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내려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 가는데..
바로 앞에 어떤 영감님이 술에 취하셨는지 뭐라고 중얼거리시면서 흔들 흔들..
퍼뜩 예감이 이상하여 오른쪽으로 최대한 바짝 붙어서서 손잡이를 꽉 잡고 영감님만 주시..
아니나 다를까 영감님이 주머니를 뒤적이다 까만 지갑을 꺼내는 순간,지갑이 툭 튀어 올라
에스컬레이타 손잡이 옆의 홈을 타고 아래로 주루룩 줄행랑..
영감님은 어 어 소리를 지르며 위로 오르고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아랫 방향으로 뛰어 내려 갔네요.
아래에 있던 어떤 아가씨에게 부딪히자 아가씨도 비명을 지르며 거의 쓰러질 뻔 하다가 겨우 중심 잡고..
역주행으로 뛰어 내려가던 영감님은 드디어 덤블링을 계속 하셔서 멀리서 봐도 머리에 대번에 피가 솟고
마침 비명을 듣고 달려온 공익요원이 비상단추를 눌러 정지를 시켜 놓고 영감님께 가 주의를 주자 오히려 고래
고래 큰 소리를 지르네요..
영감님 대쉬할 때 고개 숙이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눈 감고 명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면 틀림 없이 영감님께
깔려 큰 일 당할 뻔 했겠지요.
이렇게 위험한 곳이 또 있어요.
어떤 산을 가면 사람이 도저히 못 올라가게 바위 투성이로 급경사진 곳에 하늘 높이 철제 계단을 설치해
놓은 곳이 있어요(사실 이런 곳은 굳이 등산로를 만들 필요가 없는데)
한번은 이런 철제 계단을 타고 오르는데 계단 저 위에서 부터 저 아래까지 사람이 빽빽하니 들어 차 오르는데
제 바로 앞에 근 70은 되어 보이는 아주 뚱뚱한 할머니가 아이고 아이고 소리를 지르면서 아주 힘들게
올라 가는데 만약 이 할머니가 손을 놓쳐 구르기라도 하면 그 좁고 가파른 철계단에서 엄청난 인간
도미노 게임이 벌어질 것이 뻔할 것이란 생각에 아주 겁 먹고 제발! 속으로 빌면서 오르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