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시민의 시간을 배신하지 말라
— 거리에서 시작된 민주주의를 권력의 거래로 소진시키지 말라
계엄과 내란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그날,
누가 먼저 길 위에 섰는가.
정치가 아니었다. 시민이었다.
눈보라를 맞으며, 풍찬노숙을 감내하며,
서울에서 광주까지, 인천에서 부산까지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다시 한 번
길 위에서 시민의 몸으로 지켜졌다.
그들은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았다.
어떤 공천도, 어떤 자리도 약속받지 않았다.
오직 하나, “이 나라를 무너지게 둘 수 없다”는
양심 하나로 전선의 맨 앞에 섰다.
그렇게 해서 꺼져가던 불길을 다시 살렸고,
번지던 난의 불을 막아냈다.
그런데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선거가 다가오자 범민주 진영은 스스로 균열을 내고 있다. 조국당과의 합당 논의는 계기가 되었을 뿐이다. 문제의 본질은 더 깊다.
함께 싸웠던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눈다. 동지가 적이 되고, 연대는 조롱이 되었다. 해석의 차이를 넘어서 감정의 파괴로,
논쟁을 넘어서 혐오의 언어로 무너지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분열이 아니다.
시민이 만든 연대를 정치가 해체하는 과정이다.
더 심각한 것은
공천과 정치 행태에서 드러난다.
비전이 없다. 정책이 없다.
대신 남은 것은 “나는 누구와 친하다”는 사진 한 장이다. 누군가의 뒤에서 자리를 욕심낸다.
정치가 아니라 줄서기다.
공공의 미래가 아니라 사적 욕망이다.
누구의 등 뒤에 서서 자리를 탐하는 이들,
815 광복절이 지나자마자 16일부터 거리로 뛰어나와 판을 장악하겠다고 계산하는 이들.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은 언제 시민과 함께 있었는가.
눈보라 속에서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는가.
민주당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힘은
정당이 만든 것이 아니다.
시민이 만들어 준 것이다.
그 힘을 계파 싸움으로,
공천 거래로, 정치적 사냥으로 소모한다면
그 순간 민주당은 더 이상 대안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 하나다.
정신을 차리는 것이다.
연대를 복원하라.
시민을 중심에 두라.
정치를 다시 공공의 자리로 돌려놓아라.
권력은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맡겨지는 것이다.
거리에서 시작된 민주주의는
결코 회의실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정치는 먼저 시민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승리가 아니다.
자격을 회복하는 것이다.
[천주교정의평화연대 _페북에서 펌 ] 20260. 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