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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된 E

iiiiiii 조회수 : 1,419
작성일 : 2026-01-23 22:56:20

72년생 고등 교사 입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연속으로 고3을 지도했고

2026년도 고3 배정받았다고

오늘 연락받았습니다^^;;

 

25년 제 자녀가 고3이었습니다.

저를 아는 모든 학생이

제 조언을 다 듣는데

내 아들만 제 말은 쌩무시 ㅡ.ㅡ...

 

결국 미적, 과탐2개 선택하고...

수시6장 자기 맘대로 쓰고

1차 합격한 3개는

수시 납치된다고 면접을 안가고

(도대체 그럼 왜 거길 쓴 거냐!!)

 

정시로 간다고 우겨서

또 지맘대로 3개 쓰고

(1개는 내가 쓰라는데 썼다고 우김...)

 

암튼 지난 10년간

방학때 항상 출근했었는데

이번 방학때 처음으로

학교에 자녀입시 문제로 양해를 구하고

공식적으로 출근 업무가 없었습니다.

(수시원서 쓸 때,

제가 매일 22:30에 퇴근했는데

그 당시 아들이 원서를 지맘대로 쓴 거 

학교 측에서 다 알아서

ㅡ아들과 통화할때 제 언성 높아져서리ㅡ

암튼 정시 때 양해를 해주심)

.

.

.

저는 어릴 때 

정말 수줍음 타는 아이라

말을 거의 안하는 집순이 였어요.

바깥 놀이는 한 적이 없고

점심시간에 교실밖으로 나간 것이

5학년때가 처음 이었어요.

 

그런 제가 어쩌다 사범대학을 가서

교사를 하게 되었는데

왠걸~~

엄청 적성에 맞더군요.

 

학교만 오면 말도 잘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처리 하고

예산이랑 프로젝트 따오고

애들에게 엄청 공들여 활동해요.

 

수업할 때나 활동할 때는

파워 E가 되어버림^^

 

근데 집에 오면 바로 시체에요.

학교에서는 정말 행주짜듯 

나를 짜내서 살았다고 보면 됩니다.

 

근데 오늘 서류 떼러 간만에 밖에 나갔다가

이번 1월에 집 현관을 나선 적이

몇 번인가 세어보니

오늘까지 딱 3번 이네요...

 

쓰레기, 재활용도 제가 안버리고

운동도 안나가고

그냥 청소,요리,빨래 하며 집콕 했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심지어 전화도 먼저 걸은 적 없고

받은 것 몇 통이 다 에요....

 

평상시 수업 중에 말을 많이하니

이런 기간엔 아무 말 안해도 좋더라구요.

 

벌써 다음 주에 개학인데 

또 고3이란 전화를 받고

이제 이런 방학은 다신 없겠구나...하다가

 

문득 극I여도 직장에서는

학습된 E로 사는 

여러 워킹 우먼이 많을 것 같아

글 한번 써봤습니다.

.

.

그나저나

우리집 황금돼지는 정시에 붙을까요.

이 녀석이 6명 뽑는 과에 넣었어요ㅜㅜ

진짜 미촤요 ㅡ.ㅡ

 

 

 

 

IP : 125.182.xxx.2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b
    '26.1.23 11:01 PM (121.156.xxx.193)

    저보다 조금 언니신데
    글 읽으니 너무 좋아서 쌤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ㅋㅋㅋ

    쌤 같은 분 계셔서 든든하네요
    애들이 엄청 좋아할 거 같아요. 왠지

    쌤 아드님 촥촥 합격하길 바랍니다.

  • 2. iiiiiii
    '26.1.23 11:33 PM (125.182.xxx.24)

    첫 고3때 서울대 의대,
    2년차때 서울대 수의예, 카이스트
    3년차 때 성대 경영보냈는데

    그녀석들이 지금도 연락와요.

    40대 중ㆍ후반 그때
    진짜 뼈를 갈아서 열심히 살았는데
    매일 11시넘어 집에 와도 힘들지 않았어요.
    2022년까지 제 인생의 황금기였던거 같아요.

    23년도에 큰 애 입시
    26년도에 둘째 입시
    제일 싫었네요.
    내 자식이 내 말을 안들어서ㅜㅜ

  • 3. ㅎㅎ
    '26.1.24 5:29 AM (112.171.xxx.247)

    저도 학습된 e라서 재밌게 잘 읽었어요 ^^
    이렇게 전문가 베테랑 고3쌤 만나는 것도 진짜 운인데, 왜 자식들은 엄마의 진가를 모를까요 ㅠㅠ 제가 다 안타깝네요!!
    저희집 예비 고3 학교 고3 부장님도 40대로 보이는 여자쌤인데 엄청 유능하신지, 수년째 고3 부장 하고 계시고 학교 실적도 좋은데, 그쌤 생각나네요. 올해 08들 지도 잘해주세요 ^^

  • 4. ..
    '26.1.24 10:02 AM (221.143.xxx.88)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ㅎㅎ 이런 베테랑 고3쌤이신데 자식들은 엄마말을 안듣는다는게 넘 웃프네요

  • 5. 선생님
    '26.1.24 10:30 PM (180.64.xxx.133)

    선생님 멋지세요,
    저도 그반에 들어가 다니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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