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강아지 싫어하는 1인중 한 사람인데요..
그래서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때부터 졸랐는데 버티다버티다 중3 되서야 강아지 분양받아왔어요.
그동안 물고기 청거북이 햄스터 장수풍뎅이 아들녀석땜에 키워봤고요. ㅠㅠ (강아지 대신 ..죽는 줄알았다는 특히 햄스터 ㅠㅠ)
사춘기인 녀석이 그리 원하는데 제가 어쩔수없이 정말 큰맘먹고 결심한거죠..
어릴때 집 마당에 똥개를 키웠는데 학교갔다오면 대문에서 엄마엄마~ 하고 강아지 막아달라고 부르곤했었아요..
묶어논 강아지도 그 정도로 무서워하고 결국엔 울집 개가 제 팔을 물었었어요.
그래서 강이지든 개든 옆에 오는거 조차 싫어하고 아무리 작은 애완견이라도 귀엽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어요.
심지어 개를 안고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참 미쳐도 곱게 미치지 하고 생각할 정도 였으니까요..
할수없이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이마트 에 큰 팻샵이 있다길래 그냥 둘러나보자하고 갔더랬어요..
그리곤 원글님같이 털 안빠지는게 다 자라도 쪼그만게 등등 조건을 달며 팻샵 직원에게 말했더니 저보고 신중하게 생각해야지 15년은 책임져야한다고...ㅠㅠ
암튼 저는 두려움에 떠는 얼굴로 울 아들은 호빵처럼생겼다며 이름을 벌서 호빵아호빵아~ 부르며 말티즈 한마리를 아주 행복한 얼굴로 울 남편은 날 믿지못하겠다는 의심스런 얼굴로......
그렇게 말티즈 생후 2개월 반 된 아가를 안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날이 토요일이라 주말은 아들과 남편이 있어 그럭저럭 버텼는데 월요일부터 당장 호빵이와 둘만 남겨질걸 생각하니 얼마나 두려웠는지....
난 만지지도 못하는데....ㅠㅠ
정말 하루종일 나혼자 여유있게 카피마시고 신문보고 82도 보고 하던 내 시간이 어디로 날라간건지...
저의 한손엔 걸레 한손엔 분무기( 소 대변을 아무데나 싸놓으면 락스나 식초희석물로 냄새안나게 닦느라)
가 떠나질않았죠...
그리고 신문지 돌돌말아 바닥을 탕탕치며 내가 왜이로고 있는지...정말 난 심심한 삶을 좋아라하는 사람인데
하루종일 왜 이러고 살아야하는지 결국 일주일되던 어느날 배변훈련 시키다..
대성통곡을 하고 울어버렸어요....신문지로 바닥치며 소리지르다 내가 뭐하는건지..그리고 호빵이도 저 어린강아지가 뭘 안다고 불쌍한 얼굴을 하고 날 쳐다보고...
정말 강아지너도 불쌍하고 나도 이게 뭐하는건지 이건 할짓이 아니야 하고 엉엉~~~떠나가라 얼굴이 퉁퉁 봇도록 울었어요..특히 자꾸 내 손가락이나 옷을 무는데 강아진 애정표현을 하는 듯한데 전 그게 넘 무섭고 싫고...
그렇게 우는 날 고 어린 강아지가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기도 눈믈을 흘리는 것 같더라구요..
어찌나 울었는지 머리도 깨질듯 아프고 뒷목도 땡기고...
근데 강아지 잰 뭔 죈지..넘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밤에 남편 들어오자마자 팻샵에 가서 물고 놀만한 장남감이나 껌을 사왔어요... 정말 내 인생이 왜이렇게 변한건지 괴로운 나날이 계속되었죠.
그렇게 한달이가니 이젠 너무나 완벽하게 배변도 가리고 제가 호빵이가 막 눈에 밟히느거예요..
외출해도 맘이 편하지않고
드뎌 제가 미친거죠....강아지안고 서성대며 '엄마가 섬그늘에~`' 노래를 부르며 재우고 있는 내 모습..
저 조차 믿기 어려운...ㅋㅋ
정말 우리집 늦눙이 노릇을 톡톡히하며 온 식구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있어요..
지금도 내 허벅지에서 자고있는...아..제가 정말 어떻게 이렇게되었는지....
이뻐서 너무 이뻐서 죽겠으니....
강아지 키우기 너무 힘들고 애기 키우는거랑 정말 똑같다고 생각하심되요...
그래서 선뜻 누구에게 강아지키우라고 추천은 못하겠어요....
애 다키운집에 지금도 마루에 강아지 장남감 늘어놔 있고...제가 그런꼴 못보던 사람이었는데....
에구 뭐라 쓸데없이 이렇게 길게 썼는지 모르겠네요...
암튼 아이땜에 싫어하는 강이지 키울려고 마음 먹으신 원글님...신중히 곰곰 생각해보셔요...
집에 진짜 갓난아이 입양해오는거랑 똑같은거다 하는 마음으로 생각하셔야 할거예요...
우여곡절 끝에 울 강아지 8개월 되었고 정말 집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어요..
참고로 말티즈인데 털도 생각보다 안빠지고 전 너무 이쁘고 좋네요...
우리 호빵이 사진 줌인줌아아웃에 {여기 올려도 되나요} 란 제목으로 많이 읽은글에 올랐네요...
넘 이뻐서 이렇게 주책맞게 사진도 올리고 ^^
정말 제 인생에 강아지를 키우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던 사람이 아래 강아지땜에 고민이신 원글님께 도움이 될까 글 올려봐요...글 길어서 죄송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