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중3 남자예요. 외동이예요.
고등학교 진학에 관해 얘기를 나누다 제 아이의 실력에 대해 남편과 저의 시각이 달라 문의를 합니다.
보시고 객관적으로 평가 부탁드립니다.
남편과 같이 볼 거예요.
제 아이는 현재 서울 강북소재 일반 중학교에 다닙니다.
학교의 학력 수준은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빌면) 상위권은 아닙니다.
현재 성적은 전교 320명 정도에서 200등 이쪽저쪽을 오갑니다.
지난 1월부터 수학과외를 일주일에 세 번, 봄부터는 영어과외를 일주일에 두 번하고 있어요.
나머지 과목은 인강으로 보충하고요.
남편은 인문고를 보내서 열심히 공부를 하면 서울시내 4년제 대학엔 진학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제 생각은 이 상태에서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지 않은 한 서울시내는 고사하고 지방 4년제도 힘들고 수
도권 상위 2년제도 어렵다고 보고 있어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현재 아이의 성적보다 성격, 생활태도 그리고 환경 때문이예요.
우선 아이의 성격은 매우 유합니다. 크게 욕심이 없어요.
친구들과 관계는 좋고 동물이나 약자를 보살피는 마음이 강해요.
학교에서 받은 진로 테스트에는 사회복지 쪽으로 강하게 나오더라고요.
2학년 때는 다쳐서 병원에 입원 한 아이를 선생님께 지목(?)당해서 병문안을 몇 번 다녔는데
그것도 자기 용돈 털어가면서 간식 사서 정성껏 다니더라고요...
하지만 공부로 누구를 이겨보겠다든가 다음엔 이 정도의 성적을 받기 위해 어떻게 공부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없어요.
시험기간도 학교 홈피 제가 봐서 알려주고 시험범위도 스스로 잘 못 챙겨요.
어떤 땐 엉뚱한 범위를 공부를 하거나 시험 당일까지도 시험 범위를 몰랐던 경우도....
시험 열흘 정도를 남기고도 주말 저녁에 축구경기를 구경 가겠다는 여유를 부려요...
이걸 보냈더니 제 친구는 경악을 하더라고요....
과외 끝나면 그 숙제 정도 간신히 마치고 인강도 1개 들어라 2개 들어라 하면 딱 그것만 들어요.
아침엔 알람을 맞춰 놓긴 하지만 울리면 끄고 다시 자요. 그럼 제가 깨우기도 하고 그나마도
냅둬 버리면 아래층에서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올라오셔서 깨워 주세요.
할머니.할아버지가 계시니까 관심과 사랑은 많이 받지만 지나치게 많이 챙겨주셔서
(특히 집안에선) 자기 스스로 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요.
아이가 아침밥을 먹을 때쯤이면 전 출근을 하는데 항상 TV를 켜 놓고 밥을 먹어요.
요즘엔 오락프로 다시 보기를 하더라고요. TV를 보지 말라고도 말을 해봤지만 제가 없는 시간이라 통제가 어려워요.
할머니.할아버지는 TV 시청에 대해 제재가 거의 없어요.
시부모님도 연세가 있으시고 달리 취미거리가 없으셔서 집에서는 TV를 거의 켜놓고 계세요.
위 아랫층에 살고 저희가 지내는 2층에는 2년 전쯤 TV를 없앴지만 아래층엔 TV가 여러 대라
언제든 자신이 보고 싶을 땐 볼 수 있는 상황이예요.
한 동안은 컴퓨터 게임에 빠졌는데 요즘은 음악과 블러그 등을 보느라고 시간을 보내더라고요.
그나마 컴에 시간제한 프로그램을 깔아서 평일에는 10분 주말에만 1시간을 주고 있어요.
이것도 잔머리를 쓰다 걸려 한바탕 난리가 나고 방에 있던 컴을 거실로 내놓았고요.
방과 후나 주말에는 PC방도 다니는거 같고요. 이건 다른 아이들도 어느 정도는 다니고 일일이 쫓아다닐
수는 없으니까 너무 자주가지 말라고만 말을 했어요.
저는 이러한 아이의 습성과 환경을 봤을 때에 일반고에 진학을 하면 지금보다 성적에 더 밀릴거라는 쪽으로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럼 거기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지금으로는 상상도 안 될 정도로 크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제가 한 번 고려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 대안학교예요.
일단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자기 앞가림 100% 스스로하면서 자립심을 키우고
다양한 학습경험 속에서 미래의 진로를 스스로 정하는 기회를 주자는 거예요.
남편에게도 일단 대안학교를 진학의 한 길로 세워 놓고 같이 검토를 하자고 했어요.
마침 마음에 두고 있는 곳이 이번 주말에 입학설명회가 있어서 세 식구 여행 삼아서 다녀오자고 얘기가 되었고요.
여기까지 글을 읽으시고 현재의 상황으로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에 다른 환경의 변화가 없이 제 아이가
인문고를 진학했을 때에 대학진학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부탁드려요.
남편이 그 부분이 제일 궁금하다고 여러분들 의견을 들어보자고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