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에 하와이에 있다는 날개 달린 바퀴벌레가 나는건가 하고 보니 말벌이였어요.
눈앞에서 과장 조금해서 엄지손가락 만한 벌이 윙윙거리면서 나르니 정신이 혼미. 그냥 일반 벌보다 한 다섯배는 커요.
제 비명에 남편이 자다가 튀어 나와서 한손에는 뿌리는 살충제 나머지 손에는 파리채를 들고 말그대로 말벌하고 싸웠어요. 우리 쪽으로 날라오면 문뒤에 숨었다가 다시 싸우고.
전 119부르면 민폐인가 헷갈려하고 있고 10분쯤 난리를 치면서 약을 조금씩 뿌리니 어느 순간 땅에 떨어졌는데 하도 크니 파리채로 내려쳐도 안죽어서 크리넥스를 수십장 두껍게 덮고 주먹으로 내리쳐서 잡았어요.
이럴때 119 부르면 민폐인지요? 벌집같은건 되고 이런건 안되는거죠? 근데 정말 무서웠어요. 덥다고 속옷만 입고 자다가 헐벗은채로 뛰어나온 남편은 말벌하고 싸우고 전 요가할때 쓰는 롤폼들고 휘두르고 둘이 영화를 찍었어요.
싸우면서도 남편은 살이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쏘일 곳이 넘 많다 싶었어요. 글로 쓰니 웃긴데 진짜 무서웠어요.
결혼 삼십년만에 이리 부부일심동체를 이루다니 역시 부부는 고난이 있어야 하네요.
올 여름 공포는 오늘 다 맛봤습니다. 지금도 떨려요.
생각해보니 타잔은 팬티만 입고 그 험한 정글을 어찌 줄타고 다녔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