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분은 남의집 진드기 옷이라 줘도 싫다고 했지만,
헌옷 얻어 입는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서...
작년 겨울 추울때 남의 가죽 덮고 계신 분들이 살짝 부럽기도 했고,
살 돈도 없고, 살 의지도 없고(새로 죽여서 파는거니깐)
누가 이미 산거 바자회에서 팔길래 가져온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길래...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냥 제가 손으로 고쳤네요.
토끼털이 생각보다 두껍지 않아서 그냥 일반 바늘로 잘 꼬매지네요.
부분부분 가죽이 두꺼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할만했구요.
등쪽 안감에 구멍뚫어서
소매 안감 뜯어내고 기장이랑 통이랑 잘라서 꼬매고 다시 안감 붙이고
마무리 했네요.
손이 조금 고생했지만,
그래서 9만원보다는 나은것 같아요. ㅎㅎ
털이 많아서 대충 꼬매도 티 안나요.
그리고 토끼털이 입다보면 잘 터진다던데,
그런분도 그냥 이렇게 꼬매면 간단한것 같아요.
한두해 입다가 질리면 조끼로 만들어 볼까 생각중이에요.
혹시 버린다고 하는 아까운 토끼털 조끼 있으면 한번쯤 해보고 버려도 될것 같아요.
근데 진공청소기 셋팅 필수입니다.
가죽을 자르면 털이 날려서 진공청소기로 빠르게 해결해야합니다.
안어울려서 안 입고 그냥 두었다고 하더니
안감을 뜯었더니 통풍안시킨듯한 냄새가 조금 나고 코가 간질간질...
베란다에 앉아서 안감 뜯어서 안쪽에 페브리즈 뿌렸더니 괜찮아지더라구요.
지금은 수선 다 마쳐놓고
부직포 껍데기 씌워서 베란다에 걸어놨어요.
몇일 통풍이 되면 더 좋을것 같아서요.
생전 처음 가죽옷을 장만해봐서 잘 입을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백화점에서 제돈주고 산것보다는...
추운날 몇번 입으면 그래도 보람찰것 같다는 생각으로 위로해봅니다.
바자회에서도 충동구매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반성과
그 벌로 손바느질 열심히 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