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두 집 살림하기 힘드네요

엄마노릇 조회수 : 3,373
작성일 : 2011-10-04 16:28:13

제목보고 오해 하신 분 있으셨으리라~

저  가사도우미예요

일주일에 세 번 반나절 일해요

남편이 월300버는 걸로는 양가 부모님 생활비 보태고

도저히 저금을 조금밖에 못하겠는 거예요

아직 집도 없구 모아둔 재산도 없어요

제가 불임치료 오래 받다가 두 아이를 터울많이 나게 낳는

바람에 육아기간이 길어졌어요

20년 동안 전업한 40중반이 아이들 집에 오기 전에 할만 한 게

가사도우미더라구요

용기를 내서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남의 집 일이라는 게 일이 어려워서 힘든 것 보다는

참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청소를 해도 우리 집은 시간여유나 내 컨디션 따라

꼼꼼히 할 수도 있고, 바쁘면 대강 해도 되는데

의뢰인 집은 구석구석 머리카락 한 올 없이 완벽하게 해야하지요

밀대걸레로 닦고 또 손걸레 들고 구석구석 살피면서 닦아요

욕실도 두 개 모두 락스 소독하고 세제뿌려 반짝반짝 청소하고

물기까지 싹 닦아놔야 완성이 되는 거죠

행주도 꼭꼭 눈부시게 삶아놓고,

빨래를 갤때도 각 잡아서 반듯하게 개어놓고..

이불빨래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하고(우리 건 한 달에 한 번?) 

갈 때마다 반찬과 국도 다양하고 입맛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요

(이것땜에 키톡을 들어가요)

 내 식구들은 맘 편하게 만들지만 남의 가족 먹을 건

두 세배 신경이 쓰여요. 잘 드셔주신 건 감사히지만..

다음에 갔을 때 음식이 남아 있거나 하면 몹시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신경써서 4시간 30분 어떤 땐 5시간  일하고 -제가 손이 느린건지..10분도 쉴 여유가 없어요

돌아오면 정작 우리 집안 일을 할 에너지가 없어져요

일하기 전에는 아이들 간식도 신경써서 만들어 주고

저녁식탁도 풍성하게 준비했는데...

이젠 대충대충 때우게 되네요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예요

피부가 약한 편이라 양 손은 주부습진이 가득하고...

남편이 새벽에 나가는 직업이라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해서

하루에 5시간도 채 못 자요.

늘 수면부족이라..

저도 아침식사만 해 주는 도우미가 있었음 정말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남편은 힘들면 그만두라 하지만...

지금은 사교육 없이  스스로 공부하는 큰 애가

내년에 고등학생 되면 돈 들어갈 일이 더 많을텐데..

그만둘 수가 없네요

일하러 가기 전날은 저녁부터 마음에 부담이 오기 시작해요

제가 원래는 덜렁인데.. 책임감있고, 남에게 피해 안끼치려는 성격이라 그런가 봐요

맞벌이 하시는 분들 참 힘들겠단 생각 많이 들더라구요

오늘도 일하고 와서 점심도 거른 채... 82에 들어와

그냥 넋두리 해 보았어요

IP : 59.10.xxx.17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oy
    '11.10.4 4:48 PM (122.129.xxx.47)

    정말 대단하시고 마음속깊이 모든일이 잘되시라고 기도합니다.
    언듯 생각해봐도 내집안일 하나 하기도 힘든데
    님은 배려가 남다르신분 같아요.
    복 많이 받으실것이에요.
    건강 챙기시고요 습진 빨리 나으시라고 기도할께요.

  • 2. ..
    '11.10.4 4:55 PM (221.158.xxx.231)

    원글님 직업 정신이 투철하신 것 같아요.. 설렁설렁 하는 것도 안 되지만..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일하시면 어떨까요? 너무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오래 일 못하는 것 같아요.. 글 읽고도 굉장히 힘드시겠다 생각이 들어요.

  • 3. 클라
    '11.10.4 5:19 PM (221.139.xxx.63)

    모든 직장맘의 고민이지요
    저도 남의애들 돌봐주면서정작 우리애들은 잘 못보살펴요. 겨우 주말에 데리고 영화보러 다니고 그런정도지요....
    숙제도 입으로만 숙제했니묻고 밥하기도 바쁘구요.
    빨래도 마르기 바쁘게 걷어입구요
    저는 그나마 파트로 7시간 일하는데도 그래요. 종일 일하는 엄마는 더 하겠지요.

    지금 사정이 있어 두어달 쉬고 있는데 그런다고 애를 더 잘 케어하는것도 아니고 애들은 어차피 자기일정대로 학교로 학원으로 가니...
    에너지를 밖에서 다 쏟고 와서 일하는 사람은 사실 집에오면 손가락도 까딱하기 힘들어요.
    그래도 힘내세요.
    잘 커가는 애들봐서...

  • 4. 유지니맘
    '11.10.4 6:33 PM (222.99.xxx.121)

    장하십니다 ..
    더 좋은 내일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

  • 5. Irene
    '11.10.4 8:32 PM (121.157.xxx.172)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 없어 로그인하고 댓글 적습니다.
    원글님은 푸념식으로 적으신 글일지 모르겠지만
    지나가던 저는 원글님 글을 읽고 다시한번 의지를 다집니다.
    원글님의 직업관 존경스럽습니다.
    행복하세요.

  • 6. 원글
    '11.10.4 9:16 PM (59.10.xxx.172)

    댓글 읽으니 힘이 나네요
    감사드리구요
    두 집 살림에 최선을 다할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316 34년생 남자 노인께서 폐암 1기인데 3 cyberk.. 2011/12/14 2,262
47315 친정엄마 마음은 알겠는데요.. 2 문제다 2011/12/14 1,329
47314 DHC 클렌징 오일처럼 색조화장 잘 지워주는 오일 추천 부탁드려.. 8 영이 2011/12/14 2,209
47313 노후자금 관리 어떻게 하시는지..? 8 노후 2011/12/14 3,166
47312 술을 너무 좋아하는 아버지... 술 맛 떨어지게 하는 방법 없을.. 4 술때문이야 2011/12/14 1,871
47311 사랑과 야망의 박태준 이야기는 어느 정도 맞는 걸까요? 7 2011/12/14 2,569
47310 성북 과식농성 14일차 이야기,,, 4 베리떼 2011/12/14 1,302
47309 전기방석 질문 좀 드려요 4 전기방석 2011/12/14 1,126
47308 [스크랩] 민주당 따귀남의 정체 ㄷㄷㄷㄷㄷㄷㄷㄷ 1 사월의눈동자.. 2011/12/14 1,360
47307 연예인과 가수 콘서트 너무 비싸요 11 마루야 2011/12/14 2,235
47306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한 두 거인 safi 2011/12/14 415
47305 왜그렇게 우겨대는지 모르겠네요. 6 휴. 2011/12/14 1,315
47304 상계주공, 중계그린 무지개 어떤가요? 탑층과, 맨끝집도 괜찮은지.. 6 ,,,,,,.. 2011/12/14 4,243
47303 어제 루어팍 버터 구입 장소 물어보신 분들이 많네요. 3 겨울조아 2011/12/14 1,670
47302 성인대상으로 강의해보신 분 있으시면 팁좀 주세요. 4 강의(교육).. 2011/12/14 739
47301 예비고2이과생인데요 겨월방학에 꼭해야할것좀 부탁드려요. 5 예비고 2011/12/14 1,121
47300 전기압력밥솥 조언구합니다 1 2011/12/14 592
47299 수학 고수이신분들..알려주세요 (팩토 단계 문의드려요 ) 4 .. 2011/12/14 2,602
47298 없는말하는 직장상사,, 1 인간관계 2011/12/14 631
47297 아싸~~불법 현수막 신고하세요^^ 4 ... 2011/12/14 2,245
47296 주영훈 라디오 방송 8 라디오 2011/12/14 2,346
47295 압구정역 근처에서 음식점 추천해주세요.. 5 ... 2011/12/14 1,013
47294 서울대...광역..이 뭐예요? 1 서울대 궁금.. 2011/12/14 2,179
47293 아이들 겨울옷 1 동구리 2011/12/14 869
47292 온수매트 보일러 고장 9 ** 2011/12/14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