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지로 모든 병을 다 이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119 조회수 : 2,617
작성일 : 2011-09-27 15:23:34

아래 몇몇 분들이 우울증에 대한 글을 올리셨네요. 일견 맞는 말씀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보입니다.

우울증약이 부작용이 없다고 하진 않겠구요. 지금은 항우울제를 먹지 않고 있지만 저는 약효도 봤고

부작용도 심하게 겪어본 사람입니다. 당연히 상담센터에서 전문가와 상담도 했었고 운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다 해본 결과...우울증은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울증을 마음 독하게 먹고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논리는 공부 열심히 하면 누구나 명문대 간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의지로 운동으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겁니다.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건 '우울감'입니다. 내가 우울하다는 기분이고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우울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서는 의료인이 아니니 세세하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중추신경계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고 손떨림이나 마비, 자살충동...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누구나

다가올 수 있는 시련인 것은 분명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약을 먹지 않고 그냥 오기로 버티다가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맞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약을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대로 끊었다가 재발해서 다시 먹는 사람은 더 많이 봤습니다.

정신과 환자들은 [정신증]과 [신경증] 으로 분류하고 정신분열증과 같은 중증은 정신증으로 우울증, 공황장애는

신경증으로 분류합니다. 정신증은 거의 본인이 환자라는 병식(병이라고 인식하는)이 없습니다.

제 발로 스스로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주위사람들이 미칠 지경이 되어야 끌려가고 폐쇄병동에 입원합니다.

신경증은 그와는 다르게 경미한 환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풍토가 정신과라면 미친 사람들이 간다는

그릇된 사고방식때문에 진료를 꺼리는 분들이 있다는 게 문제죠.

 

정신과는 모든 환자의 증세를 의사 개인의 판단에 맡깁니다. 이 병원에서는 우울증, 저 병원에서는 불안장애로

진단명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뇌질환같은 특수한 케이스의 환자가 아니면 보는 대로 판단하고 치료합니다.

좋은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것은 좋은 부모,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기본적인 인격수양이 되어있어야 하고 상담가로서의 자질과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도 강해야 하는 직업이죠.

약이 안 맞으면 바꿔달라고 하고 그래도 안 맞으면 다른 병원을 다니면 됩니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자들은 명료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엔 심신이 지쳐있는 사람들입니다.

제발 주위의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알지도 못하면서 마음으로 이겨내라고, 약에 의지하지 말라고 태클거는 분들만

보면 정말 분노가 솟구쳐오릅니다. 그런 병들이 마음으로 이겨내고 운동으로 다 이겨낼 수 있다면 정신과는 다 망하고

의사들은 자전거 바퀴나 때우면서 살고 있을 겁니다. 모든 병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가까운 분 중에 이런 병을 앓고 있으면 얘기 많이 들어주고 맛있는 것 같이 먹고 좋은 시간 보내주세요.

남의 인생에 말 한 마디로 상처주지 마시구요. 아는 만큼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문제 되면 자삭하지요.

IP : 121.163.xxx.2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문제가
    '11.9.27 3:26 PM (211.207.xxx.10)

    되다니요 ?

    전 살짝 우울감이 있어 이런 자료 되게 유심히 본답니다.
    그래서 일조량이 적은 캐나다 이민은 꿈도 못 꿔요.
    저같은 분 꽤 있을 거예요.

  • ㅇㅇㅇㅇ
    '11.9.27 3:52 PM (125.209.xxx.172)

    이렇게 말하면 또 오해가... 부산에서 20년간 살아본 제가 보기에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한 표...

  • 2. 좋은글입니다.
    '11.9.27 3:27 PM (122.40.xxx.41)

    엔터만 몇번 더 쳐 주세요.
    다른분들도 보기 편하게요^^

  • 원글
    '11.9.27 3:29 PM (121.163.xxx.20)

    네. 엔터 쳤습니다. ^^;

  • 3. 동의합니다.
    '11.9.27 3:37 PM (58.143.xxx.250)

    제 지인들도 우울증 관련해 약먹는사람들 있는데 정말 의지가지고 이겨낼수 없는병이예요

    자기 맘대로 약 끊었다가 결국 병원다시 가기도 하고 (엄청 뭐라고 했지요 의사처방에 따라야 하는데)

    우울증도 감기처럼 꾸준히 약먹고 치료하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227 어제 도가니 봤어요. 다들 도가니 꼭 보세요 7 초록 2011/09/30 2,390
18226 초등학교 근처로 이사가려구요 대구 수성구.. 2011/09/30 1,037
18225 자녀가 과학이나 수학,,, 초등영재 학급에 합격하신분,,, 4 .. 2011/09/30 3,057
18224 배추김치를 담았는데.. 1 김치.. 2011/09/30 1,333
18223 아시는 분? 완소채원맘 2011/09/30 1,024
18222 각잡고 기다렸던 나꼼수 콘서트 예매가 실패로... 2 미치겠네요 2011/09/30 1,718
18221 나꼼수 매진 -_-; 4 광클의행진ㅠ.. 2011/09/30 2,052
18220 아이폰 앱에 히트레시피가 없나요? 2 아이폰유저 2011/09/30 1,070
18219 꿈에 이가 빠지는 꿈 12 2011/09/30 3,711
18218 박영선 의원, "'도가니 방지 법안 반대하며 의장석으로 1 밝은태양 2011/09/30 1,939
18217 초등 아이 기침이 오래가요 5 걱정맘 2011/09/30 2,047
18216 태몽을 꾼다는 거 참 신기한거 같아요. 1 신기해요 2011/09/30 1,605
18215 신경쓰일만큼 무릎이 묵직해요..어느병원가야할까요? 3 올리 2011/09/30 2,255
18214 처가에선 무조건 맛있는거 먹는다고 생각하는 남편 5 밉샹 2011/09/30 2,530
18213 덴비 1 덴비 누들볼.. 2011/09/30 1,642
18212 유치원 반장선거요.. 헬렐레 2011/09/30 1,648
18211 (급)기내 고추가루 반입가능하나요? 2 미국 곧 출.. 2011/09/30 3,697
18210 아이쿱 생협. 어떤가요? 5 아기엄마 2011/09/30 2,410
18209 어머나, 나경원 의원 자폭했네요 40 셀프디스 2011/09/30 19,158
18208 재산세고지서 못찾아요 9 저예요 2011/09/30 1,720
18207 클라우디아 쉬퍼(?) 5 운동 2011/09/30 2,329
18206 눈물 많은것도 유전인가요 5 ,,, 2011/09/30 1,590
18205 가르쳐 주세요 ^^ 2011/09/30 1,197
18204 우유 무료 2개월이면요.. 4 우유 2011/09/30 1,446
18203 전 왜 의욕이나 열정이 없을까요? 4 2011/09/30 2,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