    '11.10.9 6:48 PM (112.144.xxx.137)

    이런 글 올라오면 항상 나오는 말이죠. 도대체 남편분 어디가 착한가요?

  • 3. 에구..
    '11.10.9 7:42 PM (211.246.xxx.87)

    그냥 마음으로 한번 안아드립니다
    가만이 품에서 좀 쉬게 해드리고 싶네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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