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과의 추억도 새록새록 생각나서 글 새로 파봐요.
결혼 20년차.
우리애 애기 때 남편 여동생이 아무때나 우리집 놀러옴.
줄 것도 없고 종종 치킨 한 마리 시키면
박스 열자마자 남편, 남편 여동생이 당연한 듯
닭다리 하나씩 먼저 집음. 그런 비매너 처음 봄.
친정에선 아빠가 늘 엄마와 딸들에게 먼저 권했기 때문에.
늘 서로 양보를 한두차례 하고 나눠먹었으므로.
한 십년 뭐라 했더니
먼저 먹겠다! 고 고지는 하고 가져가는 정도.
시어머니가 신혼집 신발장에 자기 묵을 때 신는다고
편한 운동화 가져다둠.
우리집 와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아이스크림 먹고싶다함.
가위바위보해서 지는 사람이 사오라고 함.
나는 혼자 시어머님 저녁 차리고 치우고 아침 차리고 치우고 커피 내리고 치운 터라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가위바위보했는데 내가 짐.
남편과 시어머니 낄낄대며 다녀오라고
이것저것 심부름시킴.
각자의 음식을 각자의 접시에 덜어도
자기것 먼저 다 먹고 허락받는 일 한 번 없이
당연하다는 듯 내 접시로 젓가락을 옮겨서
남은 음식을 가져감.
이런 사소한 추억들이 한두개가 아님.
한마디로 제멋대로.
지 기분 좋을 때는 세상 장난꾸러기에 다정한 남편인거처럼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장~ 하다가
뭐때문인지 수가 틀리면 (일주일에도 여러 차례) 입 딱 다물고 사람이 옆에서 뭘하든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한숨을 내리쉬고 난리. 초기에는 왜 그러냐고 영문이라도 알아야지 싶어 대화시도도 해보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말이 나오는 걸 본 적이 없으므로 나도 포기. 쓰다보니 이생망이네. 나는 원래 배려인간이고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간쓸개 다 빼주는 인간인데 남편에게는 애초에 마음의 문이 딱 닫힘. 그냥 나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고있음. 최소한의 의무만 하면서. 하나있는 아들도 사춘기 접어들더니 지 아빠랑 똑같이 행동하는 거 보면서 인생에 미련이 사라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