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이 2일자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역주행으로 생겨난 문제들은 이제 10·4 선언으로 되돌아가서 하나씩 풀어내야 한다”며 “10·4선언 진전됐으면 연평도 포격 없었다”는 망언을 했습니다.
10.4 선언이라는 건 6.15 선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이 합의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을 이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연방제 통일은 북한의 전통적인 대남적화 전술이었습니다. 지금 백종천씨는 북한식으로 연방제 통일을 하는데 우리 정부가 순순히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평도의 비극이 있었다는 적반하장식의 발언을 한겁니다.
백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했으면 남북간의 충돌이 없었을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아니 명백하게 대한민국이 실효 지배하는 NLL 이남을 왜 '평화지대'로 지정합니까? 이건 독도를 일본이랑 공동 소유하면 한일 갈등이 없어진다는 망언과도 다를게 없는겁니다.
이런 논리라면 대북포용정책이 극에 달했던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는 왜 북한이 서해교전을 두번이나 일으키고, 핵실험까지 했는지 도저히 설명이 안됩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책임을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가야 하는데, 현 정부에 대한 증오심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북한의 도발행위까지도 우리 책임으로 덮어씌우려다 보니까 이런 궤변이 나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