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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의 단점만 보여서 괴로워요.

... 조회수 : 4,061
작성일 : 2011-09-28 22:33:00

결혼 4년차입니다.

내가 속았구나.. 라는 기분이 들 정도로 연애할때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바람이나 도박, 폭력.. 같은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런문제만 아니라면 참고 사는게 맞는건가요..)

남편의 모든 행동이 절 짜증나게 해요.

당연히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습니다.. 몇년동안 어? 이건 좀 아닌데.. 싶다가..

아기낳고 육아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아요.

 

일단 말과 행동이 너무 경솔해요.

자기딴에는 쿨하고 센척하면서 농담이라고 하는 말이...(특히 친구들앞에서) 어이가 없어서 다들 멍... 해지거나 분위기도 싸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구요.. 저는 정말 그럴때마다 제가 와이프인게 싫어져요.

말이 씨가 된다고... 말을 가려서 신중하게 해야하는데.. 참 재수없는(너 재수없어! 할때의 그 뜻이 아니라 정말 불운을 가져올것만 같은) 말도 서슴없이 해요.

예를 들면 휴가때 유럽을 갔는데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러더군요..

<아... 월욜에 출근하기 싫다.. 비행기 추락했으면 좋겠다.. 아마 이 비행기는 추락할거야..>

옆사람 다들리게... (놀라서 쳐다보더군요) 정말 패주고 싶을정도로 짜증이 났어요.

그런 쓸데없는 말은 잘 하면서.. 정작 대화를 해야할때는 말도 안통하구요. 말도 거의 없고..

뭐 대화 잘 안통하는건 남녀의 차이이니 이해한다고 치지만..

 

그리고 게을러요.. 저도 한 게으름 하는 사람인데.. 저는 남편에 비하면 콩쥐에요.

아기를 키우니까 저같이 게으른 사람도 부지런해지더라구요. 언제 그랬나싶게..

남편은 늘 피곤하고 졸리고 눕고 싶은 사람이에요.

직장생활 힘든거 저도 이해하죠.. 저도 누구보다 업무스트레스 많은 직장 다녔으니까요..

근데 왜 사람이 힘들다.. 피곤하다.. 라는 말 자꾸하면 더 그렇게 되잖아요.

뭐든 열심히 하는것도 없고.. 다 대충대충이에요.

퇴근하면 잘때까지 티비보다가 아이패드로 게임하다가 인터넷서핑하다가..

그러다 대화좀 하려고 하면 졸려서 자야된대요..

정치 경제 사회 문제에 관심도 없구요.. 딴에는 트위터는 무지 열심히 해서.. 요새 어떤 일이 벌어지는거 정도는

아는거 같은데.. 자세히 물어보면 하나도 몰라요.. 대답이 늘.. <글쎄... 흠.... >이게 90프로에요..

그렇다보니 어떤 사회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하고 싶어도 할수가 없어요..

저는 책읽는것도 좋아하고 읽고나서 토론하는것도 좋아하는데.. 남편에게는 전혀 기대할 수가 없네요.

 

결혼은 뭐하러 했나 싶어요. 아마 제가 말을 안걸면 그냥 일상적인 <밥먹었니 안졸리니 언제잘까> 등의 말 제외하고

한마디도 안할 사람이에요.

그외에 많아요.. 성실하지도 않아서 술 많이 마신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휴가쓰는것..

수백명중에 10명안쪽으로 떨어지는 진급교육 떨어진것.. (이것도 본인이 공부안해서죠)

운전하다가 화나면 저랑 아기랑 타고 있는데도 막 화내며 운전으로 화풀이.. (엑셀 막 밟고)

외모로 사람 판단하기.. (못생긴사람 무시해요.. 쓰면서도 짜증나네요ㅠ)

거짓말하기...(좀 티나게 해서 저한테 꼭 걸리긴 하는데.. 모르죠.. 안걸리고 넘어간적도 많을듯)

 

문제는 제가 자꾸 남편을 무시하게 된다는거에요..

자꾸 이런 일이 생기니까.. 인간적으로 정말 한심해보여요..

연애할땐 왜 이런 사람인지 몰랐는지.. 저런 모습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거든요..

생각이 짤았던 제 자신이 원망스러워요.

한평생 함께 가는.. 친구같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남편이랑 너무 잘 맞는다며 좋아하는 친구들도 부럽고..

 

지금 생각나는 남편의 좋은점은..

키가 크다.

단순해서 싸워도 금방 풀리고 먼저 사과한다.

내가 뭘 하든 간섭하지 않는다. (어쩌면 관심이 없어서일수도...)

 

남편을 바꿀수는 없을것 같고.. 제가 포기하는 수밖엔 없겠죠?

저 글 괜히 썼나봐요.. 쓰고 나니까 더 싫어져요.. ㅠㅠ

저도 물론 단점 많은 사람이에요..

근데 지금은 남들 다 붙은 진급교육 떨어졌다는 이야기듣고 너무 속상해서 글 올리니..

심하게 혼내진 말아주세요.. ㅠㅠ

 

 

 

 

 

IP : 112.149.xxx.23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28 10:59 PM (175.215.xxx.110)

    그 마음 알거 같아요
    저도 같은 마음이거던요
    뭘 보고 결혼을 했는지...
    어쩌겠어요
    너무 티내지 말고 기대치를 낮추며 살아야요
    님, 자기계발 많이 하시고 스스로 만족도를 높이세요
    그렇게 살아요 우리.

  • 2. 권태기
    '11.9.28 11:11 PM (14.43.xxx.98) - 삭제된댓글

    4년차는 좀 이른감이 있지만......

    해법은 하나입니다.

    남편도 날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3.
    '11.9.28 11:15 PM (180.228.xxx.40)

    14년차 되면 모든 게 예뻐보이구요.
    24년차 되면 다시 한 번 웬 수 같구요.
    34년차 되면...그냥 정으로 살아요.
    너~~~~~~~무 빠르다~~~!!!!!

  • 4. 혹시
    '11.9.29 1:41 AM (203.226.xxx.159)

    우리 집사람이세요? **엄마?

  • 5. ..
    '11.9.29 1:58 AM (189.79.xxx.129)

    ㅋㅋㅋ 저 음님하고 동감이요..
    몇년을 주기로 싫어지기도 하고 좋아지기도 하고 그래요..
    육아 스트레스때문에 그 시기가 좀 빨라지기도 하고요

  • 6. 저도
    '11.9.29 2:28 PM (175.114.xxx.13)

    남편과의 대화는 포기한 지 오래 된 사람이라서..
    가치관의 차이, 그리고 가끔 보이는 속물근성 그런 게 너무 싫더라구요
    사실 저도 못지 않게 한심한 여자라는 거 아는데 어쨌든 코드가 안맞는다는 게 참 사람 우울하게 해요.
    이 인간이랑 앞으로 수십년을 같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남편한텐 표현한 적 없지만 혼자 지옥을 오가요
    제 나름의 노하우는 먼저 기대치를 낮추는 것을 해봤어요.
    똑같은 행동도 자식이 하면 그런가 하는데 남편이 하면 한심해보이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남편도 자식이라고 속으로 여기는 방법 가끔 생각해봤는데 사실 진짜 내 마음은 아직 기대가 충만하고 그에 따라 남편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기 땜에 큰 효과는 없었어요
    그래도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그런 마인드로 계속 노력하다 보니 좀 스트레스는 덜 받아요.
    그리고 남편 친구들 만나보면 그래도 내 남편이 낫다 하는 생각도 들고..
    원글님이 적어놓으신 남편분의 장점 그거 아주 소중한 거거든요.
    제 남편하고 좀 비슷한 과이신 것 같은데 그 귀여운 장점 잘 살려보세요.
    원글님이 그의 좋은 점을 키워주신다면 괜찮은 남편으로 계속 좋아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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