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월 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2,208
작성일 : 2011-10-07 08:30:55

_:*:_:*:_:*:_:*:_:*:_:*:_:*:_:*:_:*:_:*:_:*:_:*:_:*:_:*:_:*:_:*:_:*:_:*:_:*:_:*:_:*:_:*:_:*:_

예서 속 깊은 강물의 소리를 듣는다.
개개비도 떠난 들녘
오랜 벗 같은 사람 하나
기울어진 농가 앞을 저물도록 서성거린다.
고봉밥 먹여주던 큰 들 지나서
일백육십리 물길 아프게 굽이쳐 흘러 남한강에 이르도록
네가 키운 건 돌붕어 모래무지
메기만이 아니다, 말하자면 청춘의 재 너머
오늘따라 기약 없이 흔들리는 시대의 물빛으로 너는
금모래 언덕 남한강 갈대들을
품마다 온종일 끌어안고서 앓다만 감나무처럼 서 있다.
예서, 벗 같은 사람하나 이 강가에서 뒤척거린다.
때론 남기어진 상처들을 빗금처럼 바라본다.
들국처럼 고요히 미소 짓다가 혹은 물빛으로 반짝이다가
엎어져 금모래빛 유년의 강가에서 노니는 꿈을 마신다.
합수머리 모래언덕
고개 숙인 갈대 모가지에 옛 그림자가 머물다 가고
동부래기 울음이 한참을 허공을 맴돌다간다.
머잖아 한반도 대운하가 밀어닥친다는데
내 아비의 탯줄은 끝내 여기서 머물 수 있을 건가?
먹빛 그림자만 찬란히 어두운 빈 자리
납작 엎드린 농가에서 달려 나오던 홀아비 삼촌의 해수기침소리
그 밤이 다시 뜬소문처럼 저 강물 속으로 잦아들 때
흰 가루약으로 하얗게 부서져 흐르는
여주 점동면 도리마을 청미천가에서
나는 여지껏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을 기어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 윤일균, ≪청미천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1년 10월 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1/10/06/20111007_jangdory.jpg

2011년 10월 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resize/2011/1007/131789993572_20111007.JPG

2011년 10월 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1/10/06/alba02201110062033010.jpg

2011년 10월 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1/10/20111007.jpg

 


 

 

 

R.I.P.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
    '11.10.7 8:56 AM (211.196.xxx.139)

    서울신문 만평은 슬프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009 싱크대 윗부분 빈공간 ㄷ자형 나무로 선반 만들고 싶은데 4 새댁 2011/12/16 1,474
48008 ㅎㅎㅎ 저도 깔때기 하나 있어요~ 4 참맛 2011/12/16 912
48007 아래 공학과 여대의 논란의 글을 읽다가 궁금한건데요. 17 곧예비수험생.. 2011/12/16 1,434
48006 나란 뇨자.이 날씨에 창문열고 청소하는 뇨자. 17 훗. 2011/12/16 3,002
48005 대출상환부터 다 하고 적금이든 예금이든 시작하면 될까요? 2 잘몰라서 2011/12/16 1,158
48004 몸무게 어떤게 진짜인지요? 8 정확하게 2011/12/16 2,491
48003 핸드폰문자 공짜로 보내는법 1 문자 2011/12/16 815
48002 쿠킹클래스 홍보 아이디어 좀 주세요 1 언니들 2011/12/16 747
48001 손해 보험...나만 몰랐나요?? 17 보험.. 2011/12/16 3,191
48000 석궁테러사건을 영화화한 '부러진 화살' 대박! 꼭 보세요 5 영화추천 2011/12/16 1,371
47999 '돈 주자고 한것도 전달한것도 곽교육감이 아닌 내가 했다" 1 ^^별 2011/12/16 1,021
47998 전자렌지를 쓰면 안되는 이유 24 피리지니 2011/12/16 11,210
47997 김용민 "정부, 美대학에 압력 넣어 강연 막았다" 13 무크 2011/12/16 2,032
47996 제가쓴글 없어졌어요 이상해 2011/12/16 437
47995 온도가 안 맞는 가족들도 있어요. 3 난방을 안 .. 2011/12/16 923
47994 취학통지서가 나왔어요~~ 6 아이추워 2011/12/16 1,125
47993 [명박상득] 뜻을 아시나요? 5 피리지니 2011/12/16 1,320
47992 초딩교사 이렇게까지 박봉이였군요(펌) 80 ㅉㅉㅉ 2011/12/16 19,172
47991 개념 국사선생님과의 팔로윙..어떨까여? 5 .. 2011/12/16 827
47990 예전에 쓰던 휴대폰은 이제 살수없나요? 3 학부모 2011/12/16 968
47989 아끼는거 좋아요.. 알고있구요. 18 절약은어려워.. 2011/12/16 3,633
47988 돔구조와 볼트구조의 차이점은 먼가요? 1 눈썰미가 없.. 2011/12/16 1,562
47987 혹시 복희누나보시는 분 계세요?? 8 이삐지니 2011/12/16 1,586
47986 이혼후 아이가 어린이집에 입학하는데.. 이혼사실 알려야 할까요.. 14 엄마마음 2011/12/16 6,162
47985 폭탄 맞은 MB 멘토들... '명박산성' 무너진다. 1 ^^별 2011/12/16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