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치학자인 데이비드 추이 박사가 사료를 근거로 “조선전쟁 발발의 1차적, 그리고 가장 큰 책임은 김일성에게 있다”고 말했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비밀자료를 인용한 혐의로 11년간 옥고를 치르다 지난 6월 석방된 분인데, 그 비밀자료에 남침 관련 내용이 있었나 봅니다.
사실 6.25가 북한 김일성의 계획적 남침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건 이미 굳어진 팩트죠. 흐루시초프의 회고록에도 소련이 김일성의 남침을 위해 전차들과 군수물자를 지원했다는 얘기가 있는데다가 중국측 자료까지 이렇게 나왔으니 이제 6.25와 관련해 북한을 두둔해줄 나라도 거의 없는 것 같네요.
추이 박사의 최근 인터뷰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이겁니다.
“마오저뚱의 개인적 사정과 소련으로부터의 원조 등 조선전쟁 참전은 당시 중국 입장에선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양국이 역사적인 형제 관계를 회복하려면 한국 국민에게 끼친 상처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 그게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급성장하고 미국이 상대적으로 쇠락하면서 한중관계의 개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국내에 많죠?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바로 추이 박사 말대로 중국이 먼저 6.25 남침 지원에 대해 사과를 해야겠습니다. 이건 우리가 한일관계 개선의 전제로 일본에 '식민지배 사과와 위안부-역사왜곡 문제 사과, 독도 침탈 중단' 등을 요청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