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내 딸들 예쁘죠?

퇴직백수 조회수 : 3,369
작성일 : 2026-01-10 23:18:17

요즘은 심하게 예전 생각이 많이 난다.

유튜브를 타고 휘적휘적 돌아다니다가 뜬금없이 혜은이의  독백 이라는 노래에 꽂혔다.

85년도 쯤? 나왔던 노래인것 같은데 그 즈음 울 아빠는 다니던 회사에서 잘려서 집에 계실때였다. 배신감에 치를 떨다가 아무렇지 않은척 했다가 음... 아주아주 무서웠었다. 그 눌린 화가 가족에게로 향할때가 많았었다. 그당시 어른들이 그렇듯 울 아빠도 어려운 가정형편에 거의 남의집 머슴처럼 이집 저집 옮겨다니며 못볼꼴도 많이 보고 살았다고 이야기하셨다. 할아버지는 그시대 남성의 정석처럼 여러집 살림을 하며 사셨고 할머니는 혼자힘으로 아이들을 다 키울수 없어 한명 한명 다 친척집에 보냈다 했다.

그 설움을 어떻게 말로 다 할수 있었을까. 어린아이가 똥오줌 요강을 씼어야했고 등에 나무 지고와서도 밥도 제대로 못먹었었다고....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중학교도 못갈형편의 아빠는 대학교까지 나오셨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를... 그걸 얻기 위해 아빤 어떤 노력과 고통을 참아냈어야 했을까... 상상도 안된다.

그때 아빠에게 모질게 했던 그 친척아주머니가 늘 고쟁이 바람에 악다구니를 해댔기에 아빠는 그나이대의 여자에 대해 병적인 혐오를 가지고 계셨었다.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셨기에 적적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눈만 마주치면 기본 두시간의 설교가 시작되었기에 모두 아빠를 피해다녔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후에는 책과 노래테이프에 심취하셨다. 그때 방에서 많이 나왔던 노래가 바로 혜은이의 독백이었다.

오늘 유튜브에서 스쳐지나가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아빠를 생각한다. 그때는 절대로 이해할수 없었던 아빠의 외로움을 지금 나는 너무나 절절하게 느낄수 있을것 같다.

아빠가 허리가 많이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하신지 15일만에 돌아가셨다. 처음 입원하시던 날 허둥대던 우리들을 세워두고 젊고 예쁜 간호사에게 한마디 하셨다. " 내 딸들 예쁘죠?"

아빠 입에서는 절대로 나올수 없는 말이었다. 아빠는 독하고 무섭고 칭찬대신 큰소리 치시고 한번도 따뜻한 말을 해본적 없는 분이신데 ...

그때 우리들 나이가 다 40대였는데... 예쁘다니..

아빠는 사랑을 모르는 분이셨다. 아니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신 분이셨다. 그리고 사랑을 주는법을 모르는 분이셨다. 하지만.. 사랑이 많은 분이셨다는걸 돌아가시고서야 알게되었다.

돌아가신 뒤 짐정리할때 나온 노트에 쓰인 글때문에 한바탕 울음바다가 되었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다른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법. 다른사람의 말을 잘 들어줘야한다. 절대 내 말만을 많이 하면 안된다. ..."

 

눈물 나온다..

 

 

IP : 58.121.xxx.11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26.1.10 11:43 PM (121.173.xxx.84)

    가슴아프시겠지만 돌려 생각해보면 좋은 기억으로 남길수도 있을거 같아요. 아버님 평안하시길.

  • 2. 한 사람의
    '26.1.10 11:48 PM (223.39.xxx.15)

    마음 속에 얼마나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들어 있는지
    아무리 가까이 있는 사람도 그를
    다 알지 못한다는 걸 저도 자주 떠올려야겠어요

    아버님이 딸들을 정말 예뻐하셨네요!
    윗 분 말이 맞아요 그 순간을 행복한 기억으로 저장하세요

  • 3. 그시대 분들
    '26.1.11 5:04 AM (124.53.xxx.169)

    자식을 드러내 놓고
    예뻐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죠
    조부모가 계셨다면 더더욱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2420 류수영 레시피 괜찮나요? 7 ... 2026/01/13 2,327
1782419 시중에 면사라는 재봉실 면100% 아닌 게 많겠죠? 5 .. 2026/01/13 798
1782418 나중에 ai 비용도 받는거 아닐까요? 16 2026/01/13 2,242
1782417 가격이 떨어질일만 남은 주상복합 6 ㅇㅇ 2026/01/13 4,712
1782416 노치원 대기가 너무 김. 다른 동네도 그래요? 3 ㄴㅁ 2026/01/13 2,138
1782415 기러기 고민 2 ........ 2026/01/13 803
1782414 유선청소기 좀 골라주세요 10 ㄷㄷ 2026/01/13 1,029
1782413 중증우울증+나르 직원 8 독이든성배 2026/01/13 2,033
1782412 제가 본 나르는 4 ㅗㅎㅎㄹ 2026/01/13 1,604
1782411 환율 오르니 또 서학개미탓! 12 .. 2026/01/13 1,386
1782410 시집 욕하면서 왜 만나요? 10 Qaz 2026/01/13 1,818
1782409 치약 어떤것으로 사용하시나요? 2 레몬 2026/01/13 1,364
1782408 이란 상류층 내로남불이네요 5 .. 2026/01/13 3,358
1782407 83세 할머니가 87세 오빠 간병 8 ㄷㅂㄱ 2026/01/13 5,153
1782406 체했는데 까스명수가 24년꺼 4 급체 2026/01/13 1,631
1782405 오세훈은 한강버스에 돈 다 쓴건가요 1 .. 2026/01/13 1,046
1782404 "트럼프가 구해줄 것" 강성 유튜버들 '정신승.. 7 언제까지이짓.. 2026/01/13 1,525
1782403 남편이 은퇴하니 불안감이 엄습하네요 36 123 2026/01/13 17,364
1782402 윤팔이 몬스테라 1 유튜브에서 .. 2026/01/13 897
1782401 북한사람들은 김주애 설쳐대는걸 어떻게 볼까요? 13 ..... 2026/01/13 3,845
1782400 일에 좀 치이지만 행복하네요 2 ㅇㅇ 2026/01/13 1,660
1782399 영어공부 이틀째예요. 5 소일거리 2026/01/13 1,792
1782398 러브미 재밌는데 서현진 상대역이 너무 별로 9 ㅇㅇ 2026/01/13 3,096
1782397 신세계 정유경 회장딸 애니라는분.. 13 ........ 2026/01/13 6,323
1782396 매번 자살을 생각합니다 23 ... 2026/01/13 5,677