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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금 이 시간, 요양원에서 모닝커피 즐기시는 엄마 ㅎㅎ

분위기메이커 조회수 : 4,396
작성일 : 2026-04-03 10:20:33

 

오늘 남편이 오후에 일이 있어 출근을 안하고 시간 여유가 있어서 동네 단골 카페에 컴터랑 책 싸들고 와 있어요 

원래는 주말에만 오는 곳인데 여긴 오면 자리도 여유있고 여기 직원들도 몇년째 단골이라 저희 취향도 잘 알고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기분 좋아지는 곳이죠 

하던대로 각자 컴터 열어서 할 거 하고 있는데 요양원 원장님께 카톡이 왔어요 

엄마 사진을 보내셨더라고요 

아침부터 뭔 사진이지?하고 열어봤더니 모닝커피 타임이라며 근사한 커피잔에 담긴 커피를 들고 활짝 웃으며 한장, 커피 호호불며 마시는 사진 한장, 어제 제가 사드린 초콜렛 스트로베리 케잌을 드시는거 한장! 

"앗, 우리도 커피마시는데 엄마도 커피를 마시네"하며 남편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장모님 신나셨다고, 뽀얀 얼굴에 활짝 웃으시는 모습이 넘 좋아보이셔서 다행이라고 하네요 

ㅎㅎ 저희 가족들이 같은 시간 다른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니 엄마도 우리와 함께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 좋았어요 

 

치매가 심해져 요양원 가신지 10개월차

적응 못하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제는 요양원의 인싸이자 분위기 메이커라고 하시네요 ㅎㅎ

꽃꽂이, 그림그리기, 캘리그라피, 퍼즐게임, 미니골프, 태권도,.. 뭐든 빠지지 않고 맨 앞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다 하고 가시는 적극적인 분이라고..  다른 분들이 같이 있고 싶어해서 자꾸 사람들이 엄마 곁에 모인다고... 도우미분들과도 껴안고 엉덩이 치기 하고 농담도 잘하시고 애교도 부리시고 아주 물만난 고기처럼 신나 하시네요 

저랑 둘이 있을 때는 툭하면 싸우고 울고,  만만한 딸에게 온갖 하소연, 한맺힌거 다 쏟아붓기 바쁘셨는데 요양원엔 제가 없으니 아예 감정적으로 해소할 생각은 안들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말로, 활동으로 푸셔서 더 편안해 지신듯 해요 

몇년간 저 혼자서 모시느라 몸과 마음이 다 버거웠는데, 남편도 워낙 좋은 사람이라 잘해줬지만 제 엄마니 그 사람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하느라 저도 힘들었는데 ,전문적으로 돌봐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저도 맘에 여유가 생겨 엄마에 대한 애정이 살아나네요

집에서는 잘 안 씻으셔서 피부가 거칠었는데 거기 가시니 뽀얗고 매끌매끌 하얘지시고 원장님이 매니큐어도 발라주셔서 '남편 없는 치매 할머니'에서 '멋쟁이 부인'이 되셨어요 ㅎㅎ

아침부터 엄마의 환한 미소 가득한 사진을 받으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감사의 마음도 생기고 배부른 아침이예요 ^^

 

 

 

 

IP : 118.235.xxx.78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블루
    '26.4.3 10:24 AM (1.240.xxx.134)

    어느 요양원이지 알 수 있을까요? 노인들 꽃꽂이, 그림그리기, 캘리그라피, 퍼즐게임, 미니골프, 태권도,.. 이런 걸 같이 할 수 있는 곳..

  • 2. 짜짜로닝
    '26.4.3 10:26 AM (182.218.xxx.142)

    아이고 진짜 잘됐네요. 이제 남일같지 않아요.
    어머니가 그곳에서 잘 지내니 자식이 학교가서 공부 잘하는 거 버금가게 기쁘실 듯..

  • 3. .....
    '26.4.3 10:27 AM (220.125.xxx.37)

    좋은 요양원 같아요.
    서로에게 행복한 아침이네요.

  • 4. 푸른하늘
    '26.4.3 10:28 AM (58.238.xxx.213)

    저런 활동하는 요양원이 있군요 주간보호센터는 별 활동이 없어서 실망했는데

  • 5. ㅇㅇㅇ
    '26.4.3 10:29 AM (119.193.xxx.60)

    요양원에서 즐거우시니 좋으네요

  • 6. @@
    '26.4.3 10:31 AM (175.194.xxx.161)

    앗 ㅎㅎ 저도 방금 요양원에서 엄마 생활 사진 받아서 보고 있었어요
    누워서 피부관리 받으시는 사진 보며 나보다 낫네 하고 있었어요
    요즘은 같은층 어르신들과 요양원 근처 쇼핑몰로 구경도 가시고 다이소에서 물건 사보기 그런것도 하시고
    활동 사진 보면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 같아서 웃음이 나옵니다

  • 7. 우앙
    '26.4.3 10:33 AM (121.134.xxx.62)

    한국에도 이제 이런 시설들이 많아지고 있군요. 조금 더 정밀하고 세련되게 운영되면 참 좋겠어요. 언젠가 내가 갈 곳이기도 하니깐.

  • 8. 감사하죠
    '26.4.3 10:34 AM (118.235.xxx.78)

    집에서 멀지 않아서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뵙는데 기억력이 형편없어지셔서 제가 갔던 것도 몇분 후면 잊어버리세요
    그래도 제가 딸인건 기억하셔서 다행 중 다행이죠
    얼마 전에는 접시 돌리기를 하는 동영상을 보내 주셨는데 접시가 떨어지지도 않고 뱅글뱅글 잘 돌아서 신기했고 엄마는 본인이 잘해서 안떨구고 돌리는줄 아시고 신나셔서 들썩들썩 막 춤추시고.. 얼마나 귀여우시던지
    알고보니 자석이 달려있어서 들고만 있으면 안 떨어진다고 ㅎㅎ
    그러질 안나 한번은 머리에 띠 두르고 신문지 찢고 벽돌 깨며 (갈라져있는 벽돌 ㅎㅎ) 얍! 하고 기합도 넣으시는 동영상 보고 배잡고 웃었어요
    그게 다 유아교육하는데서 어르신교육 프로그램도 한다고 해요
    원장님이 일일이 인터뷰하고 프로그램을 고르신다고..
    원장님이 털털하면서 일 똑부러지게 하시고 부지런하시고 기본적으로 어르신들과 어울리는걸 좋아하세요
    우리 엄만 복받으신듯 ^^
    거기 가시기 전 데이케어센터도 활동이 꽉 짜여져 있어서 엄마가 거기 가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지내신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안그런 곳도 있나봐요
    요즘 데이케어도 경쟁이라 프로그램들 잘 짜여져 있는 곳들이 많거든요

  • 9. @@님
    '26.4.3 10:38 AM (118.235.xxx.78)

    엄마 사진 받아보고 행복하신 분이 또 계셨군요
    맞아요
    요양원 내에 중증도에 따라 어떤 그룹은 활동을 많이 하고 어떤 그룹은 침대에서 돌봄을 주로 받아야 하는 분들이 계신데 엄마는 아직 활동하기엔 크게 어려움이 없어서 교실 이동하며 이것저것 다 하고 계신데 족욕하거나 물리치료 받을 때 푹 퍼져서 기분 좋아하는 모습, 꽃꽂이 완성하고 뿌듯해 하는 모습, 퍼즐 다 맞추고 만세 부르는 모습 등 완전 어린아이 같은 모습 보면 그저 감사해요

  • 10. ...
    '26.4.3 10:43 AM (180.68.xxx.204)

    저도 첫 요양원을 적응 못하실까봐 고급스러운곳으로 보내드렸어요
    요가에 바이올린 연주에 음식도 아주 고급스럽게 나오고
    처음엔 이런곳에 보내줘 너무 고맙다고 하시고
    적응될즘 비용도 무시못해 요양원비 조금 싼곳으로 옮기고
    환경좋은곳에서 잘 지내고 계시네요
    매주 얼굴에 팩붙이시고 앞마당에서 전부 걷기운동하시는거보고
    가슴 쓸어내리고있답니다
    신체건강 모두 너무 좋아지셔서 놀랍고요
    식사제한도 원인인듯해요
    고질병인 허리 다리도 아프단소리안하셔서 이게뭐지 하고있네요

  • 11. ..
    '26.4.3 10:55 AM (223.39.xxx.101)

    이렇게 잘 돌봐주는 요양원이 있다니 반갑네요
    우리도 가야할 곳인데 관리가 잘 되는 곳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 12. ..
    '26.4.3 11:12 AM (211.114.xxx.69)

    엄마 혼자 지방 지내시면서 데이케어 다니고 계셔서 늘 고민중인 딸예요. 커피타임 하시는 글에 제가 다 맘이 환해지네요. 지역하고 비용 여쭤보면 너무 실례일까요?

  • 13. 전에는 무조건
    '26.4.3 11:14 AM (118.235.xxx.21)

    구립이나 시립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곳들은 가성비가 훌륭한 곳이고 대기가 너무 길어 급격히 상태가 달라져서 들어가셔야 하는 분들에겐 그림의 떡이죠
    데이케어 정도 다니시거나 등급을 받기 시작하셨다면 그때부터 미리 알아보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어떤 곳들이 있나, 위생이나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가, 원장의 마인드는 어떤가 등등
    사실 좋은 곳들을 생각해두었다가도 막상 닥치면 집에서 가까운 곳의 장점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야 언제든 달려갈 수 있고 부담없이 뵈러갈 수 있으니..
    저의 경우는 급하게 결정해야 되어서 애초에 시립, 구립은 포기하고 전에 대기 걸어놨던 곳도 있었는데 다 버리고 가까운 곳에서 다시 찾았어요
    사설이라고 턱없이 비싼 것도 아니더라고요
    우리들도 언젠가 갈거라 괜찮은 곳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맘이 크죠

  • 14. 123123
    '26.4.3 11:16 AM (116.32.xxx.226)

    우리도 가야할 곳인데 관리가 잘 되는 곳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2222222222

  • 15. ㅇㅇ
    '26.4.3 12:19 PM (61.254.xxx.88)

    마음이 좋아지는 글입니다.

  • 16. .........
    '26.4.3 2:30 PM (61.255.xxx.6)

    진짜 마음이 편해지는 글이예요. 제 일이 아니어도 참 잘됐다 좋은 마음이 드는 게 다들 비슷한 두려움?이 있었나봐요.

  • 17. 마음담긴 댓글들
    '26.4.3 2:46 PM (220.117.xxx.100)

    감사합니다
    이 나이 또래들은 다들 느끼는 같은 마음이라 더 그런가봐요
    부모님을 생각해도, 우리의 멀지 않은 미래를 생각해도 그렇고
    부모님들 다들 편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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