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선배님때문에 짜증 폭발...

조회수 : 2,757
작성일 : 2011-10-03 20:36:06

네..

예전에 집에 자주 오시는 50대 싱글 선배님때문에 글 올렸던 사람이예요..

남편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했고, 남편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던지라..

그 이후엔 밖에서 만나는 걸로 대부분 때워왔지요..

 

지난 금요일.. 저희가 이사를 했어요.

갑작스런 이사에다가.. 어린이집도 다니지 않는 두 아이를 데리고 이사를 하려니..

이사 당일에 예상치 못한 일도 생겼고.. 도와주실 분이 갑자기 필요하더라구요.

친정 부모님들은 저희 외할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계셔 간병하시느라 도울 형편이 못 되고..

이래 저래.. 갑자기 생각나는 사람은 집에서 놀고 있는 '그 선배님'이었지요..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연락 드렸더니 금방 달려와 주셨어요.

너무 감사했지요.

뭐 선배님께서 힘써서 하실 일은 없었어요.

저는 부동산일과 은행일(워낙 복잡하게 얽힌 일들이 이사 갈 집과 이사할 집 모두 엮여있어서..) 보느라 밖에..

남편은 이사 나가는 집에..

선배님은 이사 들어갈 집에 미리 가서 이사 나가는 거 좀 보라고 당부 드렸었어요.

이사 들어올 집이 워낙 쓰레기가 많아서.. 결국 1톤 트럭으로 4번이나 실어 날라야 했는데..

저희가 그게 신경쓰여서 미리 지켜봐 주실분이 필요했었거든요..

 

뭐.. 우여곡절 끝에 이사는 끝났어요.

밤 8시가 넘어서야 겨우 짐 푸느걸 마쳤거든요.

그런데.. 이 선배님 이사가 마쳤는데도 돌아갈 생각을 안하시는 거예요..

저희도 겨우 김밥으로 저녁을 때웠는데.. 뭐 국물 같은게 먹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정리도 안 된 부억에서 라면을 끓여 드렸어요..

그리곤 이사 한 집이 너무 좋다며 쉬었다 가고 싶다는 거예요.

저는 정말 힘든 이사를 마쳤던지라.. 서 있을 힘도 없었어요.

남편에게 방 중 하나를 치워서 주무시게 하든지 말든지..하고 방으로 들어가 쓰러지듯 잠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 아침 차려서 밥 먹었어요.

점심은 수고하셨다고 나가서 백숙 사 드렸구요..

그날은 병원에 계신 외할아버지 찾아뵙기로 한 날이라..

나가면서 모셔다 드리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자기가 남아서 할 일이 있다며 오디오 세팅을 해 주고 싶다는 거예요.

워낙 음악을 좋아해서.. 남편도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눈치라 그러라고 하고 나갔어요..

병원엘 갔더니 친정 아빠께서 이사 한 걸 도와주지 못해서 맘에 걸린다시며..

전기랑 기타 사항을 도와주시겠다고 해서 모시고 집으로 왔어요.

제 예상엔 친정 아빠가 오시면 가실 줄 알았지요.

친정 아빤 도움 주신 선배라고 감사하다시며 나가서 저녁 대접하고 싶으시다며 저녁도 사주셨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또 간다는 말이없습니다.

참 가라고 하기도 민망한데.. 내일 조명다는 걸 도와주겠다고 밍기적 대는 거예요.

도와달라고 할땐 언제고 또 가달라고 말하기 그래서.. 그냥 말았어요.

그래서 또 잤어요.

다음 날 아침.. 스팸 구워서 여러가지 김치랑 대충 때웠어요.. ㅠㅠ

점심은 말린 도토리묵이 있길래 불려서 잡채 했구요.

저녁은 미역국이랑 김치볶고 두부 올렸어요..

 

말하기 구차하지만 또 안가는 겁니다.

자꾸 핑게를 만들어요. 또 하루 자고 간대요.

지하철 타면 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예요..ㅠㅠ

이삿짐 정리하는데도 미칠 것 같은데.. 친정아빠도 신경 쓰일판에 선배가 집에 있으니..

정말 미칠 것 같더라구요.

이제 냉동고 뒤져서 에쎈 뽀득 남아있던 거 아침에 쏘세지야채 볶음해서 내줬어요.

점심은 나가사끼 짬뽕... 점심 드시고 친정 아빠는 가시구요..

집에 필요한 것들 사러 마트 다녀와서.. 저녁 카레까지 해 먹고 드디어 선배님가셨어요..

 

금요일 부터 장장 3박 4일을 꼬박 채우시고 가신거죠..

꼬박 꼬박 밥 다 먹을 거면서..

밥 차려 주면.. 난 아침은 안 먹는데.. 하면서 뚝딱 한 그릇..

밥이 너무 많은데 덜고 싶다고 덜어 놓고 나중에 더 달라고 결국 뚝딱 한 그릇..

차려 주면 아무 말 없이 그냥 먹기만 해도 눈칫밥 먹을 텐데..

꼭 밥 차려 놓으면 딴지를 겁니다.

쏘세지 야채볶음 해 주면.. 여기다 고추 넣어 매콤하면 더 맛있을 텐데..하고 딴소리..

(누가 그걸 모르냐고요.. 아이들이 4살, 6살인데 고추를 넣어 어떻게 먹냐고요..)

나가사끼 짬뽕 끓여주니.. 맛있다고 감탄하면서 먹으면서도 사천탕면도 이렇게 생겼는데 그거 참 맛있더라..하고 딴소리..

카레끓여주면 요즘 인도 카레가 참 맛있더라 하고 딴소리..

알도 안돼게 얕은 지식을 가지고 그게 전부인양..

빠에야라는 스페인 요리가 있는데 그게.. 블라 블라... 그런데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였던지라..

제가 바로 정정해 드려도 자꾸 우깁니다..

그래서 일부러 들으라고 남편더러.. 여보 우리 바르셀로나 가서 먹은건 빠에야가 아니었나봐.. 했더니 바로 화제 바꾸고..

 

매일 클래식 음악 크게 틀어놓는 것도 미치겠더라구요.

클레식 너무 사랑해 주시는거 알겠는데.. 다른 사람 취향도 고려좀 해 주시지..

매일 클래식 미치도록 크게 틀어놓고는 흔들의자에 앉아서 어줍잖은 감상평을 내 놓습니다.

마리아 칼라스.. 얼마전에 처음  들어보셨다하시면서 이리 저리 아는체 하시던데..

여보세요.. 제가 알아도 한참 먼저 알았거든요..

제가 조금이라도 아는척 하면 또 화제 전환..

저희 아이들이 노는 옆에 클래식 크게 틀어두고.. 아이들이 떠드니..

'삼촌 음악 감상한다 조용히해..'

그게 이사짐 정리하는 마당에 할 이야기예요??

 

게다가...이사 오기 전에 저희에게 그림을 직접 그려 선물하셨어요.

정말 수준 이하의 수채화였는데.. 그래도 선물한 사람 성의를 보이자고 남편이 전에 집 식탁 옆에 걸어뒀었어요.

그런데.. 이사하면서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었어요.

첫날.. 정리하는 내내.. 절 따라다니면서 자기 그림을 찾아내라는 겁니다.

첨 한두번은 웃으면서 지금 어떻게 찾느냐고 착하게 대답해 드렸어요.,.

그런데 나중엔 정말 미치겠는거예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버럭 소릴 질렀어요..

지금 이 마당에 어디서 그림을 찾아내라는 거냐고.. 그랬더니 아니..뭐..하고 머쓱해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그림이 나와서 찾아다 줬더니..

2층 올라가는 계단옆에 떡하니 걸어뒀더군요.. 아.. 어디다가 뭘 걸려면 저희에게 먼저 물어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오늘은 도를 넘어서서 가구 배치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걸..

신경쓰지 마시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했더니 또 아 뭐.. 하고 머쓱해하고..

사람 똑바로 보고 이야기도 못하고 이야기 끝은 항상 흐리고,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게다가 오늘은 혼자서 하는 혼잣말로..

-이 집은 손님이 쉬질 못하게 하는 구만..

 

네.. 저희 이삿짐이 많은 집이예요..

아직 며칠 더 정리해야 그나마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인데..

그것도 1,2층 오르내리며 정리하려니 미칠 지경인데..

손님 대접까지 바라고 있었다니.. 정말 주먹을 부르는 선배님이시더군요..

3박 4일 중에 두끼 빼곤 모두 제가 직접 매끼 해다 바쳤고,

식사 뒤에 꼭 커피와 과일 내다드렸고..저녁엔 맥주까지 마시는 것 같더니..

매일 음악 감상한다고 흔들의자 흔들거리며 앉아서 그림이 절로 나오나고 스케치나 하고..

정말 어줍잖다는 이야기가 절로 나왔어요.

여자 아이만 두명 있는 집에.. 바지 지퍼 열고 다니는 것도  예삿일이고.

바깥 화장실 정리 안 되었다고 안방 화장실에서 샤워하겠다는 것도 더 이해 못하겠어요..

2층에 아무것도 없는 화장실이 두개나 있는데 그건 더럽다고 안 쓰겠대요..

정말 주먹이 부르르 떨리는..

 

오늘은 선배님 들으라고 아이들 야단치면서 별 연관없는데..

-사람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사람이지.. 하고 소리 쳤는데.. 아마 못알아들었을 것 같아요.

쏘고 보니 너무 기네요..

결국 마지막엔 선배님 도대체 언제 가시냐고 들으라는 듯 이야기 해 버렸어요.

첫날 도와주러 오셨을 땐 수고비라도 좀 챙겨드리려고 했는데..

도리어 돈 받아내고 싶은 심정이예요.

지금 심정엔 또 온다고 하면 남편까지 내쫒아 버리겠어요...아욱.. 열받아...

IP : 125.142.xxx.22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쓸개코
    '11.10.4 4:27 AM (122.36.xxx.13)

    아휴 원글님 전에 올리신 글은 이번글에 비함 새발의 피네요~ㅡ.ㅡ
    저까지 혈압올라요.
    이젠 남편분께 단호하게 말씀드려야 할것 같은데요.

  • 2. toto
    '11.10.4 2:58 PM (122.32.xxx.60)

    저도 전에 쓰신글 읽었었는데..변함없는 선배님..이네요.저도 피곤하네요.
    만남에 최적량?의 시간이 있는거 같아요. 넘어가면 급피곤.가족도 그런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743 남편분 생일 어떻게 보내세요? 6 생일상 2011/10/04 3,507
20742 건강검진 결과 요단백아라는데 ㅠㅠㅠ 2 ... 2011/10/04 4,008
20741 자동차키를 어떻게 파는 건가요? 5 내차키 2011/10/04 2,590
20740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하면 '탄핵'이라더니!! 1 yjsdm 2011/10/04 2,465
20739 대상포진 치료시기 놓쳤어요 3 무서워요 2011/10/04 7,832
20738 한글나라 선생님..그 지역은 다 똑같은 선생님이신가요? 2 36개월 2011/10/04 2,507
20737 영문편지 해석 부탁합니다. 2 엄마 2011/10/04 2,395
20736 신장경 옷 3 코트 2011/10/04 6,222
20735 아이를 묶고 성폭행한 후 그 아이를 그대로 방치한 채 퇴근 20 참맛 2011/10/04 17,493
20734 층간소음때문에 미치겠어요 6 뛰지마!!!.. 2011/10/04 3,324
20733 지리산 백무동~ 천왕봉 ~종주 할수있을까요? 7 -- 2011/10/04 2,721
20732 서울대병원 예약문의 3 병원 2011/10/04 6,233
20731 좋은가요? 1 고려은단비타.. 2011/10/04 2,387
20730 두 얼굴 [조선], 앞뒤 맞지 않는 '박원순 때리기' 샬랄라 2011/10/04 2,378
20729 괴로웠던 과거,열등감극복할 수 있는 방법 알려주세요.. 6 괴로워요 2011/10/04 4,471
20728 저녁으로 두부김치 할건데요..김치 맛있게 볶는법 알려주세요~ 10 두부김치 2011/10/04 6,135
20727 남편이랑 3살차이나는분 7 미인 2011/10/04 3,672
20726 문과로 스카이 보내려면 장기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18 딸고민 2011/10/04 4,577
20725 이외수도 참가 -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 춘천공연 3 참맛 2011/10/04 2,756
20724 튼튼영어 체험학습 오늘 했는데요.. 1 나야나 2011/10/04 2,852
20723 PD수첩, 6년만에 다시 인화학교 사태 다룬다 샬랄라 2011/10/04 2,269
20722 공지영, "아이를 묶어놓고…" 책·영화에서도 말하지 못했던 사실.. 10 샬랄라 2011/10/04 9,077
20721 본죽에서 제일 맛있는 메뉴 13 보나마나 2011/10/04 5,360
20720 왜 이렇게 살이 안빠지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9 다이어트 2011/10/04 4,615
20719 스마트폰(갤투)이어폰 끼고 듣는거 알려주세요 4 아침 2011/10/04 2,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