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반쪽이 음식점을 오픈했습니다.ㅠㅠ

meeya1999 조회수 : 5,026
작성일 : 2011-10-08 02:07:09

저는 30대 초반, 남편은 30대 중반입니다.

저희는 안암동 K대에서 CC로 만나서 오랜 열애 끝에 결혼을 했고, 저를 꼭 빼닮은 딸아이가 하나 있어요.

둘다 그냥저냥 대기업 근무를 하며, 부유하지는 않지만 모자름없이 알콩달콩 잘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남편은 직장생활이 참 힘들었나봐요.

저도 같은 직종에 종사해서, 얼마나 그 업무가 힘든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더욱 힘들었었나봐요.

 

예전부터 남편은 요리하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자신이 한 음식을 남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즐기곤 했어요.

그래서 항상 음식점을 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결국 남들이 모두 말리고 말리는데도, 음식점을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늦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는 것보다, 일찍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전 말리지 않았어요.

혹시라도.. 만약에 혹시라도 실패를 하게되면, 다시 회사에 입사할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올해 여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랜차이즈 분식점을 알아보았어요.

일사천리로 많은것들이 결정이 되더군요.

모아놓은 돈에... 전세집을 줄여서....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20대 젊은 청년들과 실습을 하러다니고...

저는 도와준게 하나도 없어요.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기도 했고, 지금 집에 다른 식구가 와 있어서

아무것도 도와줄수 없었답니다. 남편 혼자서 모든걸 알아서 했고, 그냥 믿고 맡겼어요.

오픈하는 날까지 한번도 가볼수 없었답니다.ㅠㅠ

 

시간은 흘러흘러 오픈날이 왔어요. 

남편은 오픈준비로 바빠서, 여동생부부와 함께 가 보았습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유니폼을 입고서 땀을 뻘뻘 흘리고 일하는 남편의 모습이 왤케 낯선지...

10년을 넘게 함께 지냈지만, 내가 알고 있던 남편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원하고 원하던 일을 하고있는 남편이 멋있기도 하지만, 참 마음이 먹먹해 왔습니다.

 

 

이젠 매일 매일 기다려지던, 주말의 달콤함도 없을 것이고.......

퇴근후, 지하철에서의 짧은 데이트도 없을 것이고........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저녁식사도 없을 것 같아요......

 

당분간은 땀냄새 풀풀 풍기며, 늦은 저녁에 쓰러져 자는 남편 얼굴만 보겠네요.

 

 

코코는 소리를 들으니... 오늘도 참 고된 하루였나 봅니다. 

IP : 58.141.xxx.11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플럼스카페
    '11.10.8 2:18 AM (122.32.xxx.11)

    자영업하는 남편을 둔 아내들은 그런 심정 알아요...
    평범한 직장 생활하는 분들이 부럽기도 해요.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기타 연휴 등등...아이 키우며 조금 서운할 일도 많지만
    남편 자신이 바쁘게 살기에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새로 시작하신 일 잘 되시길 빕니다.^^

  • 2. meeya1999
    '11.10.8 2:27 AM (58.141.xxx.110)

    정말 아이키우며, 소소한 즐거움들을 같이 공유 못한다는 사실이 제일 아쉽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담담히 티 안내고, 그냥 맘속으로 지지를 해주려구요.
    감사합니다.

  • 3. 대박나세요..^^
    '11.10.8 7:18 AM (119.70.xxx.41)

    느낌에 꼭 성공 하실듯해요...

  • 4. 혹시
    '11.10.8 7:52 AM (218.155.xxx.22)

    프랜차이즈 떡볶이집 아닌가요 ?
    동네에 생겨서 가봤는데 분식이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4~5명이나 되는데
    장사 잘되고 손님 몰리는 시간은 자리도 없더라구요
    조금 매운 떡볶이와 튀김 오뎅을 먹어보니 손님이 몰리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그 프랜차이즈 떡볶이집의 시작이 안암동이라던데 ...

  • 5. 어딘지 살짝
    '11.10.8 10:01 AM (122.42.xxx.21)

    공개하시면 가까운동네면 한번쯤 들릴수 있지 않을까요?
    맛에 대한 평가도 하고 ㅎㅎ

  • 6. meeya1999
    '11.10.8 12:17 PM (211.246.xxx.251)

    혹시님....
    정말 자리 펴셔야 겠어요. 완전 깜놀...
    인천이구요, k떡볶이 프랜차이즈예요.
    안암쪽은 J브랜드인듯..

  • 7. 저 가고싶어요.
    '11.10.8 2:18 PM (220.86.xxx.34)

    저희부부 또래시네용.. ^^ 히히~~공개해주세요.. 인천이면 시댁쪽이네용.. 신랑이랑 데이트겸 해서 가고싶어요. ㅋㅋㅋ오픈하면 손님들 많이 가야좋잖아요.

  • 8. 후배님
    '11.10.8 3:22 PM (125.188.xxx.25)

    대박을 기원합니다. 그 말밖엔...고대 캠퍼스가 너무 그립네요.

  • 9. meeya1999
    '11.10.8 6:39 PM (58.141.xxx.140)

    위치는 인하대 후문(쪽문?)에 위치한 K떡볶이 집이예요.
    그 중 젤 아저씨가 저희 남편이라는...ㅠㅠ

    혹시 가보시고, 평가해주셔도 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800 조기가 기니아산이예요 2 오염????.. 2011/10/12 4,002
23799 교회 다니시죠? 단정적 질문 6 무교녀 2011/10/12 2,400
23798 직장 건강검진 받고 왔는데... 윽... 2011/10/12 2,463
23797 미용실에서 헤어스파 받아보신 분 계세요? 2 간지러운 내.. 2011/10/12 2,177
23796 꼬들빼기 김치...구입할수 있는 곳 좀 알려주세요. 1 꼬들빼기 김.. 2011/10/12 2,362
23795 이번 내곡동 건은 탄핵 사유로 충분하지 않나요? 46 탄핵 2011/10/12 10,876
23794 등산하니깐 다리에 근육 생기네요 ㅠ 4 .. 2011/10/12 3,695
23793 성당에서 하는 결혼식.... 예식장과 어떤 차이인가요? 4 결혼식 2011/10/12 3,251
23792 방사능관련....화장품이요...ㅠㅠ 4 .. 2011/10/12 3,811
23791 저 지금 나가는데요..급해요 1 들꺠가루 2011/10/12 2,140
23790 장화홍련... 3 고전 2011/10/12 2,507
23789 스타워즈 영화 매니아라고 하신분 계세요~^^ 11 어제 2011/10/12 2,332
23788 ‘죽어도 묻지마 각서’ 또 있다 2 세우실 2011/10/12 2,387
23787 딴나라당은 생긴것처럼 하는짓도 상찌질이네요...지들입에서어떻게비.. 2 ** 2011/10/12 1,986
23786 등산복 추천 해 주세요 3 엉큼이 2011/10/12 2,644
23785 예전 글 검색,, 복구 불가인가요? 3 익명 2011/10/12 2,057
23784 턱관절이 좀 아픈데 병원은 무슨 과로 가야하나요? 9 궁금이 2011/10/12 4,720
23783 국민연금 제가 죽으면 누가 받나요? 수입적어서 내기싫은데요. 27 언제까지살지.. 2011/10/12 10,323
23782 초등3 여자의 화려한 외출 1 ㅎㅎ 2011/10/12 2,317
23781 40대 초반인데..120에 주5일 사무직이면 괜찮은건가요? 15 저도 2011/10/12 4,676
23780 일*매트 좋나요? 추천해 주세요 2 부탁 드려요.. 2011/10/12 2,281
23779 이번 선거에 나경원 찍을 강남인들아~!! 22 경고 2011/10/12 2,926
23778 넘웃겨요..ㅋㅋㅋ 5 ㅇㅇㅇ 2011/10/12 2,644
23777 결혼식부터 해서 다 비슷비슷해요. 공장에서 찍어낸거 같은 인생 .. 14 2011/10/12 4,983
23776 내곡동 땅, 아들은 싸게 사고 대통령실은 비싸게 매입 16 베리떼 2011/10/12 2,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