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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여운 90세 여인

..... 조회수 : 5,116
작성일 : 2026-07-05 08:22:13

요즘 제가 다니는 밭이 있어요 

다니던 주말집 정리하고 임대로 집에서 30분 거리 밭에 다니고 있는데요

단위가 작지는 않고 여러 세대가 50평 이상씩 하고 있어서 옆 밭 보는 재미도 있구요

그 밭에 주인분 어머님이 90세시고 근처에서 밭도 하시니까 자주 뵙거든요

그런데 이 분이 정말 너무 멋진 분이세요

나이들면 이런 여인이 되어야겠다....하는 저의 요즘 롤모델이시랍니다

간섭은 잘 안하시는데 딱 포인트만 얘기해 주시고 (시기에 맞는 작물이나 재배법등 농사에 관련된)

잘했다~이쁘다(제 밭 작물이나 꽃)~고맙다~이런 말씀을 정말 자주 하세요

잘 안 들리시는데 기가막히게 입모양 제스처를 보시고 다 알아들으시고 대화 무지 잘됩니다

그리고 센스가 말도 못해요 바쁜 것 같으면 할 말만 하시고 얼른 일 보라고 하고 서둘러 가십니다

어제는 저만 주고 싶으셨는지 겨드랑이에 노각 하나를 끼고 오셔서 손으로 쉿!! 이러고 주고 가십니다

제 밭에 일반오이만 있거든요ㅋㅋ

딱 제가 없는 것만 그렇게 챙겨주세요 양파 마늘...초봄에 귀한 상추도 포기채 뽑아주시고...

이 여인분이 너무 귀여워서 제가 꼭 손 잡아드리고 안아드리고 해요 

늘 하시는 말씀이 욕심부리면 안 된다고 하세요 나누고 살고 자식에게도 해줄수 있으면 해주고 살라고요

당신은 그래서 다 자식들 잘 되었다고 (실제로 자식들 다 잘되었어요)

그냥 딱 보면 조그마한 시골 할머니로만 보이시지만 알면 알수록 지혜롭고 굉장히 총기 있으시고

그 연세에 손은 얼마나 빠르고 야무지신지 사부작 사부작 밭이 늘 정갈하세요

요즘 밭에 도착하면 할머니 나와계시나 먼저 찾아보게 되고 계시면 저도 모르게 두 손 번쩍 들고

막 흔들면서 인사하게 됩니다ㅋㅋ 

이런 인연도 있네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밭에 계셨으면 좋겠어요 

 

 

IP : 1.241.xxx.21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ㅋㅋ
    '26.7.5 8:25 AM (175.118.xxx.241)

    모처럼 82다운글
    좋아요
    막 쉿하는 장면이 그려지면서
    저까지 기분좋아져요

  • 2. 몽글몽글
    '26.7.5 8:32 AM (112.150.xxx.53)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일상이 그려지는 글이네요
    덕분에 미소로 시작하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 3. 이렇게
    '26.7.5 8:33 AM (1.237.xxx.195)

    좋은 분과 인연을 이어가는 것은 원글님도 그만한 매력이 있어서
    서로 화답하며 지내는 것 같아요. 여름의 풀 속에서 먹거리를 가꾸는
    농부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 4. kk 11
    '26.7.5 8:40 AM (1.236.xxx.121)

    와 50평 관리 어찌 하세요?

  • 5. ㅡㅡ
    '26.7.5 8:41 AM (175.127.xxx.157)

    부럽네요 좋은 만남 흔치 않죠
    지혜로운 어른을 곁에 두는건, 복이죠

  • 6. 리기
    '26.7.5 8:41 AM (125.183.xxx.186)

    두손 번쩍 들고 흔들며 멀리서부터 반겨주고, 손 꼭 잡아주고 안아주시는 원글님도 너무 러블리한 분이시네요. 나이를 초월한 우정이 멋져요.

  • 7. ..
    '26.7.5 8:49 AM (121.137.xxx.171)

    와!오늘의 장원글이라고 추천합니다.

  • 8. ....
    '26.7.5 8:58 AM (1.241.xxx.216) - 삭제된댓글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라 땅값이 높은 편인데 주인인 아들 분이 땅부자에요
    그 아드님 연세가 60대이신데 사업체도 따로 있으시고 주말이면 오시거든요
    저도 평일에 물주러 한 번 가고 보통 주말에 남편이랑 가는데요
    먼저 손주랑 손주며느리 증손주가 감자캐는거 도와드린다고 왔더라구요
    점심 때가 다가오니 오늘은 밥 안 한다고 중국집 시키라고 하시더라구요
    (손주며느리 힘들까봐 배려하시는 거지요)
    그러고 메뉴 시킬 때 당신은 밥 있다고 그거에 먹는다고 알아서들 시키라고....
    얼마 전 수술하고 퇴원한 당신 며느리 걱정도 하시고
    하여간 누구 험담하는 소리...서운하다는 소리도 못들어 봤어요
    그 아드님인 밭주인 분도 좋으신 분이고 두 모자 사이도 너무 좋아요
    뭐 하나 할 때도 꼭 우리 아들한테 물어본다 하시면서 아들을 많이 존중하시더라구요

  • 9. ..
    '26.7.5 8:59 AM (110.15.xxx.91)

    좋은 친구가 생긴다는게 얼마나 축복인지요
    즐겁고 따뜻한 얘기 잘 읽었어요

  • 10. ....
    '26.7.5 9:24 AM (1.241.xxx.216)

    저도 평일에 물주러 한 번 가고 보통 주말에 남편이랑 가는데요
    먼저 손주랑 손주며느리 증손주가 감자캐는거 도와드린다고 왔더라구요
    점심 때가 다가오니 오늘은 밥 안 한다고 중국집 시키라고 하시더라구요
    (손주며느리 힘들까봐 배려하시는 거지요)
    그러고 메뉴 시킬 때 당신은 밥 있다고 그거에 먹는다고 알아서들 시키라고....
    얼마 전 수술하고 퇴원한 당신 며느리 걱정도 하시고
    하여간 누구 험담하는 소리...서운하다는 소리도 못들어 봤어요
    그 아드님인 밭주인 분도 좋으신 분이고 두 모자 사이도 너무 좋아요
    뭐 하나 할 때도 꼭 우리 아들한테 물어본다 하시면서 아들을 많이 존중하시더라구요

  • 11. .....
    '26.7.5 10:14 AM (1.241.xxx.216)

    그리고 당신이 뭐 해보려고 하실 때
    애비야...내가 이번에 어디에 뭘 해보려고해~~~
    하시면서 아들을 해맑게 쳐다보십니다
    그러면 아들은 웃으면서 네~~그러세요~~~
    할머님이 안 들리시니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크셔서 건너에서도 잘 들리거든요
    두 분 대화를 듣다보면 참 이상적이고 소통이 잘되는 게 느껴지고
    또 고집도 별로 없으세요 아니다 싶으면 그러니?? 하고 마십니다
    나도 나이들어서 우리 애들한테 저렇게 말하는 엄마가 되어야지 합니다
    건강한 먹거리 키워 먹으려고 간 밭에서 저는 배우는 게 참 많아졌어요

  • 12. ..
    '26.7.5 10:18 AM (182.220.xxx.5)

    님도 90세에 그런 분이실거에요.

  • 13. ,,,
    '26.7.5 10:29 AM (218.147.xxx.4)

    그건 센스와 지능이죠
    저도 90세까지 그렇게 늙으렵니다

  • 14. --
    '26.7.5 9:10 PM (121.188.xxx.222)

    너그럽고 현명한 어머님이시네요.
    아름답게 나이들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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