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시골에서 나고 자랐다
가난하고 농사짓는 집이었는데 책임을 다하는 좋은 부모님이셨다
좋은 건 장에 내다 팔아야 해서 못 먹고
못난 것들로 어머니가 요리해 주셨다
여름에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를 삶아주시고
밀가루 반죽해 찐빵도 쪄 주셨지만 아이 넷을 키우고 시부모도 모시고
농사도 짓고 품팔러도 나가시는 어머니라 자주 얻어 먹지는 못했다
소 먹이러 산에 가면 배가 고파 산열매를
이것도 따먹고 저것도 따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았다
겨울에는 더 먹을 게 없었는데 엄마는
큰 솥에 물을 넣고 양파를 한솥 삶아 주셨다
삶은 양파는 달아서 건더기도 먹고 양파물도 떠다 마셨다
중학교때 외지에서 선생님이 오셔서 남편이 사는 마을에서 자취를 하셨다
일요일에 선생님 댁에 가서 일을 거들었는데
일을 마치자 선생님이 밥을 차려 주셨다
그날 중학생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진짜 맛있는 걸 먹었다
천상의 맛이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하늘에서 내려온 맛인 것 같았다
꼭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 부끄러워
이 음식이 무엇인지 도저히 물어볼 수 없었다
그래서 중학생은 그 천상의 음식을 그 날 단하루 먹었고
평생 잊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다
고등학교에 가고 대학에 가고 군대에 가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서른도 넘은 어느 날
회사의 식당에서 그는 그 음식을 만났다
중학생이 먹었던 천상의 맛
살면서 꼭 다시 한번은 다시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
부끄러워 차마 물어보지 못했던 그 음식은
그러니까 그 음식이 뭔데
겨울밤 결혼하고 같이 이불덮고 자면서 남편이 하나씩 들려주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그 음식은 말이야
<마요네즈>였어
엄마가 해주시는 양파물이 달고 달았던 시골소년의 입안에 퍼졌을
마요네즈의 고소함이라니
평생 잊지 못했는데 서른이 넘어서야 회사 식당에서
그는 마요네즈를 다시 만났고 그것이 마요네즈인 것을 알게 되었다
막상 살면서 마요네즈가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았다며
이 이야기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